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고기 제왕' 쏘가리 1.8배 빨리 키우는 사료 등장

최종권 2019. 5. 13. 05: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충북내수면연구소 양식 쏘가리 전용 사료 개발
3g짜리 치어 전용사료 먹고 2년 만에 450g 성장
뱀장어 반죽 보다 성장 속도 빠르고 효율 높아
내수면연구소 "쏘가리 양식 경제성 높아질 것"
국내 최대 민물고기 전시관인 다누리 아쿠아리움에 있는 쏘가리. [중앙포토]

‘민물고기의 제왕’으로 불리는 쏘가리는 대표적인 토종 육식 어종이다. 농어목에 속하는 물고기로 육질이 단단하고 식감이 좋다. 민물고기로는 흔치 않게 횟감으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잡식성 어류와 달리 쏘가리는 잉어·붕어 치어, 피라미 등 살아있는 먹이를 주로 먹는 습성 탓에 양식이 어려웠다.

수년간 쏘가리 대량 양식을 연구해 온 충북내수연구소는 13일 쏘가리 성장 속도를 1.8배 빠르게 하는 전용 사료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생선가루와 크릴새우·콩 분말, 비타민 등을 혼합한 사료다. 사료에 들어가는 단백질·지방 함량을 쏘가리가 잘 먹고, 잘 자라는 비율로 최적화했다. 그동안 쏘가리 양식을 하는 어민들은 시중에 유통되는 뱀장어 가루와 어분을 섞은 배합 사료를 활용했다.

김이오 충북내수면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는 “단백질 함량을 60%, 지방 함량을 7% 정도로 맞춘 전용 사료를 만들어 하루 2번씩 줬더니 쏘가리가 잘 먹고 잘 자랐다”며 “시험 결과 기존 뱀장어 반죽으로 된 사료를 먹일 때보다 쏘가리 성장 속도가 약 1.8배 빨랐다”고 말했다.

쏘가리 전용 사료 개발을 위해 충북내수면연구소는 강릉원주대 이상민 교수팀과 2016년부터 3년간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쏘가리 성장도 시험연구 결과 10g짜리 쏘가리 치어를 2년 만에 500g까지 기르는 데 성공했다. 음식점에서 횟감이나 요리로 내놓을만한 크기로 자란 것이다. 충북 괴산의 한 양어장에서 진행한 현장적용 시험결과 3g짜리 쏘가리 치어 6000마리를 1년 6개월 동안 키워 이중 4800마리를 450g까지 길렀다. 같은 기간 뱀장어 반죽으로 된 배합사료를 먹인 쏘가리는 240~250g까지 자랐다.

충북내수면연구소는 1995년 쏘가리 치어 인공부화에 성공한 뒤 3~4㎝ 치어생산 기술을 대중화했다. 그러나 3㎝ 이상의 쏘가리 치어를 성어로 키우기 위한 전용 사료가 개발되지 않아 대량 양식이 어려웠다. 내수면연구소는 2012년부터 쏘가리 전용 사료 개발과 함께 사료 순치(길들이기) 기술을 연구했다. 2년 뒤 자체 개발한 배합사료를 먹인 쏘가리 270마리를 2년 동안 28㎝(200g)까지 키우는 데 성공했다.

당시 배합사료 성분은 단백질 50%, 지방 14%, 소맥·비타민 함유된 것으로 최근 개발된 전용 사료와는 차이가 있다. 김 연구사는 “4년 전 70%에 불과했던 쏘가리 사료 순치율이 최근 95%로 높아져 전용 사료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생후 1개월 된 쏘가리 치어. [중앙포토]

내수면연구소는 이번 전용 사료 개발이 쏘가리 양식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소의 ‘쏘가리 배합사료 및 순치기술 개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쏘가리 양식(연간 4.5t 생산 기준)을 할 경우 44%가 종자 비용, 인건비가 27.7%, 사료비용이 13.1%를 차지한다.

김 연구사는 “쏘가리 양식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사료 비용이 전체 양식비용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부담이 된다”며 “쏘가리 전용 사료는 기존 뱀장어 배합사료보다 사료 효율이 14% 높고, 성장 속도도 증가시킬 수 있어 양식장 운영 비용을 절감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 보다 낮은 가격으로 쏘가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충주=최종권 choig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