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3대 新산업 수혜주 집중 분석-원익IPS·테크윙..비메모리 기술 탄탄 유한양행(바이오)·평화산업(수소차)·일진머티리얼즈(전기차) '유망'

배준희 2019. 6. 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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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를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선정해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 경제를 ‘패스트 폴로어(fast follower)’에서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 체질을 바꾸기 위해서다. 당장 혁신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 등 바이오 분야에 투입하는 정부 연구개발(R&D) 자금을 현행 연 2조6000억원에서 2025년까지 4조원으로 늘린다. 바이오 맞춤형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의료 빅데이터 구축도 서두른다. 정부는 2021년까지 환자 2만명에 대한 진료 데이터를 쌓은 뒤 2029년까지 최대 100만명 규모로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를 만들 예정이다.

미래차에는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이 고루 포함된다. 이 중에서도 무게중심은 수소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차는 내연기관 차량 대비 부품 감소율이 낮아 기존 자동차 부품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수소차 사용자의 접근성과 충전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수소충전소 구축 방안’과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 기술개발 로드맵’을 8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반도체에서는 비메모리, 즉 시스템 반도체가 핵심이다. 시스템은 정보를 저장하는 데 사용하는 메모리와 달리 정보처리를 위해 제작된 반도체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이 48%(D램 기준)에 달하지만, 전체 반도체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이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도 주목받는다. 파운드리란 퀄컴이나 애플 등 자체 공장이 없는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으로부터 위탁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수탁생산의 일종으로 일반 제조업의 OEM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훨씬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현재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대만 TSMC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기술을 앞세워 선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돈의 흐름에 예민한 증권가에서는 정부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3대 테마주 발굴에 팔을 걷어붙였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대외 변수가 불안한 때일수록 정부 정책만큼 확실한 테마가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삼성 133조 투자

▷장비업계 수주 기대감 고조

반도체 시장에서 주가에 직접 연결되는 호재는 삼성전자의 투자다. 정부 지원에 발맞춰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12년간 133조원이 투자된다고 가정하면 연평균 11조원의 투자가 집행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개발은 연평균 6조원, 장비를 포함한 생산설비는 연평균 5조원의 투자가 예상된다”며 “비메모리 장비 투자가 연평균 5조원 집행된다면 최근 연도 기준 비메모리 투자 대비 50~100% 증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은 원익IPS, 하나마이크론, 테크윙, 네패스, 한솔케미칼, 알파홀딩스, 에이디칩스 등이다.

원익IPS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생산설비에 전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다. 반도체 장비업체 중 세계 17위(지난해 매출 기준), 국내에서는 비상장사인 세메스(Semes)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이 탄탄하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익IPS는 2017년 삼성전자의 10나노 생산설비 증설투자 당시 600억원 규모의 장비를 공급한 경험이 있다”며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확대로 2020년 매출 증가율은 31%, 순이익 증가율은 66%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특히 삼성전자가 향후 시스템 반도체 사업 강화를 위해 극자외선(EUV)에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높아 원익IPS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원익IPS를 IT 중소형주 중 필수 보유 종목으로 추천한다”고 강추했다.

하나마이크론은 반도체 패키징 사업이 주력 분야로 후공정에 특화돼 있다. 반도체 공정은 원재료인 웨이퍼에 집적회로를 그려 전기적 특성을 지니게 가공하는 ‘전공정’과 가공된 웨이퍼를 잘게 쪼개 완제품 형태로 포장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전공정보다 후공정이 더욱 중요하다. 하나마이크론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3차원 플렉시블 반도체 패키징 기술 ‘하나플렉스(HANAflexTM)’를 상용화하는 등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착용감과 활용도를 높이려면 ‘하나플렉스’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의 플렉시블 패키징 기술이 필수적이다.

테크윙과 네패스도 비메모리 반도체 관련주로 주목받는다. 테크윙은 반도체칩을 검사장비로 옮기고 검사 결과에 따라 등급별로 분류하는 장비인 핸들러를 만든다. 이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으로 1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성현동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비메모리 테스트 핸들러가 2분기부터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165억원 규모로 성장하고 하반기에는 메모리 가격의 점진적 회복과 함께 메모리 핸들러 투자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네패스는 비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전문업체다.

패키징은 반도체를 외부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하고 외부 기기와 연결하기 위해 필요하다. 네패스는 세계 최초로 사각 웨이퍼 패널 상태에서 칩을 한 번에 패키징하는 패널레벨패키징(PLP)으로 반도체칩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한솔케미칼은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부에 핵심 소재(과산화수소, 트리실릴아민)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수혜주로 분류된다. 특히 비메모리용 과산화수소의 독점적 공급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알파홀딩스, 에이디칩스 같은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도 수혜주로 분류된다. 알파홀딩스는 팹리스 회사가 필요한 개발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에이디칩스는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주요 파트너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S.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인 박용인 부사장이 비메모리 반도체 중 하나인 이미지센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바이오R&D 투자 4조

▷저가매수 기회 노려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공시 누락과 분식회계 논란, 인보사의 허가 취소와 코오롱생명과학의 형사고발까지. 올 들어 바이오 업계의 투자심리는 좋지 못하다. 기술수출 등 호재가 잇따랐지만 크고 작은 악재가 주가를 짓누르는 형국이 이어졌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삼성, SK, LG 등 대기업은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위기일수록 안정적인 실적과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종목이 재평가받는다. 제약·바이오 업종을 담당하는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5명은 신약 하나에 올인하는 바이오 기업보다는 꾸준한 실적을 내는 전통의 대형 제약사 또는 확실한 캐시카우를 보유한 기업에 주목하라고 입을 모았다.

가장 많이 추천받은 종목은 역시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등 대형 제약사 3인방이다.

한미약품의 최대 강점은 연구개발이다. 지난 1분기 한미약품은 연구개발에 527억원을 투자해 국내 제약사 중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투자금액(416억원)보다 26.6% 증가한 규모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5.7%다. 신약 개발도 순항 중이다. 한미약품은 비만과 당뇨, 항암, 면역질환 등 분야에서 30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2분기에는 대사질환 치료제인 HM 12525A의 임상 2상이, 3분기에는 항암제인 오락솔과 당뇨 치료제인 HM15211의 임상 3상과 임상 1상이 각각 끝난다. 임상 단계 진행에 따라 단계별 수취료(마일스톤)를 받을 수 있고 파이프라인의 가치도 높아진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재신청이 예상되며 하반기 다수 R&D 성과도 기대된다”며 매수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로 58만원을 냈다.

유한양행은 기술수출에 따른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이미 지난 1분기 100억원에 육박하는 라이선스 수익을 거뒀다. 유한양행은 지난해에만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총 3건의 기술수출 계약(2조5000억원 규모)을 체결했다. 유한양행 역시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입지를 탄탄히 다진다. 2015년 726억원이던 R&D 투자는 2016년 865억원, 2017년 1037억원으로 불어나 사상 처음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는 1500억원 이상 관련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체적인 연구개발은 물론,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약 개발에 두각을 나타낸다”며 “다른 회사와 달리 꾸준한 연구개발비 지출에도 불구하고 재무 상태가 좋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종근당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어찌 보면 지금이 매수 적기일 수 있다. 지난 1분기 종근당의 매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7% 증가한 2339억원, 영업이익은 13% 감소한 167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저하는 연구개발 비용 증가가 원인이었다. 임상 3상에 진입한 바이오시밀러 루센티스의 관련 비용 집행으로 연구개발비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 늘어난 190억원이 들었다. 현재 종근당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에 대한 2상을, 항암제 CKD-516은 올 하반기 이리노테칸과 병용투여 임상 3상을 계획하고 있으며 면역항암제(PD-1)와 병용임상도 준비하고 있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CKD-11101은 올해 말 일본 허가를 획득해 2020년부터 시판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은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2세대 CEPT 계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은 미국 전 임상 중”이라며 매수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로 13만원을 냈다.

최근 악재로 주가가 급락했던 메디톡스는 저가 매수할 때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메디톡스는 해묵은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균주 출처 논란에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20% 가까이 빠졌다. 메디톡스는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톡신 수출이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정상화하고 하반기 실적은 전년 대비 기저효과가 커 영업이익 증가율이 59%를 넘을 것”이라며 “보툴리눔 제제가 하반기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 정식 진출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자동차수소차 가속페달

▷실제 수혜 옥석 가려야

미래차 분야에서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은 수소차와 전기차다. 이 중에서도 정부 정책과 흐름을 같이하는 업종은 수소차다. 단, 아직은 관련 시장이 초기 단계여서 단순 테마 수준의 기업이 적지 않다. 실제 미래차 분야 연관성과 실적 연동 여부를 꼼꼼히 가리는 것은 필수다.

증권가에서는 수소차 관련주로 10여개 종목이 난립 중이다. 대부분 코스닥 상장기업이다.

수소차 시장이 아직 본격 개화 전이고 규모가 크지 않아 기업 실적만으로는 수혜주를 골라내는 것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연료전지, 수소공급, 수소저장, 수소충전 등 수소차 주요 공정별 부품 업체를 파악해 실제 사업 내역 유무를 확인해볼 것을 권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분석 자료를 종합하면 수소차 사업과 밀접한 기업으로 코오롱머티리얼, 유니크, 평화산업, 이엠코리아, 코오롱인더스트리, 뉴로스, 시노펙스, 지엠비코리아 등이 물망에 올랐다.

먼저 수소차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스택(Stack) 관련주로는 코오롱머티리얼과 유니크가 거론된다. 스택은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만드는 장치다. 수소차의 심장에 해당한다. 수소차 생산원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가 부품이다. 코오롱머티리얼은 스택 분리막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유니크는 현대차에 수소제어모듈을 독점 공급한다. 수소제어모듈은 수소를 스택으로 공급하고 제어하는 등 차량의 상태에 따라 수소량을 제어하는 핵심 장치다.

평화산업은 현대차 수소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스택 가스켓을 공급한다. 가스켓은 스택 가격의 1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내연기관차에는 쓰이지 않는다. 가스켓은 스택 내부에서 연료기체가 새는 것과 외부 공기 유입을 막기 위해 전해질막과 분리판 사이 공간을 밀봉하는 필수 부품이다.

이엠코리아는 자회사가 수소 관련 사업을 벌인다. 자회사 이엠솔루션은 수소충전소 사업을 위해 2016년 물적분할됐다. 10여년 전부터 수소차 시대에 대비해 수소충전소 분야에 주력해왔다. 현재 국내 수소충전 사업 파트너인 독일 린데그룹과 기술협력을 통해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대체로 코오롱인더(스택용 막가습기), 뉴로스(수소차용 공기압축기), 시노펙스(스택 불소계 강화막), 지엠비코리아(수소차용 워터펌프) 등도 수소차 스택 관련주로 꼽힌다.

이외 효성중공업은 수소가스 압축 시스템과 수소충전소 설치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효성중공업의 수소충전소는 기존 충전기 대비 충전 속도가 빠른 700bar급 충전 기술력을 갖췄다. 제이엔케이히터 역시 수소충전소 관련 기업으로 거론된다. 제이엔케이히터는 수소충전소용 개질기(수소제조장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외 수소 생산 관련 기업으로는 일진다이아, 에코바이오, 엔케이, 디케이락, 풍국주정 등이 있다.

전기차 관련주로는 상아프론테크, 일진머티리얼즈, 신흥에스이씨, 후성, 천보, 에코프로비엠 등이 꼽혔다. 최근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로 이들 종목 주가는 부진하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셀, 소재까지 신규로 진출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기존 업체들도 증설 규모를 늘리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의 속도로 향후 최소 10년간 성장할 것으로 보여 기존 업체 증설과 신규 진입을 감안해도 수요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최근 일본의 토요타, 덴소, 소프트뱅크는 우버의 자율주행사업부 ATG(Advanced Technology Group)의 가치를 72억5000만달러로 추정하고 ATG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 자율주행 관련주로는 켐트로닉스, 칩스앤미디어, 아이쓰리시스템, 모바일어플라이언스 등이 지목된다.

특히 아이쓰리시스템과 모바일어플라이언스가 기대주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자율주행차의 기술 핵심인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와 지능형 HUD(Head Up Display)를 BMW에 공급하는 유일한 국내 업체다. 아이쓰리시스템은 자율주행의 핵심 장비인 나이트 비전 시장에 국내 업체 중 선두로 진입함에 따라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미국 4차 산업혁명 주도주 바통 터치

‘FAANG’ → ‘MAGA’로…PULPS·디즈니 두각

4차 산업혁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비단 한국뿐 아니다. 최강대국 미국은 일찌감치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잡고 기술주 전성시대를 열었다. 2010년 이후 미국 증시 전성기는 5대 기술주, 이른바 ‘팡(FAANG,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종목이 주도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불거진 뒤 이들 종목 주가는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주요 기술 기업은 중국산 부품 공급과 중국의 미국 제품 수요에 따라 실적이 좌우된다. 앞으로는 과거처럼 5대 기술주가 함께 상승하기보다는 탈동조화되며 차별화된 양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메리츠종금증권, NH투자증권 등 해외주식 전문가들은 IT 업종 중 주목받는 종목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A(구글) 등을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브랜드 로열티를 통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까지 석권한 IT 업체라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박재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MS는 클라우드 산업 성장 최대 수혜 업체로 오피스의 구독 기반 서비스 변환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알파벳A는 구글의 모회사로 광고 사업과 신규 비즈니스 모두 돋보인다. 사용자 10억명 이상 서비스 8개 보유, 글로벌 모바일 광고 지출 연평균 21% 성장, 자율차 부문 상용화로 성장성 가시화 등이 투자 포인트다. 2019년 예상 실적 기준 PER은 22배로 글로벌 동종 업종 평균 PER 26배 대비 15% 정도 할인된 수준이라는 평가다.

전통의 강자 아마존도 탄탄한 사업군으로 증시를 주도한다. 아마존의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을 보면 온라인 매장이 53%, 오프라인 매장 8%, 제3자 판매 서비스 18%, 구독 서비스 6%, AWS가 11%다. 아마존은 중심 산업인 전자상거래 외에도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다.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 아마존고(Amazon Go), 포스타(4-star)로 오프라인 매장들을 인수하면서 혁신에 속도를 낸다. 애플은 올 하반기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TV+’를 선보이며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 기존 위성방송과 케이블TV를 제공하고 넷플릭스처럼 유명 감독과 배우를 앞세운 자체 제작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 중이다. 이들 회사가 주목받으면서 ‘FAANG’에 이어 ‘MAGA(Microsoft·Amazon·Google·Apple)’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분명한 것은 이제 기술주 홀로 미국 증시를 끌고 가기에는 체력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해외주식 전문가들은 앞으로 ‘PULPS(핀터레스트·우버·리프트·팔란티어·슬랙)’, 미디어, 헬스케어 관련 주식들이 기술주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증시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우버와 리프트는 차량 공유, 핀터레스트는 이미지 공유·검색 소셜미디어, 슬랙은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 팔란티어는 빅데이터 분석을 전문으로 한다. 모두 큰 범주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종목으로 분류된다.

이외 주도주로 주목받는 업종은 미디어와 헬스케어다. 미디어 주식 중에서는 월트디즈니가 단연 두각을 보인다. 월트디즈니는 21세기폭스 인수를 통한 미디어 콘텐츠 시장 확대와 2019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본격 시행 예정이라는 점이 투자 포인트다. 마블, 루카스필름, 픽사 등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의 고속성장세와 디즈니랜드, 리조트의 견고한 수익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올해 말 선보일 예정인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디즈니플러스)’가 최대 호재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전 세계 문화 콘텐츠 대부분을 독점하다시피 한 디즈니가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을 내놓는다면 시장 판도는 급변할 수밖에 없다.

바이오 종목으로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이 물망에 올랐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수술용 로봇 ‘다빈치(da Vinci)’의 시스템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수술용 로봇 시장점유율 1위를 자랑한다. 기존 모델 단점을 보완한 신제품 ‘다빈치SP1098’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가운데 지난 3분기 매출액 9억2000만달러, 순이익 2억9000만달러로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실적을 내놔 주목을 받았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1호 (2019.06.05~2019.06.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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