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중국에 가방 공장 지어 샤넬 가방 잡겠다는 것"

서윤경 기자 2019. 5. 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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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7일 '수도권 30만호 주택공급 방안에 따른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한 뒤 인터넷에는 정부 정책을 비웃는 글들이 줄줄이 올라왔다.

그 동안 정부가 부동산 투기 과열의 주범인 서울 특히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고강도 규제들과 비교했을 때 3기 신도시 개발은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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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과 먼 서울 서쪽 끝·동쪽 끝.. 시장에선 "강남 집값 더 올릴 것" 분통
잠실롯데호텔에서 바라본 강남의 아파트 단지. 국민일보 DB

“중국에 가방 공장 왕창 지어서 샤넬(가방) 가격 잡는 격이다”
“지방대 만든다고 서울대 경쟁률이 떨어질까”

정부가 지난 7일 ‘수도권 30만호 주택공급 방안에 따른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한 뒤 인터넷에는 정부 정책을 비웃는 글들이 줄줄이 올라왔다. 서울 그 중에서도 강남 3구의 집값은 잡지도 못하고 3기 신도시 인근 지역의 부동산 가격 하락만 부추길 거라는 것이다. 강남권에서는 거리가 먼 ‘서울의 서쪽 끝과 동쪽 끝’에 3기 신도시를 조성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8일 “그 동안 정부는 강남권 부동산 수요를 제한하고 지역별 균형 발전을 꾀하기 위해 강남권역의 개발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오히려 강남 집값이 오르는 아이러니가 생겼다”고 말했다.

전날 정부는 수도권 주택 30만 가구 공급방안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9·13대책에서 수도권 30만호 공급계획을 발표하고 일주일 뒤 1차(17곳·3만5000가구), 그해 12월 2차(41곳·15만5000호) 입지를 공개했고 나머지 11만 가구의 입지와 공급일정 등을 이번에 발표한 것이다.

30만 가구 공급의 핵심은 서울에서 2㎞ 거리 안에 300만㎡ 이상의 3기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경기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를 예정지로 선정한데 이어 이번에 경기 고양 창릉, 부천 대장을 추가했다.

그러나 브리핑 자리에서는 “신도시 지역이 강남권 수요를 흡수하는 데 부족해 보인다”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다.

그 동안 정부가 부동산 투기 과열의 주범인 서울 특히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고강도 규제들과 비교했을 때 3기 신도시 개발은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방안'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를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답변은 “강남이 좋습니까?”였다. 웃음도 지었다.
‘강남에 집 살 필요 없도록 만들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실제 3기 신도시는 서울 도심까지 30분 안에 올 수 있도록 교통을 확충하기로 했다. 직장과 교육, 생활문화 기능을 두루 갖춘 자족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고양 창릉과 인접한 경기도 고양 일산신도시 지역 카페에는 정부 발표를 비판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한 주민은 “강남 등 서울 집값은 못 잡고 신도시 예정지 인근 부동산 값만 죽일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예 정부가 강남 집값을 보호하기 위해 3기 신도시 공급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은 서울의 동쪽,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인천 계양은 서울의 서쪽에 있다. 강남은 교묘히 피해갔다. 강남3구 부동산의 희소성만 키웠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개발계획에 들어갔던 과천이 강남과 인접하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과천동, 주암동, 막계동 일원에 위치한 면적 155만5496㎡의 택지만 개발해서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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