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사내에 주점·병원·만화방..구글 뺨치는 '깨알복지' 판교
지정 미용실서 공짜로 머리 깎고
사내 전문의에게 건강 진단·상담
캠핑카 마련해 2박3일 빌려 줘
5성 호텔급 식사 제공하는 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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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판교는 대한민국의 새 성장동력이다. 공장 굴뚝 하나 없는 이곳에 1200여 개 기업, 7만 여 명의 인재들이 한국판 구글ㆍ페이스북을 꿈꾸며 일한다. 한국 제조업은 휘청거리지만, 판교 기업들은 기술과 아이디어로 미래를 바꾸려 한다. 판교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중앙일보는 2019년 한해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디지털 시리즈를 통해 판교 태크노밸리 기업과 사람들의 꿈·희망·생활을 해부한다.
168만 시간.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일하는 7만 여 명 인재들의 하루 시간을 모은 산술적 총합이다. 이 곳에 있는 1200여개 기업은 매일 축적되는 직원들의 168만 시간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새로운 기술과 제품으로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직원 수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스타트업이 많아 직원 한 명 한 명이 가진 시간자산의 상대적 가치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수천 명, 수만 명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기존 대기업과는 직원의 시간을 다루는 DNA 자체가 다르다는 얘기다.
그래서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에선 "직원의 시간을 회사가 아껴준다"는 말이 나온다. 업무 외 분야에서 회사가 직원들 시간의 누수를 최대한 줄여 업무 집중도와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도 좋고 직원도 좋은 이른바 ‘판교식 직원복지 모델’은 그렇게 탄생했다.
게임개발자 커트 비용, 회사가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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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은 일만 하면, 나머지는 회사가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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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아르투아 마음껏 뽑아먹는 생맥주 기계
병원ㆍ한의원ㆍ우체국ㆍ5성급호텔 식당도 회사 안으로
인근에 있는 넥슨 코리아 사내에는 문서 수발실이 있다. 다른 기업과 다른 점은 업무용 뿐만 아니라 개인용 등기우편 및 일반우편, 퀵서비스 발송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글과 컴퓨터는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한차례 한의사가 회사를 방문해 직원들 진맥을 해주는 ‘찾아가는 한의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업무로 바쁜 직원들이 병원ㆍ우체국을 찾아 회사 밖을 나서는 수고를 덜어주는 복지제도들이다.
질 좋은 구내 식당과 분위기 좋은 사내 카페 시설은 판교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힘주는 복지 분야다. 직원들이 매 끼니 뭘 먹을지 고민하고 커피 한잔을 위해 회사 밖을 헤매는 대신 사내에서 삼시세끼 만족도 높은 식사와 음료로 해결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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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에 스테이크, 스시, 안동찜닭, 피자, 쌀국수…
공학기술용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마이다스아이티는 5성급 호텔 뷔페 출신 셰프 10명이 만드는 식사를 매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3일에는 스테이크, 스시, 안동찜닭, 피자, 치킨, 회, 쌀국수, 똠양꿍, 간장닭구이, 육회비빔밥, 소고기 볶음면, 김치찜 등이 나왔다. 아침은 1000원, 점심은 4000원, 저녁은 무료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달에 한번 셰프가 요리한 반조리 상태의 음식을 집에 가져가는 ‘시크릿 셰프’ 행사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박민제ㆍ이우림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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