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윤의 스토리가 있는 와인] 바이 오뜨(By Ott) 로제 와인 | 할리우드 스타들 홀린 '로제 와인의 왕'

2019. 4. 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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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장군이 물러나고 따스한 봄이 되니 연분홍 고운 꽃들로 눈과 코가 호강이다. 봄꽃을 연상시키고 식욕을 돋워주는 로제 와인은 뭇 여성의 마음을 흔든다.

다양한 로제 와인 중에서도 필자는 ‘프로방스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도멘 오뜨(Domaine Ott)에서 양조하는 ‘바이 오뜨(By Ott)’를 추천한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로제 와인의 왕(King of Rose)’으로, 모나코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를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 스티븐 스필버그, 샤론 스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알렉 볼드윈, 킴 베이싱어 등이 즐겨 마시면서 유명세를 탔다.

도멘 오뜨의 역사는 18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로방스는 2600년의 포도 재배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지역으로 로제 와인 본고장이다.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 살던 농식물학자 마르셀 오뜨는 젊은 시절 프로방스에 여행을 왔다 아름다운 풍광과 날씨에 매료되고 로제 와인에 푹 빠져 고향을 떠나 이곳에 정착한다. 그리고 직접 포도밭을 가꾸고 그르나슈, 세미용 포도나무를 심으며 최고 품질의 로제 와인을 탄생시켰다. 오늘날 그는 ‘프로방스 로제 와인의 아버지’로 존경받는다.

도멘 오뜨에서 생산되는 로제 와인의 60%는 프랑스 내에서 소비된다. 파리의 최고급 호텔, 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에서 ‘프로방스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극찬을 받았다.

도멘 오뜨의 로제 와인이 특별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도멘 오뜨는 프로방스에서 가장 프리미엄 아펠라시옹(프랑스 와이너리 최상위 등급)인 꼬뜨 드 프로방스(Cote du Provence)와 방돌(Bandol) 지역에 3개의 와이너리를 갖고 있고, 샤또 드 셀(Chateau de Selle), 끌로 미레유(Clos Mireille), 샤또 로마상(Chateau Romassan)에서 최고 품질의 포도를 사용한다.

둘째, 로제 와인만을 위한 양조 방식을 도입했다. 다른 와이너리는 레드 와인을 먼저 만든 후 남은 포도로 로제 와인을 양조한다. 하지만 도멘 오뜨는 처음부터 로제 와인 생산만을 목적으로 양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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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포도를 수확할 때 좋은 포도만을 철저하게 선별한다. 도멘 오뜨는 수확기에 포도밭에서 네 번에 걸쳐 잘 익은 포도를 수작업으로 골라낸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압착한 포도즙 60%를 활용해 고품질 와인을 만든다.

단, 바이 오뜨 로제 와인은 남은 포도즙 중 30%를 사용해 양조한다. 그래도 최상의 와인인 만큼 품질이 훌륭해 ‘부활과 회생의 와인’이라 불린다.

넷째, 최근 압착한 포도즙을 12℃에서 3일 정도 재운 뒤 찌꺼기가 가라앉으면 윗부분만 건져내 사용한다. 좋은 산도를 위해 젖산 발효를 하지 않는 것도 독창적이다.

도멘 오뜨 와인은 샤또 드 셀과 끌로 미레유 두 곳에서 양조한다. 샤또 드 셀은 그르나슈 45%, 생소 35%, 시라 10%, 카베르네 소비뇽 10%를, 끌로 미레유는 그르나슈 60%, 생소 22%, 시라 10%, 카베르네 소비뇽 10% 등을 블렌딩해서 만든다.

필자는 120년 동안 4세대를 가족 경영으로 이어온 도멘 오뜨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바이 오뜨 로제 와인을 시음했다.

로제 와인 특유의 연분홍의 아름다운 빛깔에 복숭아·살구·망고·오렌지·향신료 향이 올라오며, 풍부한 과일 풍미와 산뜻한 신맛의 조화가 일품이다.

음식과의 조화는 해산물, 닭고기, 봄나물 요리 등과 잘 어울리며 가성비 훌륭한 봄의 와인이다. 가격은 6만원대다.

[고재윤 경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 겸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2호 (2019.04.03~2019.04.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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