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털이범, 사이드미러 안 접힌 차만 노린 이유는

이태윤 2019. 4. 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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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배경찰서는 17일 고급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문이 잠겨있지 않은 차량을 열고 들어가는 수법으로 총 7회에 걸쳐 23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피의자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제공 서울 방배경찰서]
스무살이 넘도록 직장을 구하지 못한 A씨(22)는 생활비가 필요했다. 그는 주차된 차 중 고급 세단형이나 외제차를 노렸다. 특히 자동차 사이드미러가 접히지 않은 채로 주차된 차가 주요 타깃이었다. 고급 차의 경우 문을 잠그면 자동으로 사이드미러가 접히는 기능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이드미러가 그대로라면 차 문이 열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월 4일 A씨는 서울 서초구에 한 고급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조건에 딱 맞는 고급 세단을 발견했다. 차 안에는 명품 가방도 보였다. 현금 170만원 상당의 가방이었다. 차를 보니 사이드미러도 접혀 있지 않았다. A씨는 승용차 문을 열고 가방을 들고 도망쳤다.

그렇게 A씨는 지난 1월 30일부터 3월 19일까지 서울 서초구ㆍ강남구ㆍ경기 성남 분당ㆍ인천 송도 일대 시세가 높은 고급 아파트단지 주차장을 뒤졌다. 이 방식으로 A씨는 총 7회에 걸쳐 23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A씨의 절도는 경찰이 주차장 등 폐쇠회로(CC)TV 분석을 통한 수사로 덜미를 잡혔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17일 고급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문이 잠겨있지 않은 차량을 열고 들어가는 수법으로 총 7회에 걸쳐 23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피의자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명품백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A씨가 피해차량에 접근하는 영상을 확보해 수사에 착수했다. A씨의 동선을 추적한 경찰은 그가 충청남도 보령시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기차역에 있는 CCTV를 입수하고 A씨가 거주지가 불분명한 점을 고려해 인근 숙박업소, 찜질방, PC방 등을 탐문했다. 결국 A씨는 지난 2일 충남 보령시 대천동에 있는 한 PC방에서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찰은 A씨가 동종 범죄 전과가 있어 추가 범행의 우려가 있는 점과 주거지가 불분명한 점 등의 이유로 11일 A씨를 구속 송치했다.
사건을 맡은 김원영 서울 방배경찰서 경감은 “차 안에 귀중품을 보관하는 것은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고 특히 주차 시에는 반드시 차량 사이드미러를 접고 차량의 문이 잠겼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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