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집값 영향은? "강남생활권 등 '장기적 안정' 도움 될 것"

김유리 2018. 12. 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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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정부가 19일 수도권 '제3기 신도시' 입지로 경기도 하남과 남양주, 인천계양, 과천 등 4곳을 발표하면서 최근 치솟은 서울 집값 안정과 수도권 주거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크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를 비롯한 택지 공급이 장기적인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다만 합리적 분양가와 광역교통망 인프라 개선 속도, 지역민 등과의 원만한 합의 등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 브리핑을 통해 경기 남양주(1134만㎡), 하남(649만㎡), 인천계양(335만㎡), 과천(155만㎡) 등 4곳을 대규모 택지로 개발하고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에 국유공지와 유휴 군부지 등을 32개의 중소규모 택지단지로 조성키로 했다. 3기 신도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 역시 더욱 확충하기로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천(과천)과 하남(교남)은 강남권 접근성이 좋아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과천은 우면동이나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연계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면동 일대와 결합한 첨단 연구개발(R&D) 등 업무지구 성공 가능성도 높다는 설명이다.

하남은 위례신도시 북단과 거여마천 재정비촉진지구, 감일지구(포웰시티), 교남지구, 미사지구를 잇는 주거벨트를 형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강동구 둔촌·길동과 가까워 차량을 이용하면 강남까지 20분대, 분당까지 30분대에 진입이 가능한 이점 있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하남 등은 강남 생활권이라 강남 집값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서울 집값이 안정화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계양은 마곡지구, 김포공항역과 가깝고 인근 인천 지하철 1호선 연장에 따른 검단신도시 연계 개발도 가능한 위치다. 김포공항역은 5호선, 9호선, 공항철도가 교차하는 4중 역세권으로 인근 마곡지구와 연계한 자족 기능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남양주(왕숙)은 기존 다산신도시와 별내지구의 택지 확장으로 판단했다. 함 랩장은 "동북부 주택수요 및 한강이남 출퇴근 수요의 분산이 기대된다"며 "다만 별내, 다산, 왕숙 등 대량 공급에 따른 물량 부담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3기 신도시 발표가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발표는 도심과 외곽에 걸쳐 동시다발로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시장에 비교적 강한 '공급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최근 이어지고 있는 집값 안정세는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과 세금 규제등 수요 압박에 이어 이번에 공급 처방까지 시작돼 안정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주택 대량 공급 시그널을 통해 중장기적인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함 랩장은 "집값 불안기 대량 공급정책은 실수요자들에게 주는 공급 시그널"이라며 "정부 계획대로라면 향후 수도권에 공급될 물량이 총 30만가구정도 되고, 12·19대책을 통해 총 41곳에 15만5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라 장기적인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강남 등 서울 특정지역 유효수요의 분산은 어렵겠지만 3기 신도시가 서울 출퇴근 30분 거리에 조성될 예정이어서 20~40대 내집마련 수요의 관심을 끌 수는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 랩장은 "신도시들이 거의 서울과 연담화 돼있는 곳이라 서울 과밀화 분산 효과보다는 서울이 더 외곽으로 광역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3기 신도시로 인한 미분양이나 집값 폭락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는 설명이다. 택지조성부터 첫 분양까지 적어도 3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신도시 대량 공급으로 인한 집값 급락 우려는 낮다는 것이다. 다만 신도시는 분양과 입주가 대부분 비슷한 시기 이뤄지는 만큼 지역 내 일시적 임대료 하락이나 가격하락 같은 부침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 등 유휴부지 활용한 소규모 택지 공급책은 해당 물량 공급에 따른 직접적인 집값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다만 '서울 내 효율적인 주택공급'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심 교수는 "서울은 그린벨트 대신 유휴 군부지 등을 찾고 용적률을 상향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공급 규모가 제한적인 데다 주민 반대 등이 예상돼 그 자체로 공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함 랩장은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고 대부분 교통망 접근성이 좋다는 점에서 청년·신혼부부가 선호하는 중소형 주택 공급에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3기 신도시 성공의 관건은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합리적 분양가와 택지조성 시 약속한 자족기능, 광역교통망 인프라 개선 속도 등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함 랩장은 "단순히 택지지구 내 2배 이상의 도시지원시설용지(벤처기업시설, 소프트웨어진흥시설, 도시형공장 등)를 확보한다고 해서 판교신도시 처럼 자족 기능이 안착하고 자발적인 기업 육성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세금 및 임대료 인하 외에도 기업을 위한 다양한 행정 지원과 문화·교육·업무집적을 통해 장기적으로 기업이 안착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 주민 및 지자체와 유기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점도 직면한 과제다. 택지보상과 신도시 개발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이견(노후 주거지 공동화 현상, 신도시 빨대효과, 주거지 과밀화, 낮은 택지보상가 등)을 봉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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