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옛길' 걸으며 봄기운 느껴볼까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2019. 4. 2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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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날씨에 맞게 고즈넉한 옛길을 걸으며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5곳을 4월 걷기여행길로 선정했다.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오고 갔던 대관령 옛길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고개가 있는 하늘재길까지 올봄에는 꽃구경뿐 아니라 할머니가 들려줄 법한 오래된 이야기가 담긴 옛길로 걷기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하늘재길은 충주와 영남의 관문인 문경을 잇는 옛길로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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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관광공사 4월 걷기길 선정
문경새재길 제1관문 주흘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날씨에 맞게 고즈넉한 옛길을 걸으며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5곳을 4월 걷기여행길로 선정했다.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오고 갔던 대관령 옛길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고개가 있는 하늘재길까지 올봄에는 꽃구경뿐 아니라 할머니가 들려줄 법한 오래된 이야기가 담긴 옛길로 걷기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선정된 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두루누비(durunubi.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새재 넘어 소조령길, 문경새재길

아름다운 한반도 곳곳의 명소들을 널리 알리고자 선정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이 있다. 그중 예로부터 영남과 한양을 이어주는 길목이었던 문경새재가 1위를 차지했다. 계절의 아름다움이 특히나 눈부신 명소들을 생각한다면 문경새재는 조금은 소박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이유는 단순 볼거리가 아닌 우리 역사가 있고, 유구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옛길 박물관에서 시작해 조령산과 주흘산을 넘어 충렬사까지 이르는 36㎞의 길은 누구나 부담 없이 걷기 좋은 코스다.

연아 닮은 소나무.

충주 풍경길, 하늘재길

하늘재길은 충주와 영남의 관문인 문경을 잇는 옛길로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이다. 영남과 서울을 잇는 죽령보다 2년, 조령(문경새재)보다 1000년이 빠르다. 1800년이 넘는 역사를 품은 그 길이 잘 보존돼 우리에게 숲길을 따라 걷는 힐링 산책로가 됐다. 미륵대원지에서 출발해 하늘재 정상석까지 왕복 4.1㎞의 순환형 코스로, 백두대간 고갯길 중 가장 나지막하고 쉬운 길이다.

계곡이 흐르는 대관령옛길.

대관령 너머길, 대관령옛길

강릉 대관령을 따라 이어진 대관령옛길은 선조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는 곳이다. 영동과 영서의 관문역할을 하던 이 길은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넘던 길이며,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의 영감을 받고, 김홍도가 풍경에 취해 산수화를 그리던 유서 깊은 옛길이다. 역사적 위인들의 숨결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데 백두대간의 뿌리라 할 수 있는 태백산맥의 아름다운 자연까지 품으며 걸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코스 중간 중간에 옛 주막을 복원한 초가집 등 흥미로운 볼거리도 만나볼 수 있다. 국가지정 명승 74호에 선정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죽령옛길에서 볼 수 있는 소백산맥 절경.

소백산 자락길, 죽령 옛길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옛길로 우리 선조들의 삶의 애환 그리고 이야기가 담긴 옛길이다. 예로부터 한양과 경상도를 잇는 최단 경로로 알려져 사람들이 힘들고 위험해도 이 험한 고개를 넘었다고 한다. 과거를 보기 위해 상경하는 선비, 봇짐과 행상을 차고 힘들게 걷는 보부상, 고을에 부임하는 관리 등 다양한 사람들이 걸음을 재촉하며 숨 가쁘게 걸었던 이 길엔 천년이 넘는 세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쌓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희방사역을 시작으로 소백산 자락을 따라 죽령마루를 넘어 단양까지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소백산맥의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옛길의 흔적이 남아있는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백학마을에서 바라본 장성새재 방향.

장성새재길

전남 장성에서 전북 정읍으로 가고자 할 때 넘어야 하는 대표적인 옛 고개다.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와 정읍시 신정동을 이어주는 장성새재는 험준한 백암산(741m)과 입암산(626m) 사이에 절묘하게 숨어 있다. 대동여지도는 달도 숨어 안 보일 정도로 깊은 고개란 뜻으로 월은치(月隱峙)라고 적고 있다. 예전에는 과거를 보러 가던 호남 선비들이 장원의 꿈을 안고 넘었다. 한때 군사작전도로로 이용됐다. 지금은 내장산국립공원 안에 포함돼 비교적 원형이 잘 남아 있다. 울창한 계곡을 끼고 있어 풍경이 수려하고, 길이 유순해 가족이 함께 걷기 좋다.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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