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멧도요새 이야기'·'마흔에 관하여' 外

◆멧도요새 이야기=노르망디 시골과 바다, 전쟁을 배경으로 농부, 사냥꾼, 뱃사람 등을 등장시켜 인간의 본성을 포착한 단편소설집. 평범한 듯 보이는 사건에서 인간의 이중성, 탐욕과 교만, 어리석음과 잔인함 등에 주목해 어둡고 능글맞은 실체를 끄집어낸다. 여자 앞에서 본능을 숨기지 못하고 돼지처럼 행동하는 남자, 세금이 아까워 키우던 강아지를 우물 속으로 던져버린 여자들, 남편과 자식들에게 평생 멸시와 무시를 당하며 생쥐처럼 살아가는 어머니 등이다. 성과 본능, 부르주아의 위선, 전쟁과 사람 등을 통해 인간의 어두운 본성뿐 아니라 사랑, 연민, 용기, 헌신 등을 상기시킨다. 놀라울 정도로 과감하고 신선한 묘사로 지루할 틈이 없다. 본능적으로 삶의 세밀한 면면을 발견해 기술한 기 드 모파상의 경이로운 예술세계다. (기 드 모파상/백선희 옮김/새움)

◆마흔에 관하여: 비로소 가능한 그 모든 시작들=마흔 살을 전후로 느낀 변화와 깨달음을 세심하게 기록한 에세이. 저자에게 마흔은 청춘과 노년의 의미를 이해하는 시간이다. "내가 처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 시작한 나이다. 마흔 이후 나는 내 '그림자'를 완전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썼다. 마흔의 면모는 다섯 가지 주제로 나뉘어 묘파된다. 새로움, 나다움, 자신과의 화해, 깊이, 실현 등이다. 이를 온몸으로 껴안아야 우리가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며 토닥인다. "어쩌면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살아온 그 모든 과거의 힘이, 내가 지나쳐온 모든 시간이 나를 지켜주는 느낌이었을지도 모른다. 힘겨울 때마다 나를 지켜주었던,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견뎌왔던 시간의 향기가 나를 매번 다시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있게 만들었다." (정여울/한겨레출판)

◆드로잉 메뉴: 한 잔에 담긴 동시대 미술 2006-2018=테이크아웃드로잉은 외부 지원으로부터 독립해 문화공간을 그 자체로 자가 발전시키는 미술관이다. 예술가들을 초대하고 작업을 준비할 수 있는 '카페 레지던시'의 기회를 제공한다. 많은 카페들이 예술가들이 작업을 구상하는 중요한 장소가 되면서 방문자들은 해당 작가의 작품 속에서 커피와 차를 마시며 동시대 현대미술의 변화를 목격했다. 이 책에는 자가 발전이 가능할 수 있었던 비결과 그동안 소개된 전시의 발자취가 담겨있다. 전시에 참여한 함성호 시인의 드로잉 메뉴 체험기와 신현진의 비평 등도 읽을 수 있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은 물론 동시대 미술의 키워드와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테이크아웃드로잉 외/테이크아웃드로잉)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