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철만 먹을 수 있는 갯장어회를 맛보다

김숙귀 2019. 7. 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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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장어'라고도 불리는 갯장어는 여름 한철 전라도 고흥 득량만과 여수 앞바다, 그리고 고성 자란만에서 잡힌다.

그리고 고성의 또다른 여름별미 옥수수를 지나치면 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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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숙귀 기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삼산면 두포리 포교마을로 가는 길. 길가에 잠시 차를 세우고 내려다본 자란만바다.
ⓒ 김숙귀
 
 
 고성읍 수남리, 일명 철뚝이라 불리는 곳에 있는 회센터. 수조마다 갯장어들이 느릿느릿 헤엄치고 있다. 여름이면 갯장어회를 맛보려는 손님들로 붐빈다. 바로 곁에는 오토캠핑장도 있다.
ⓒ 김숙귀
 7월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장마까지 겹쳐 후덥지근한 날씨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느낌이다. 지지난주 경남 통영에 다녀오다 고성에 들른 기억이 떠올랐다. 철뚝에 있는 해지개다리를 느긋하게 걷고 나오는데 늘어선 횟집마다 '갯장어회(하모회) 개시'라는 문구를 붙여놓았다. 지금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제철 음식이다.
 
갯장어회를 먹으러 고성으로 가는 길. 혹시라도 갯장어를 낚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여 먼저 자란만 끝자락에 있는 포교마을에 가보기로 했다.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잠시 길가에 차를 세우고 자란만을 내려다본다. 자란도, 솔섬, 목섬, 밤섬, 보리섬, 소치섬... 올망졸망한 섬들이 뭍을 그리워하며 조용히 누워있다.
 
 양식이 안되는 갯장어는 야행성이며 길이가 최고 2미터까지 자라고 이빨이 날카롭다. 여름 한철 반짝 잡히며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힌다.
ⓒ 김숙귀
 
'참장어'라고도 불리는 갯장어는 여름 한철 전라도 고흥 득량만과 여수 앞바다, 그리고 고성 자란만에서 잡힌다. 양식이 안 되기에 어민들이 주낙으로 한 마리씩 낚아올리는데 갈수록 개체수가 줄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작은 어촌마을은 조용하다. 바다로 나가는 배도, 들어오는 배도 보이지 않는다. 마을 횟집의 수조에는 갯장어들이 느릿느릿 헤엄치고 있다.

바닷가를 한바퀴 돌아본 뒤 다시 고성으로 나와 철뚝회센터를 찾았다. 친구와 함께 한 집을 골라 들어가서 갯장어회 작은 한 접시를 주문했다. 회값이 비싼편이다.

 
 고성읍 수남리 철뚝회센터에서 맛본 갯장어회.
ⓒ 김숙귀
 
 
 갖은 야채에 초장을 얹고 콩가루를 넉넉하게 뿌려서 회와 함께 비벼먹어야 갯장어회를 제대로 먹었다 할 수 있다.
ⓒ 김숙귀
 
2000년 초반만 해도 갯장어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됐다. 그래서 아직도 일본어 '하무'(물다)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하모'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젠 '갯장어'다. 여러가지 야채와 초장, 그리고 콩가루가 나왔다. 앞접시에 갖가지 야채를 덜어 담고 초장을 얹은 뒤 콩가루를 넉넉하게 뿌려 회와 함께 비벼먹어야 갯장어회를 제대로 먹었다 할 것이다. 쫄깃하고 고소한 특유의 맛과 풍미가 일품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1814년)에는 갯장어를 가리켜 "입은 돼지같이 길고 이는 개와 같아서 고르지 못하다. 뼈가 견고해 능히 사람을 물어 삼킨다. 오랫동안 설사를 하는 사람은 이 고기를 끓여 먹으면 이내 낫는다"고 했다. 갯장어는 고칼로리 고단백 음식으로 영양이 풍부하며 샤브샤브나 구이, 탕으로도 먹는다. 

갯장어회를 맛보았다면 바로 곁에 있는 상족암군립공원에 들러보자. 아름다운 한려수도와 공룡발자국화석이 볼 만하다. 그리고 고성의 또다른 여름별미 옥수수를 지나치면 섭섭하다. 요즘 고성 월평리 양쪽 차도변에는 1㎞ 가까이 파라솔이 늘어서 있다. 월평리 넓은 옥수수밭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옥수수를 바로 수확하여 즉석에서 삶아 팔기 때문에 고소하고 옥수수알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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