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원 호텔 객실 20만원대에 대중에게 오픈..'문화 체험공간'으로 탈바꿈(종합)

최신혜 2019. 7. 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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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보다 '경험' 중시 트렌드 확산에 따른 것
공실 상태 고가 객실 활용..매출에도 도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마련된 '서머 익스피리언스 라운지'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1500만원짜리 객실에서 음악을 듣고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데 드는 비용이 20만원대. 믿을 수 없는 저렴한 가격이다.


국빈 등 VVIP 최상위 귀빈들이 이용하는 1000만원 이상 특급호텔의 최상위 객실을 수십, 수백 만원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호텔 이미지가 '투숙'하는 공간에서 '체험형' 공간으로 변화함에 따라 일부 호텔이 최상위 객실을 다양한 투숙객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ㆍ예술 이벤트 공간으로 탈바꿈해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불경기에 대부분 공실 상태인 최상위 객실을 다양하게 활용해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국빈, 고위 관리들이 투숙하는 영빈관 역할을 도맡아 해온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을 이색 '팝캉스'(팝+호텔+바캉스) 공간으로 꾸몄다. 비즈니스 디럭스룸에서 숙박하면서 18층 최상위 객실에서 브리티시 팝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1박 객실료는 1500만원에 달하지만, 패키지는 27만원선에서 이용할 수 있다.


310㎡ 규모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거실, 응접실, 침실은 각각 뮤직 라운지, 비어 라운지, 컬처룸으로 탈바꿈했다. 뮤직 라운지에서는 유니버설 뮤직의 전문 큐레이션을 통해 EMI, 인터스코프, 폴리도르 등 산하 레이블 아티스트의 음악과 콘텐츠가 준비된다. 사운드플랫폼 '오드'의 프리미엄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서 최상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비어 라운지에서는 영국 북부산 에일의 대표 브랜드인 '뉴캐슬 브라운 에일'과 간단한 스낵이 함께 제공된다. 컬처룸에서는 젊은 고객들의 관여도가 높은 음악, 맥주, 테이프 아트로 브리티시 레트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클래스가 준비됐다.


JW 메리어트 서울은 최상위 객실 '프레지덴셜 펜트하우스'를 공개했다. 호텔 최상층 33층에 위치한 이 객실은 세계적 건축 회사 '올슨 쿠딕'이 디자인해 화제가 됐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지난해 10월 JW 메리어트 서울의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핵심 객실로 프레지덴셜 펜트하우스를 자랑스럽게 공개하기도 했다. 311㎥ 규모에 복층으로 이뤄진 이 객실은 한강과 남산이 넓게 펼쳐지는 통유리창, 복층 객실을 잇는 자체 엘리베이터 등 초호화 시설을 갖췄다. 1박 객실료는 1500만원이다.


이곳은 '럭셔리 딤섬 엣 더 펜트하우스' 콘셉트로 공개됐다. 가족, 친구, 지인들을 소규모로 초대해 20여종의 다채로운 딤섬들과 스몰 바이츠 메뉴, 프리미엄 중국 티와 샴페인을 즐기며 호사스러운 오후를 보낼 수 있는 콘셉트다. 딤섬 메뉴들은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다수 컨설팅한 것으로 유명한 런던 출신의 '알란 야우' 팀이 특별 기획했다. 펜트하우스 3시간 이용 및 8~10인 식사와 음료를 모두 포함한 가격은 330만원이다.

레스케이프는 1박에 800만원선 최상급 스위트룸인 '레스케이프 스위트'를 '팝 뮤직 룸'으로 꾸미고 20만원대에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레스케이프 스위트는 157㎡ 규모 공간에 침실, 응접실, 팬트리공간 2개의 화장실과 드레스룸으로 구성된 프렌치스타일 객실이다. '서머 팝업 패키지'의 일부로 꾸며진 팝 뮤직 룸은 유니버설 뮤직코리아 산하 재즈 레이블의 문화를 다룬 오브제 전시와 음악을 하이엔드 명품 음향기기를 통해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레스케이프가 25층 객실에 마련한 '팝 스타일링 룸'

이밖에 인근 25층 객실층은 '팝 스타일링 룸', '팝 아트&컬쳐 룸' 등으로 꾸며진다. 팝 스타일링 룸은 여배우의 방, 그리고 그의 시크릿 연인이라는 콘셉트 하에 레이디스룸과 옴므룸으로 준비되며 클래식 레트로 스타일을 제안하는 쇼앤텔, 케일라베넷의 드레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SHINJEO의 모자, 레쿠의 쥬얼리, 왓아이원트의 구두, 델레스트의 가방 등 다양한 브랜드의 유니크한 소품과 라페르바의 메이크업 제품이 마련된다.


팝 아트&컬쳐 룸은 컨템포러리 팝을 주제로 변웅필, 정창기, 우국원 등 국내 신진 아티스트들의 회화, 조각 작품 등을 배치해 하나의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은 이제 단순한 투숙 서비스를 넘어 체험형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경험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플랫폼 역할을 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상위 객실은 호텔 브랜드 정체성을 담고 있는 공간이기에 그 자체로도 의미 있다"며 "대부분 공실 상태인 고가 객실을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경우 매출 창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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