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시 진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2

2019. 6. 1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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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비행과 부담스러운 시차 때문에 미국 여행을 마다했다면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여정이 수고로운 만큼 광활한 자연과 티끌 없이 맑은 공기, 그리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당신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지금 미국, 그중에서도 서부에 가야 하는 이유다.

다채로운 영화를 만날 수 있는 LA.

내 영혼의 도시 LA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언젠가 한 번은 가봤던 것처럼 친숙한 도시가 있다. LA가 그렇다. 그 자체가 콘텐츠인 동시에 무수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이 도시는 듣던 대로 화려하다. 그러나 그것만이 다가 아니다. 전 세계 아티스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도시답게 특유의 멋과 자유로움이 밀도 있게 가득 차 있다. 무엇 하나 버릴 것 없이 꽉 찬 일정을 누릴 수 있는 여행지 LA의 매력 속으로. 

‘미국=할리우드’로 상징되는 곳, 로스앤젤레스(LA). 3년 전 개봉한 영화 <라라랜드>는 아메리칸드림에 환상까지 심어줬다. 미국의 영화, 드라마, 음악을 한 번이라도 접한 사람이라면 LA는 그 꿈이 실현될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하는 도시기도 하다. LA관광청 본청 직원인 알렉스 헤론은 “실제로 <라라랜드>를 보고 LA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엄청나요. 영화 속에 나온 장면을 따라 동선을 짜 여행 다니는 사람이 있을 정도니깐요”라고 말한다. <라라랜드>가 개봉한 지 이미 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사람들 마음속에 각인된 건 확실하다. 꼭 그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LA는 가장 미국적인 도시다. 광활하고 화려하며, 여유롭다. 웬만한 곳은 차가 없이는 다니기 힘들 정도며, 출퇴근길에는 시내 교통 체증이 심각하다. 그럼에도 아메리칸 판타지를 채워주는 요소는 무수히 많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디즈니랜드,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등 전 세계 영화 산업의 본거지가 되는 곳인 데다 끝도 없이 길게 이어진 해변과 그 바다를 제대로 누리는 사람들, 아침저녁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맑은 하늘, 이 모두가 LA를 여행지로 선택한 사람들을 만족시킨다. 미국의 여유로움과 엔터테인먼트를 누리며, 재미와 휴식으로 여행 콘셉트를 잡은 사람에게 강력 추천한다. LA는 12시간 가까이 되는 긴 비행시간의 수고도, 16시간 시차의 피로도 충분히 보상해주는 도시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트 디스트릭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벽화. 

영화, 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의 도시.

영화 100배 즐기기LA는 방송·영화 산업의 메카로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다. 다채로운 방식으로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규모와 역사 등을 체험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은 할리우드 스타 거리를 걷는 것이다. 걷다가 아는 배우의 핸드 프린팅을 발견하면 절친을 만난 것처럼 반가워 절로 인증샷을 찍게 된다. 세계 6대 영화 제작사인 20세기폭스, 파라마운트, 유니버셜 스튜디오, 컬럼비아 픽처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그리고 워너브라더스의 본사는 모두 할리우드에 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있는데, 그중 드라마 <프렌즈> <빅뱅 이론>, 영화 <해리 포터> <아쿠아맨> <스타 이즈 본> 등을 제작한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로 향했다. 영화에 사용된 각종 의상과 기념품을 전시한 공간 등이 아기자기하게 준비돼 있다. 투어 버스를 타고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세트장에도 들어가볼 수 있는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한 대저택, 바삐 움직이는 형사들로 붐빌 것 같은 경찰서 등 실제보다 더 실감나는 세트장 규모와 디테일에 새삼 놀란다. 버스를 타고 LA 시내를 돌아다니는 로케이션 투어도 있다. ‘스타 라인 투어’로, TCM이라는 클래식 영화를 틀어주는 방송 채널에서 운영하는 여행 프로그램인데, 버스 안에 설치된 모니터를 보며 추억 속의 영화 장면과 실제 촬영지를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라라랜드>의 인기로 이전보다 더 각광받는 그리피스 천문대는 LA에 가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이곳에선 일몰과 함께 LA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핑크색으로 물든 하늘을 볼 수도 있다. <라라랜드>의 ‘세바스찬’과 ‘미아’가 춤을 추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던 로맨틱한 장면은 애쓰지 않아도 떠올리게 된다. 그 밖에 엔터테인먼트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스포츠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 찾아보면 좋은 다저 스타디움. 이곳에서는 시즌과 비시즌 가리지 않고 하루 세 번 10~50명의 단체 방문객 신청을 받아 투어를 진행한다. LA다저스 팀의 역사, 스타 플레이어의 기록, 스타디움의 의미 등에 대해 들을 수 있다. 실제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더그아웃은 물론 경기장 안까지 들어가볼 수 있다. 미국 내에서 보스턴, 시카고 다음으로 오래된 야구장이자 5만6000석의 규모를 자랑하는 스타디움을 관중석이 아닌 잔디밭에서 바라보는 것은 매우 특별한 체험이다.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베니스 비치. 

LA 바이브를 느끼고 싶다면LA에 간다면 반드시 찾아봐야 하는 해변은 베니스 비치와 산타모니카 해변이다. 두 해변 사이는 자전거로 1시간 남짓 거리라 한 번에 두 해변을 보고 싶다면 우버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깝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산타모니카 해변에는 산타모니카를 상징하는 놀이공원인 ‘퍼시픽 파크’가 있어 무수한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북적인다. 올해로 100주년이 된 베니스 비치는 자유분방하면서도 활기찬 분위기와 고급스러운 휴양지의 분위기가 공존한다. 해변가에는 반스 운동화를 신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사람, 콘크리트 벽에 그라피티 그림을 그리는 사람 등 젊은이들로 붐빈다. 인공 운하를 따라가면 고급스러우면서도 아기자기한 저택이 줄지어 있다. 그중엔 할리우드 스타나 영화 제작자들이 별장처럼 쓰고 있는 집도 있다고 한다. 한국과 달리 바다 근처나 산 중턱에 있는 집일수록 고가다. 베니스 비치는 뉴저지 출신의 에보키니라는 사람이 조성한 곳이다. 그는 베니스 비치를 테마파크처럼 사람들이 모여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공간이자 리조트 단지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베니스 비치에서 30~40분을 걸으면 그의 이름을 딴, 에보키니 거리가 있다. 한국 관광객들 사이에 LA의 가로수길로 불리는 핫한 카페와 부티크, 갤러리로 가득해 팬시한 쇼핑가다. 카페가 조금만 유명해졌다 하면 금세 한국에도 들어오니, 미리 핫한 카페를 발견해서 가보는 것도 나름 재미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나름의 룰을 지키는 LA 사람들.

다양한 문화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그랜드 센트럴 마켓.

오픈하고 한 번도 문을 닫은 적이 없는 파머스 마켓.

LA 사람들핫? 힙? 다 됐고, 사람 냄새 나는 공간을 찾는다면 오리지널 파머스 마켓과 그랜드 센트럴 마켓을 절대 놓치지 말 것. 올해로 85년이 된 파머스 마켓은 변함이 없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역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각종 채소와 꽃, 음식 등을 판매하면서 시작된 이곳은 오픈한 이후로 한 번도 문을 닫은 적이 없을 정도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물론 지금은 관광객들의 사랑도 덤으로 받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몇 대에 걸쳐 가업으로 운영되는 가게, 특히 음식점이 많아 마치 푸드 코트 같은 느낌이 든다. 아시안, 중동, 지중해, 아프리칸 등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데 그중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은 매기스 키친으로, 시그너처 메뉴는 콘비프 샌드위치다. 마켓에 모인 농부들의 점심으로 판매했던 샌드위치라 그런지 푸짐한 게 인상적이다. 1917년에 오픈한 그랜드 센트럴 마켓은 파머스 마켓보다 더 오래된 곳이다. 중식, 일식, 동남아식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이 34개나 있다. 그만큼 LA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LA에 오면 사람들이 반드시 먹는다는 에그 슬럿의 본점도 이곳에 있다. 이름 그대로 달걀을 기본으로 한 샌드위치와 슬럿을 맛볼 수 있는데,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줄 서서 먹는 대표적인 맛집이다. 늦은 아침, 이른 점심으로 먹기에 딱 좋은 메뉴다. 마켓 근처에는 장을 본 후 언덕 위의 집으로 올라가기 위해 교통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엔젤스 플라이트가 있다. 1달러를 내면 탈 수 있는데, <라라랜드>에서 주인공들이 키스하는 장면에 등장했다. 90m로 세계에서 가장 짧은 철도인 만큼 자리에 엉덩이를 붙인 지 30초 만에 언덕 위에 도착한다. 근처에 현대 미술관인 브로드 뮤지엄이 있다. LA를 대표하는 뮤지엄으로 동시대 예술을 엿볼 수 있는데, 특히 쿠사마 야요이의 ‘무한 거울의 방’은 언제 가도 20~30분은 기다려야 볼 수 있을 만큼 인기 있는 작품이다. 브로드 뮤지엄뿐 아니라, 게티센터, LACMA 등과 같은 LA의 대표적인 갤러리와 뮤지엄은 대부분 입장료가 무료다. LA의 자유로움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지역은 아트 디스트릭트. 1970~80년대 생계가 어려운 예술가들이 모여 형성한 이 지역은 현재 LA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한다. 공장이었던 공간이 갤러리로 바뀐 곳도 많다. 내가 찾은 하우저&워스갤러리는 밀가루 공장이었다가 현재 갤러리로 용도가 바뀌었다. 예술가들을 위한 땅인 만큼 걷다가 발길을 멈추게 하는 길거리 그림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그래서 이곳만의 룰이 있다. 건물주가 그리라고 허락한 그림만 그려야 하며, 다른 사람이 그린 그림 위에 덧칠해 그리면 안 된다는 것. 그 규칙 안에서 예술가들은 저마다의 자유를 표현한다.

★Changing LALACMA의 변화문턱 높은 미술관이 아닌 공원 같은 분위기의 LA 대표 미술관이 오는 6월 16일부터 9월 29일까지 대대적으로 한국전을 펼친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박물관 중에서도 유일하게 한국관을 갖고 있는 LACMA는 이번에 한국의 예술을 다채롭게 보여줄 예정.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각종 회화, 도예 작품 등이 전시된다. LACMA는 6억 달러 이상을 들여 2023년 3개의 새로운 박물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LA 국제공항의 변신2028년 올림픽이 열리는 LA는 벌써부터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교통 체증으로 복잡한 현재의 공항에서 훨씬 간결하고 편리한 공항으로 거듭날 듯.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들을 위해 4년 안에 완공될 예정이다.

editor 전소영 photo by 전소영, LA관광청 web Design 조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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