시세 30% 수준 원하는 집 임대.. 32만가구 혜택

정건희 기자 2019. 10. 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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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전세임대 15년 성과


“고시원 기본 방은 30만원, 창문 있는 방은 35만원. 5만원을 두고 고민하던 제게 전세임대주택 혜택은 너무나도 고마운 제도였어요. 돈 5만원에 창문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주택에 살게 되면서 꿈을 향해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학생 윤모(25)씨는 전세임대제도를 ‘든든한 처마’와 같았다고 했다. 윤씨처럼 어려운 형편의 대학생들이 전세임대주택을 통해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학업에 집중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전세임대제도가 주거 빈곤 청년층에게 더 나은 미래를 꿈꿀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로 각광받고 있다.

2005년부터 시행된 전세임대는 도심 내 주거취약계층이 현 생활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존 주택에 대한 전세계약을 체결해 임차인에게 저렴하게 재임대 해주는 제도다. 지원대상자로 선정된 수요자가 원하는 전세주택을 물색해오면 LH가 임대인과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시중 시세의 30% 수준으로 재임대하는 절차를 거친다.

‘선(先)입주자 선정, 후(後)주택마련’을 통해 수요자 맞춤형 주거지원제도 중 성공적 사례로 꼽힌다. 주요 공급대상은 생계 의료급여수급자, 보호대상 한부모가족, 일정 소득금액 이하의 저소득계층과 혼인 기간 7년 이내의 신혼부부(예비 신혼부부), 6세 미만 자녀를 둔 한부모가족, 청년(대학생, 취업준비생, 19세 이상 39세 이하자), 소년소녀가정 등 홀로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세입자들의 최대 부담인 전세금은 수도권 기준 최대 1억2000만원(신혼부부, 청년)까지 지원한다. 입주자가 부담하는 임대보증금은 전세금의 5% 수준, 임대료는 전세지원금의 1~2% 수준으로 저렴하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1억2000만원 짜리 전세주택을 구할 경우 임대보증금은 600만원(총액의 5%), 월임대료로 19만원(총액에서 보증금을 제한 금액의 2%)를 부담하면 된다. 시중 시세 대비 약 35% 수준으로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청년과 소년소녀가장의 경우 주거비 부담 수준이 더 낮다. 청년은 임대보증금을 100만~200만원만 부담하면 되며, 소년소녀가장의 경우 임대보증금 납부가 면제된다. 만20세 이전이거나 보호조치가 종료되기 이전까지는 임대료 납부 또한 면제되고, 20세가 넘더라도 보호조치가 종료되거나 아동복지시설에서 퇴소한지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에는 기존 전세자금 대출이율을 50%까지 인하 받을 수 있다.

2017년 주거복지로드맵의 후속조치 일환으로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신혼부부 청년 주거지원방안에 따라 ‘신혼부부 전세임대Ⅱ’ 유형도 신규 도입됐다. LH관계자는 “신혼부부Ⅱ 유형은 기존에 비해 입주 기준소득을 완화했고 지원한도액을 상향하는 등 입주자의 상황에 맞게 지원받을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지원방안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청년 지원이 확대돼 기존에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에게만 혜택이 있었지만 일정한 소득 자산요건을 충족하는 19세 이상 39세 이하 모든 청년으로 지원 자격이 확대됐다. 대학교에 재학 중이지 않거나 저소득 취업으로 인해 주거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는 청년 계층도 최대 1억2000만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전세임대는 최초 시행 당시 500가구 공급에서 출발해 2018년까지 약 32만 가구를 공급했다. 공급대상도 수급자, 한부모가족 등에서 2008년 신혼부부, 2011년 대학생 전세임대 시범사업, 현재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까지 꾸준히 확대해왔다. 지원금액 역시 2005년 5000만원에서 2019년 현재 최대 1억2000원까지 매년 꾸준히 증액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임대는 각종 정부 주거지원제도 중 주거지원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비교적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주거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자들의 만족도 또한 다른 공공임대주택에 비해 높은 편이다. 실제 지난해 건설·매입·전세임대 입주민을 대상으로 입주자만족도 조사(1만904세대 표본조사·한국정책평가연구원)를 실시한 결과 전세임대의 만족도가 88.2점으로 전체 평균보다 5.2점이 높게 나타나 주거약자에 대한 실질적 주거지원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주자가 원하는 지역, 원하는 주택에 대한 선택이 가능할 뿐 아니라 원하는 시기에 맞춰 입주할 수 있어 학사일정이나 결혼계획 등 생애 스케쥴에 맞춰 지원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자격요건만 맞으면 최대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어 주거 안정성도 높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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