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 들여다본 닛코의 속살
[오마이뉴스 이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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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벽의 "마상소년"시 |
ⓒ 이상기 |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좋아졌다. 오늘 닛코 국립공원을 관광해야 하는데 천만다행이다. 호텔을 나오면서 벽에서 눈에 띄는 한시(漢詩)를 볼 수 있었다. 처음 보는 시인지라 자료를 통해 확인해 보니 다테 마사무네(伊達政宗: 1567~1636)의 오언절구다.
말 타고 소년시절을 보냈더니 馬上少年過
세상을 평정하고 백발이 되었더라. 世平白?多
쇠잔한 몸은 하늘이 준 거지만 殘軀天所赦
이 또한 즐거움 아니겠는가? 不樂是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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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헤이시 가도 |
ⓒ 이상기 |
카누마(鹿沼)의 호텔을 나온 버스는 기타카누마(北鹿沼) 지역에서 레이헤이시 가도로 들어선다. 레이헤이시는 닛코에 도쿠가와 이에야스 사당이 조성된 후 이곳에 폐백(幣帛)을 바치러 간 칙사를 말한다.
이들은 도쿄에서 닛코로 갈 때 도치기, 카누마를 거쳐 닛코로 들어갔다. 이 가도에는 길 양쪽으로 삼나무(杉木)가 심어져 있어 운치가 있다. 또 길의 폭이 좁아 대형버스는 운행이 제한된다. 우리는 중형버스를 타고 오사와(大澤)까지 이 길을 따라간다.
우리는 도사와(土澤)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로 들어서 이마이치(今市)와 닛코를 지나 주젠지호(中禪寺湖) 쪽으로 올라간다. 기요다키(淸?) 나들목에서 나온 버스는 120번 도로로 들어서 산길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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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쿠니코로 가는 길 |
ⓒ 이상기 |
이로하자카는 오르는 다이니이로하자카가 20구비, 내려가는 다이이치이로하자카(第一いろは坂)가 28구비로 도합 48구비다.
주젠지호 지나 오쿠니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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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젠지호와 후타라산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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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젠지호 입구에는 후타라산신사가 있고 주젠지가 있다. 우리는 주젠지 쪽은 나중에 보기로 하고 120번 도로를 따라 오쿠니코로 향한다. 오쿠니코는 입구의 주구시(中宮祠) 지역과 안쪽의 유모토(湯元) 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오쿠니코 상주인구는 90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산악온천관광지여서 사시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길 왼쪽으로 주젠지호가 있고 오른쪽으로 난타이산이 있다. 그러므로 길은 아야메(菖蒲)까지 주젠지호를 따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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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조가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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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에 의하면 이곳 센조가하라에서 시모노쿠니 난타이산 산신인 후타라와 우에노쿠니(上野國) 아카기산(赤城山) 산신인 아카기가 주젠지호를 차지하기 위해 큰 싸움을 벌였다.
유노호(湯ノ湖) 아래 유타키 올려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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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키(폭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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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키는 유노호 하류의 물이 큰 낙차로 떨어지며 만들어진 폭포다. 높이는 50m나 되며 위에서 아래로 넓어지는 형태다. 아래쪽 가장 넓은 곳은 폭이 25m에 이른다. 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관폭대로 불리는 목조다리를 지나가야 한다. 다리 건너 폭포 아래로 내려가면 폭포수에 발을 담글 수도 있다.
그러나 폭포와 조망하는 지점이 너무 가까워 장관을 보기는 어렵다. 유타키는 케곤노다키(華嚴の?), 류즈노다키(龍頭の?)와 함께 오쿠닛코 3대 폭포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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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어 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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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와의 수질은 환경기준에 따른 BOD가 1.0mg/ℓ로 1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낚시를 통해 은어, 송어 등이 잡히고 있다. 송어는 양식이 가능하지만 은어는 양식할 수 없어 더 귀한 어종으로 대접받고 있다.
주젠지호와 난타이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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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젠지호와 난타이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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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와를 흐르는 물은 하류에 이르러 류즈노다키 폭포를 이루고 아야메가하마에서 주젠지호로 흘러 들어간다. 주젠지호는 수심이 172m, 둘레가 28㎞나 되는 큰 호수다. 주젠지호는 2만 년전 난타이산의 분화로 생긴 자연호수다. 호수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주위를 걷거나 유람선을 타야 한다. 주변 25㎞의 트레킹 코스를 9시잔 정도면 돌 수 있다고 한다. 유람선은 후나노에키(船の驛)에서 출발하며 1시간 정도면 한 바퀴 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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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타이산 등산기점인 주구시: 오른쪽으로 등정기점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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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출발점은 난타이산 남쪽 주구시다.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3시간 30분, 내려오는데 2시간 30분, 도합 6시간이면 왕복할 수 있다고 한다. 주구시에서 입산요금을 지불하면 안전을 기원하는 부적을 받을 수 있다.
조금 올라가면 요배소(遙拜所)가 나오고 이곳에서 산 정상을 향해 절을 한다. 3부 능선부터 4부 능선까지는 산을 오르는 도로와 만나게 된다. 4부 능선에는 석조 도리이(石鳥居)가 있어 신성한 영역으로 들어감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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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젠지(中禪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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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됴쇼닌(勝道上人)은 782년 이곳 난타이산에 불교를 들여왔고, 784년 산과 호숫가에 절을 지었다고 한다. 그 절이 현재 후타라산신사 자리에 있던 진구지(神宮寺)로 주젠지의 전신이다.
이곳에는 나무로 만든 천수관음이 모셔져 관음신앙의 본산지가 됐다. 쇼도쇼닌은 817년 세상을 떠났고, 그의 유골 일부가 호수의 섬 우에노시마(上野島)에 묻혔다고 한다. 주젠지는 불교와 신도가 분리되면서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매년 8월 4일에는 쇼넨쇼닌이 머물던 땅을 배를 타고 순례하는 후나젠지유(船?頂) 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관광객은 주젠지호를 매일 운행하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유람선은 겨울철을 제외한 4월 중순부터 11월 30일까지 7개월 보름 정도 운행한다. 호수를 일주하는 데 공식적으로 55분이 걸린다. 요금은 구간에 따라 160엔부터 1500엔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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