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시 진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

2019. 6. 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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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비행과 부담스러운 시차 때문에 미국 여행을 마다했다면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여정이 수고로운 만큼 광활한 자연과 티끌 없이 맑은 공기, 그리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당신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지금 미국, 그중에서도 서부에 가야 하는 이유다.

삶의 균형을 찾아주는 도시, 샌디에이고낯설고 이국적인 장소 대신 긴장을 풀고 여유롭게 지낼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 주목! 일상에선 좀처럼 찾지 못하는 균형을, 꿈꿔왔던 삶의 질을 여행에서 실현하고 싶다면 샌디에이고가 길을 보여줄 것이다.

샌디에이고가 미국인들에게 ‘로망’의 도시라는 사실은 순위로도 증명된다. 여행 매거진 <트래블 앤드 레저>는 샌디에이고를 ‘미국에서 가장 매력 있는 도시’ 2위로 꼽았다. 미국의 개인 재정정보 관리 기업 월렛허브가 지난해 미국 62개 대도시의 사회, 경제, 교육 등 50가지 항목을 비교 분석해 발표한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 샌디에이고의 순위는 5위다. 이곳이 2위 버지니아 비치, 3위 오스틴 같은 (비교적 덜 유명한) 도시에 밀린 건 순전히 ‘주택 소유 가능성’ 항목 때문이다(62개 도시 중 51위를 기록했는데, 집값이 비싸다는 뜻이다).IT·항공·의료 산업에 종사하는 중산층과 은퇴한 슈퍼리치가 주를 이루는 지역민들도 샌디에이고의 강점이다. 뉴욕이나 로마 같은 도시에서 소매치기, 좀도둑, 쓸데없이 시비 거는 이들을 경계하며 가방과 스마트폰, 카메라를 움켜쥐고 다니느라 피곤했던 기억이 있다면 이 도시에선 긴장을 살짝 늦춰도 좋다. 여행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계층이 살기에 샌디에이고는 너무 ‘비싼’ 도시기 때문이다. 여행이든 한 달 살기든, 잠시 머무는 당신은 그저 이 여유로운 부촌의 넉넉한 인심과 친절을 마음껏 누리면 된다.가이드북 <론리 플래닛>은 샌디에이건의 삶의 질에 쐐기를 박는다. 도시를 소개하는 글의 첫 문단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한다. “거의 대부분의 미국인은 2주의 휴가를 보내기 위해 일 년 내내 열심히 일한다. 샌디에이건은 주말 이틀의 휴가를 위해 5일간 열심히 일한다.”

캘리포니아 젊은이들의 에너지 넘치는 일상을 만날 수 있는 곳, 퍼시픽 비치의 뒷골목.

환상적인 비치 라이프해변 생활의 질은 ‘바다 색이 얼마나 예쁜가’에 달려 있는 게 아니다. ‘날씨’가 첫째 조건이자 전부다. 하와이와 오키나와의 바다가 아무리 아름다운들 야자수 목을 꺾을 기세로 부는 태풍과 함께 장대비가 퍼붓는 우기에 가면 무슨 소용일까? 샌디에이고가 ‘살기 좋은 도시’라는 슬로건을 자랑스럽게 앞세울 수 있는 건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선선한 지중해성 기후의 공이다. 실제로 이 도시의 연평균 기온은 13~20℃. 몸이 ‘쾌적함’을 느끼기에 더없이 적절한 날씨다. 최북단 오션 사이드에서 멕시코 국경까지(그렇다. 샌디에이고는 멕시코와 마주 보고 있다. 도시 곳곳에서 진짜 멕시코 요리를 맛볼 수 있단 뜻이다) 이어진 샌디에이고 해변의 길이는 무려 112km에 달한다. 북쪽의 오션 비치부터 라호야·퍼시픽·미션·코로나도 비치 등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해변이 골라 노는 즐거움을 준다. 서프보드를 들고 구식 롤러스케이트를 타며 바다로 향하는 뜨거운 청춘들의 젊은 장면을 마주하고 싶다면 퍼시픽 비치로 향할 것. 가이드북은 이곳을 “캘리포니아 드림 속에 사는 젊은이의 비치”로 묘사한다. 수식에 어울리는 세련된 카페와 펍, 레스토랑, 비치 리조트, 서핑 숍이 촘촘하게 들어서 있다.미국에서 서퍼들이 몰려드는 해변마다 빠지지 않는 명물이 있다. 힌트는 음식. 답은 격렬한 칼로리 소모 후 주머니 사정 가벼운 서퍼들이 사랑하는 햄버거다. 샌디에이고의 ‘햄버거 랜드마크’는 누가 뭐래도 엄청난 크기와 맛, 전통을 자랑하는 ‘호다스(Hodad’s)’다. 퍼시픽 비치에서 약 10분 거리, 오션 비치의 뉴포트 애비뉴에 위치한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버거’라는 수식어가 과장으로 느껴지지 않는, 엄청난 맛과 크기의 버거를 50년째 선보이고 있다. 땅값 높은 도시에서 반백 년 가까이 같은 자리를 지킨다는 사실만으로도 ‘호다스 버거’의 맛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서핑이든 튜브 물장구든,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고 난 후 섭취하자. 엄청난 양의 치즈와 주스처럼 흐르는 육즙을 품은 두툼한 패티의 칼로리 습격으로부터 몸을 지키고 싶다면 말이다. 

스페인풍의 이국적인 건축물과 정원이 어우러진 발보아 파크의 풍경. 

샌디에이고 ‘뭍’ 가이드샌디에이건의 주말과 여가 생활은 모두 ‘발보아 파크’에서 이뤄진다. 면적이 무려 148만여 평에 달하는 이 초대형 공원엔 샌디에이고 동물원과 15개의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12만여 평 부지에 펼쳐진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1916년에 문을 열어 100여 년 넘게 지속된 동물들의 보금자리다. 650여 종, 3700여 마리의 동물이 이곳에 산다. 한 달 살기나 어학연수, 장기 여행 등이 아니면 발보아 파크 안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모두 둘러보기란 불가능하다. 인류학, 자연사, 항공 우주, 자동차, 미술 등의 카테고리 중 자신의 ‘관심사’에 부합하는 컬렉션이 있는 곳을 선별해 둘러볼 것. 시간과 체력 때문에 ‘박물관’은 지나치더라도 스페인 르네상스 건축 양식인 플래터레스크 스타일의 파사드가 있는 샌디에이고 미술관,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호프 주니어의 작품으로 캘리포니아 ‘최고의 건축물’ 목록에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팀켄 미술관은 놓치지 말자. 밤이 긴 이들이 향할 곳은 ‘가스램프 쿼터’다. 19세기 빅토리아 양식 건축물로 채워진 16개 블록을 아우르는 지역으로, ‘가스등’이 켜지는 순간부터 활기를 띠는 대표적 다운타운. 100여 곳의 레스토랑, 40여 곳의 클럽과 바가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히며 샌디에이건의 화려한 밤을 책임진다.물 맑은 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키워드는 술이다. 샌디에이고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크래프트 맥주’의 도시다. 시그너처 주종은 IPA. 신선한 ‘홉’을 제철에 지역 안에서 소비하는 산지로, 다운타운과 근교에 분포한 155개의 양조장(2019년 1월 기준)에서 창의적인 IPA 맥주를 선보인다. 노스파크의 ‘비어 불리바드’, 미라마 로드의 ‘비어 아마’, 하이웨이 78코리더의 ‘홉스 하이웨이’가 인기 높은 로컬 양조장이다.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이 도시의 명소다. 

샌디에이건의 일상은 그들이 그리는 그림보다 더 그림 같다. 라호야 해변의 로컬. 

리치 타운을 즐기는 법라호야는 샌디에이건의 라이프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동네다. 바다를 옆에 끼고 조깅으로 하루를 여는 젊은이부터 해변 앞에 이젤을 세우고 여유롭게 수채화를 그리는 노인까지, 매일 호젓한 순간을 누리는 이 도시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지중해 스타일의 건축물과 야자수가 어우러진 라호야 빌리지 스퀘어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라호야 수중 공원, 대도시 한복판에서 야생 바다사자와 물개를 쉽게 만날 수 있는 라호야 코브도 놓치지 말자. 코로나도섬엔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브스> 같은 매체들이 앞다퉈 ‘베스트 비치’ 1위로 꼽은 ‘코로나도 비치’가 있다. 호텔 델 코로나도는 숙박을 하지 않아도 샌디에이고를 찾은 이들이 구경을 위해 부러 찾는 명소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의 목록에 이름을 올린 이곳은 1880년 오로지 ‘나무’만으로 골조를 세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마릴린 먼로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준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의 무대로도 유명하다. 그녀가 ‘섹스 심벌’인지 모르는 세대에겐 ‘선데이 브런치’ 레스토랑으로 더 유명하다. ‘크라운 룸 선데이 브런치’로 불리는 이 먹방 패키지는 캘리포니아의 신선한 재료로 부려낸 100여 가지 요리로 구성돼 있다. 전날 밤부터 굶어야 솟아오르는 식욕과 왕성한 호기심을 채울 수 있다는 뜻이다.

★‘덕후’를 위한 장소레고랜드 캘리포니아‘레고 덕후’을 위한 파라다이스. 2011년 ‘레고랜드 플로리다’가 문을 열기 전까진 미국의 유일한 ‘레고랜드’였다. 레고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레고 모형으로 만든 60여 개의 어트랙션을 차례로 경험하다 보면 레고에 관심 없던 이도 레고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2400만 개의 레고 블록으로 재현한 미국 주요 도시의 풍경과 영화, 만화 세트가 하이라이트. www.lego.com/legoland/california

시포트 빌리지USS 미드웨이 뮤지엄엔 20세기 미국 해군에서 가장 오랫동안 임무를 수행한 역사적인 항공모함이 전시돼 있다. 그 밖에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했던 항공기, 함선이 있어 ‘밀리터리 덕후’들이 즐겨 찾는다. 1945년 종전을 축하하며 뉴욕 타임스스퀘어로 쏟아져 나온 인파 속에서 키스를 나눈 ‘수병과 간호사’의 모습을 재현한 ‘키스 동상’은 인기 포토 존. www.seaportvillage.com

editor 전소영 freelande editor 류진 photo by 류진 web Design 조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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