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집과 말 집, 3기신도시로 '선택폭' 넓어졌다
내집이 없어서, 좋은 집으로 이사하고 싶어서, 자식들 잘살게 해주고 싶어서, 부자가 되고 싶어서…. 개개인의 사정은 다르지만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집값은 하락 조정기에 들어섰지만 <머니S>가 개최한 ‘머니톡콘서트’에는 역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성공을 향한 이들의 열망은 잠재울 수 없다. 시장이 복잡할수록 명료한 판단이 필요하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허락된다. 머니톡콘서트가 준비하는 이들의 파트너가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머니톡콘서트 ‘집값 어디로 가나’-하] 전망은 그만, ‘타이밍’ 왔다
“저는 평범한 월급쟁이지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적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선망의 대상인 동시에 욕을 먹게 하는 존재입니다. 많은 사람의 성공적인 재테크를 이끌었기 때문이죠. 따라서 문제는 부동산을 어떻게 제대로 사고파느냐입니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지금의 시장에 대해 “거래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 급매만 이뤄져 가격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정상적인 시세로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3월 대비 올 1~3월 주택 거래량이 10분의1로 줄어든 상황. 하지만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성공적인 재테크를 꿈꾸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내집 마련을 위해, 은퇴자산을 관리할 방법을 몰라서, 투자가 불안해서 ‘제12회 머니톡콘서트’를 찾은 청중들은 부동산시장에 높은 열정을 보였다.
김 소장은 ‘전망은 그만~ 살지 말지 결정하자!’를 주제로 한시간의 강연을 통해 “정부 규제정책과 조정시장이 진입을 원하는 실수요자에게 좋은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1주택자 교체수요의 선택
최근 부동산거래가 얼어붙은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대출규제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지난 정부 70%에서 현재 무주택자 기준 40%로 줄어들었지만 집값은 더 올랐다. 주거수준의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1주택 교체수요자도 부동산을 갈아타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건 투자수요지만 보다 본질적인 기능은 수요-공급의 법칙이다. 내가 살고 싶은 집이 다른 사람도 살고 싶은 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실수요가 많아야 외부충격이 있어도 집값의 폭락을 최대한 방어할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투자수요만 있는 곳은 투자실패의 확률도 높아진다.
김 소장은 “부동산거래의 80%가 1가구1주택 이사수요인데 지금은 투자수요 규모와 똑같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부동산이 불안할 때 사야 할 아파트와 팔아야 할 아파트의 기준은 무엇일까.
김 소장은 ▲서울 상위 10개지역 ▲경기 상위 10개지역 ▲지방 핵심지역의 최고가아파트를 미래 투자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꼽았다.
“실수요자라면 내년이나 후년에 팔 계획으로 집을 사지 않습니다. 5년 후, 10년 후 팔아야 할 시점에 가격이 올랐으면 제대로 산 것이죠.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의 아파트가격은 분명히 올라있을 것입니다.”
김 소장은 “새아파트나 새아파트가 세워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갈아타라”고 추천했다. 그는 “좋은 직장이 가까운 지역은 자연히 교육환경과 상권이 따라 개선된다”면서 “맞벌이부부 한사람의 월급은 모두 대출상환에 쓰일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서울의 강남, 용산 한남뉴타운, 여의도는 이미 좋은 주거지역이지만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노력과 개발시도가 이뤄진다. 문제는 가격과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 그러나 새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상품 프리미엄이 떨어져도 미래가치가 높다. 경기도 수도권 중에는 고양 덕양구가 앞으로 ‘서울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김 소장은 예상했다.
◆안 사야 할 아파트만 피해도 '성공'
KB국민은행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을 최소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는 연간 3만명씩 증가했다. 또 인구가 감소하는데 국내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 집이 남아도는 상황은 지속될 것이다.
김 소장은 “전체 수요가 감소해도 좋은 집을 원하는 수요는 더 늘어나는 게 부동산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경우 주거수준을 다운그레이드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20년 넘은 아파트는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이슈가 없을 경우 피해야 할 물건”이라고 지적했다. 즉 실수요가 없어서 가격이 내리는 시장, 전세가와 매매가가 비슷해 갭투자가 많은 곳은 투자를 잘못한 것이다. 또한 “외국인 집단 주거지나 유흥업소 밀집지역, 발전소나 철도·차량기지가 있는 곳도 안 좋은 투자지역”이라고 지목했다.
“인기지역의 공급은 한정돼있고 수요가 몰리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 부동산가격은 2017년처럼 미친 듯이 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는 좋은 상품을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하지만 믿고 거르는 능력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지난 10년간 전국 아파트가격 추이를 보면 상승하지 않은 대도시는 고양 일산신도시와 부산이 있다. 일산은 일자리 증가, 교통망 개발, 새아파트 분양 3대 호재 중 하나도 없었다.
다만 일산에서도 일자리가 몰리는 킨텍스는 고양을 통틀어 가장 비싼 3.3㎡당 2800만원을 나타낸다. 부산의 경우 앞선 10년간 65% 올라 조정이 이뤄진 케이스다. 지난 10년 인플레이션이 25%임을 비교하면 폭등 수준이다.
정부가 올해 수도권 3기신도시 1~3차 개발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이른바 ‘좋은 지역’은 과거보다 더 많아졌다고 김 소장은 분석했다.
그는 “강남이 낡으면 1기신도시 분당으로 가고 분당에 30년 살다가 2기신도시 판교가 좋아지니 다시 이주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면서 “3기신도시는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미래 한국의 부동산은 두가지 모습이 예상된다. 일본처럼 장기침체에 빠지거나 뉴욕 맨해튼과 홍콩 같이 특정지역의 초고가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특히 외국인투자 허용이 확대될수록 후자 쪽에 무게가 실린다. 부동산 성공투자의 기회는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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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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