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단지의 재발견-등촌위브·구의자이..초역세권 새집 두둥실

정다운 2019. 9. 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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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서울 강서구에서 분양된 ‘등촌두산위브’는 총 217가구 소규모 단지인데도 평균 청약경쟁률 43.82 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대한토지신탁 제공>
최근 몇 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소규모 단지가 주목받는다. 특히 최근 소규모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도심 역세권에는 청약자가 대거 몰리는 등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단지 규모는 클수록 좋다’는 말이 정설처럼 여겨졌다. 1000가구 넘는 대단지 아파트는 관리비도 싸고 가구 수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거래도 활발해서다.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로 통해 일대 시세를 주도하다 보니 거꾸로 불황일 때도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 안전 투자처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서울 새 아파트 가격이 실수요자가 감당하기 쉽지 않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KB리브온 시세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8억5715만원으로 지난해 7월 7억5739만원과 비교해 1억원 가까이 껑충 뛰었다. 이에 실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받는 소규모 단지 새 아파트를 찾아 분주한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1000가구 이상 아파트를 대단지로 분류한다. 3000가구가 넘는 단지는 초대형 단지다. 반면 소규모 단지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대체로 2~4개 동, 500가구 미만 단지를 소규모 단지로 부른다.

소규모 단지도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도심 초역세권 단지다.

대단지의 단점 중 하나는 역설적으로 단지가 워낙 넓어 일부 동호수는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역세권 단지라고 해도 동마다 천차만별이다. 가령 9510가구 초대형 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1번 게이트에서 8호선 송파역까지는 직선거리로 30m밖에 되지 않는다. 4번 게이트에서는 1.18㎞, 15분 이상 걸어야 역에 도착한다. 단지 내에서도 비교적 안쪽인 101동에서 3·8호선 가락시장역까지 이동하려면 30분가량 걸어야 한다. 반면 소규모 단지는 어떤 동에 위치했더라도 단지 밖으로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

지난 8월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분양한 ‘등촌두산위브’(총 217가구)는 1순위 당해지역 청약접수 결과 특별공급을 제외한 88가구 모집에 총 3856명이 청약했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43.82 대 1. 최고 경쟁률은 601 대 1로 1가구 모집에 601명이 몰린 전용면적 84㎡ 주택형에서 나왔다. 9호선 가양역 역세권에다 도보 5분 거리에 홈플러스가 위치한 입지인데 전용 84㎡ 분양가가 7억원대에 불과한 것이 인기 요인이다.

GS건설 계열사인 자이S&D가 공급한 ‘구의자이엘라’ 역시 총 85가구 소규모 단지다. 특별공급 등을 제외한 46가구 모집에 892명이 몰려 평균 19.39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20~73㎡ 100% 소형 면적에 소규모 단지지만 5호선 아차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두 번째로 도심 역세권이 아니더라도 한강 조망 등 다른 단지와 비교해 특화된 장점이 있는 소규모 단지라면 언제든지 재평가를 받는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에 들어서는 ‘덕수궁디팰리스’(아파트·오피스텔)는 규모가 총 58가구에 불과하지만 광화문 한복판에 들어서는 데다 대형 면적으로만 구성돼 부촌의 느낌을 자아내고 전 가구에서 덕수궁 조망이 가능한 등 여러 장점을 지녔다. 가장 작은 평형인 전용 118㎡(옛 48평) 가격이 20억5000만~24억원대였는데도 이틀 만에 분양 마감에 성공했다.

신규 분양을 앞둔 곳 역시 관심을 모은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4차를 재건축하는 ‘역삼센트럴아이파크’는 9월 27일 견본주택을 연다. 총 499가구로 지어지는 역삼센트럴아이파크는 단지 규모가 크지 않지만 2호선과 분당선이 만나는 선릉역과 분당선 한티역 역세권이다. 두 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강남 테헤란로 업무지구에 위치해 직주 근접성이 뛰어나다.

강북권에서는 용산구 효창동 효창6구역을 재개발하는 총 384가구의 ‘데시앙’ 아파트가 연내 분양된다. 효창공원을 단지 바로 옆에 뒀고 1호선 남영역, 4호선 숙대입구역, 6호선·경의중앙선 효창공원역을 고루 이용할 수 있는 쿼드러플 역세권 입지다. 성북구 보문2구역은 ‘리슈빌’ 브랜드를 달고 총 465가구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6호선과 우이신설선 환승역인 보문역이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한다.

▶등촌두산위브 최고 601 대 1 경쟁률

꼭 신규 분양한 아파트가 아니어도 입주 5년 미만의 새 아파트, 도심 역세권이면 소규모 단지라도 몸값이 꽤 높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공덕더샵’은 총 2개 동 124가구로 구성됐다. 쿼드러플 역세권인 공덕역 1번 출구에서 불과 50m 떨어져 있다. 5·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지날 뿐 아니라 경의선숲길 공원을 앞마당에 뒀다. 2015년 약 6억7954만원(전용 84㎡ 기준)에 분양해 지난해 초 입주 직후 13억1100만원에 실거래됐다. 맞은편 ‘공덕SK리더스뷰’(총 472가구, 2020년 8월 입주 예정) 역시 최초 분양가가 8억원 초반대였지만 전매제한이 풀리면 이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전역에 걸쳐 소규모 단지가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구입을 고려한다면 주의할 점도 있다. 소규모 단지는 가구 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거래 자체가 드물다. 거래가 적으면 그만큼 시세 파악이 어렵고 부정확하다. 매수자 입장에서 정확한 시세를 알기 어렵다는 의미다. 일례로 앞에 소개된 공덕더샵 아파트는 지난해 초 입주 직후 실거래가격이 13억원을 넘긴 뒤 거래와 매물이 전무하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6호 (2019.09.25~2019.10.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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