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만 200만원? 댄스 제대로 하려면 얼마나 필요할까

강신영 2019. 8. 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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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강신영의 쉘 위 댄스(9)
댄스스포츠는 주민센터, 구민회관, 문화센터, 댄스 학원 등 다양한 곳에서 배울 수 있다. [중앙포토]

댄스에 입문하고 싶은데 돈이 얼마나 드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댄스스포츠는 주민센터, 구민회관, 문화센터, 댄스 학원 등에서 배울 수 있다. 주민센터나 구민회관에서 배우면 일주일에 90분 강습을 한번 나간다 치고 한 달에 1만~2만 원 정도면 된다. 문화센터는 3달 과정이 15만 원 정도 한다. 댄스 학원에서 단체반에 등록하게 되면 2달에 15만 원 정도 든다.

수강료에 따라 강사의 수준이나 수강생들의 수준도 관계가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주민센터나 구민회관에서도 좋은 강사를 만날 수도 있다. 유명 지도자라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고 무명이더라도 자기에게 맞는 강사가 좋은 강사이다.

댄스스포츠를 시작한다면 댄스화를 먼저 장만해야 한다. [사진 pixabay]

댄스스포츠를 배울 때 꼭 있어야 하는 것은 댄스화다. 신발을 말한다. 가죽으로 만들고 바닥에 닿는 밑창이 가죽을 뒤집어 놓은 스플리트 면으로 되어 있다. 마루를 보호하고 적당한 마찰력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 켤레에 7만 원 정도 한다. 서울 역 근처 염천교 구두 거리에 가서 직접 사면 4만~5만원에도 살 수 있다. 라틴화와 모던화가 다르므로 각각 한 켤레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우선 라틴댄스부터 어느 정도 배우고 모던댄스 쪽으로 간다면 우선은 라틴댄스화만 있으면 된다. 라틴댄스화는 뒷굽이 좀 높다. 남성용은 3㎝, 여성용은 5~7㎝ 정도다. 라틴 모던 겸용으로 만든 것도 있으나 착용감이 떨어진다. 티칭화라고 앞 뒷굽이 분리된 운동화 같은 것도 있는데 발은 편하지만, 모양이 예쁘지 않다. 단기간에 라틴 모던 다 배우려면 티칭화가 좋기는 하다. 그러나 어디 가서 멋지게 추려면 정식 댄스화를 신어야 한다.

배울 때 옷은 그야말로 자유 복장이다. 편한 복장이면 된다. 직장에서 퇴근하고 오는 경우에는 정장도 괜찮고 캐주얼 복장도 괜찮다. 편한 복장이라고 등산복을 입고 오는 사람이 있는데 본인은 편해서 좋을지 모르지만, 보기에 안 좋다. 구멍 난 청바지도 전체적인 분위기나 격조를 떨어뜨릴 수 있어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왈츠 같은 모던댄스를 할 경우에는 짧은 바지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에게는 연습복이라는 개념의 옷이 있다. 잘 늘어나고 때가 잘 안 탄다. 눈썰미 있는 사람은 시장에서도 싼 가격에 사서 입기도 한다. 댄스복 매장에 가면 연습복은 10만원 내외다. 번갈아 가며 입고 세탁을 해야 하므로 여벌이 있어야 한다.

영등포시장 지하상가. 댄스스포츠용 옷가게와 관련 구두 등을 파는 상점이 많이 있다. [중앙포토]

남성들도 댄스 학원에 나가는 수준이면 댄스복 바지를 입는다. 바디라인을 살리기 위해 주머니를 없애고 주름 선을 아예 봉제로 박아 놓은 바지이다. 댄스복 바지를 입으면 확실히 춤이 달라 보인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편법으로 손수건 넣을 주머니를 만들기도 한다. 남성 댄스복 바지는 10만 원 정도 한다. 여기까지가 보통 댄스 배울 때 들어가는 돈이다.

그다음 단계는 파티복이다. 드레스코드라는 게 정해진다. 드레스코드에 어긋나면 입장을 거부당하기도 한다. 남성은 턱시도가 기본이지만, 정장을 입어도 된다. 댄스용 턱시도는 어깨가 올라가면 안 되므로 어깨선을 없애고 만든다.

여성은 공주 옷처럼 통이 넓은 드레스를 입는다. 이런 옷은 보통 200만~500만원을 호가한다. 경기 대회에 입고 나가도 되는 드레스다. 유명 댄스복 제품인지, 반짝이를 얼마나 많이 붙였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여성들은 이 옷이 입고 싶어서 댄스에 입문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댄스가 아니면 이런 옷을 입을 기회가 없는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파티복은 야회복 정도로 간소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 가격도 10만원 내외로 해결될 수 있다. 정식 드레스를 입고 모던댄스를 출 때는 보기 좋지만, 자이브 같은 라틴댄스를 출 때는 거추장스러워 보인다. 댄스음악이 종목별로 미리 배포되기 때문에 라틴복, 모던복을 부지런히 갈아입는 열성파도 있기는 하다.

경기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사람은 남성은 연미복을 입어야 한다. 상의 뒤쪽을 제비 꼬리처럼 만든 옷이다. 연미복은 새로 맞추려면 200만 원 정도 들고 중고품을 사기도 한다. 빌려주는 곳도 있으나 빌리는 값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남성은 검정 연미복 한 벌이면 평생 입을 수 있다.

여성은 모던드레스의 경우 보통 한 벌에 200만~500만 원 정도의 드레스를 입고 나온다. 여러 대회를 뛰는 사람들은 같은 옷을 입는 것이 싫다며 또 다른 드레스를 장만하기도 한다. 대회 출전비는 종목별로 10만~20만 원 정도 든다.

경기 대회가 지방에서 열리는 경우에는 교통비도 든다. 당일치기가 어렵다면 숙박비가 들 때도 있다.

경기 대회에 나갈 사람은 개인 레슨을 받아야 한다. 계속 출전한다면 연중 내내 개인 레슨을 받아야 한다. 강사의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월 100만 원은 잡아야 한다.

호텔에서 진행됐던 댄스 파티. [중앙포토]

가장 돈이 많이 드는 극단적인 예를 보자. 가끔 호텔 댄스파티 때 시범댄스를 하는 경우가 있다. 부부가 아니고 주최 측에서 파트너를 정해주는 경우도 있다. 여성이 춤을 잘 추는 동호회원이거나 학원 강사 중 한 명이라고 보자. 남성이 혜택을 보는 입장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돈이 꽤 많이 든다.

우선 시범 댄스용 특별 루틴으로 몇 달 연습해야 한다. 개인 레슨이므로 여기 수백만 원 들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드레스 값으로 200만 원 정도 잡아야 한다. 여성 파트너가 자기 드레스를 입고 나오면 다행이지만, 남성이 드레스를 새로 맞춰주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추가로 몇백만 원이 들어가는 것이다.

시범댄스를 할 경우 지인들을 초대하는 경우가 많다. 한 테이블 정도를 채우려면 10명 정도 불러야 한다. 디너를 겸한 좌석이므로 15만 원씩만 잡아도 150만 원이다. 같이 춤을 춰준 여성 파트너에게 개인적인 사례를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얼핏 잡아도 1000만 원은 든다.

경제적으로 능력이 되는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다. 그래서 댄스파티를 굳이 비싼 호텔에서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론도 나온다. 배우던 학원에서 해도 되고, 춤을 출 수 있는 적당한 장소만 있다면 되는 것이다.

학원에서 하는 일반적인 댄스파티는 회비로 한다. 약간의 음식과 와인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회비가 있는 것이다. 회비는 1만~2만 원 정도가 많다. 같이 어울려 배우다 보면 가끔 회식도 한다. 저녁 식사도 하고 호프집에 가서 맥주를 마시기도 한다. 돈 있는 사람이 내는 경우가 많지만, 회비를 걷기도 한다. 그 정도는 어디 가서 어울리든 들어가는 돈이다.

댄스화나 드레스를 매번 들고 다니기 번거롭다면 학원의 라커를 이용할 수도 있다. 개인용 옷장 겸 신발장이다. 학원마다 다르지만, 보통 월 1만 원 정도를 받는다. 댄스를 하러 다니는 것을 배우자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라커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본인이 원치 않으면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강신영 댄스 칼럼니스트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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