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수험생 줄어 내신 컷 낮아진다는데..수시 상향지원?
지난 7일 한 입시정보 사이트에 이런 질문이 올라왔다. “학생 수가 줄어서 평균 내신이 내려가고, 올해는 상향지원이 유리하다고 들었는데 사실이냐”는 물음이었다. 이어 “별 차이 없다”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등 엇갈린 댓글이 이어졌다. 학생부교과전형은 학교 내신성적을 토대로 선발하는 전형으로 대입에서 가장 많은 비율(54.8%)을 차지한다.
6일부터 10일까지 2020학년도 수시 원서접수가 진행되는 가운데, 수험생·학부모 사이에서 교과전형의 내신 커트라인이 낮아진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수험생이 51만241명으로 지난해(57만661명)보다 약 6만 명 줄었는데, 학생 수 감소만큼 교과 성적 등급이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내신 2.0등급으로 합격할 수 있었던 대학(학과)에 그보다 낮은 2.5등급으로도 붙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하려는 학생 수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교육업체 진학사가 지난달 교과전형 모의지원 서비스 이용현황(1~2등급 기준)을 살펴보니 지난해와 비교해 1등급은 1710명, 2등급은 4293명이 늘었다.
예컨대 전체 학생이 200명일 때는 1등급(4%)이 8명이지만, 학생 수가 100명으로 줄어들면 1등급도 4명으로 감소한다. 대학에서 성적으로 줄을 세워 10명을 선발한다고 했을 때 200명 정원에서는 1등급 8명, 2등급 2명이 합격하지만, 100명 정원에서는 1등급 4명, 2등급 6명이 붙는다.
때문에 이들 대학 지원자는 상향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 팀장은 “실제 서울·경기 지역 4년제 대학의 교과전형 지원가능 성적대가 2등급 초‧중반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성적 하락은 약 0.1등급 정도에 불과하다”며 “수험생이 줄었다는 현상만을 염두에 두고 무작정 상향지원하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수생 증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지난해 ‘불수능’의 영향으로 올해 재수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또 최근 대입 지원 자격이 완화돼 재수생을 포함한 ‘N수생’도 수시에서 지원할 수 있는 폭이 커졌다.
임병욱 인창고 교장은 “대입은 여러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단순히 교과전형 성적이 낮아졌다는 정보만으로 상향지원해선 안 된다”며 “모의고사 성적을 토대로 예상 수능성적과 지원 대학의 전년도 입시 결과, 지원율 등을 고려해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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