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탓에 논술고사에 몰린 수험생..40대 1의 '희망고문'

2018. 11. 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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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지난 15일, 문제를 받아본 학생들은 1교시부터 높은 대입의 벽을 실감했다.

주요 입시기관이 예상하는 1교시 국어영역 1등급컷은 85점, 지난해보다 9점, 올해 '9월 평가원 모의고사'보다 무려 12점 떨어졌다.

이날 건국대학교에는 수능이 끝난 해방감을 만끽하지도 못한 2만213명의 수험생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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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점 공정성, 사교육 조장 논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2019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학교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지난 15일, 문제를 받아본 학생들은 1교시부터 높은 대입의 벽을 실감했다. 주요 입시기관이 예상하는 1교시 국어영역 1등급컷은 85점, 지난해보다 9점, 올해 ‘9월 평가원 모의고사’보다 무려 12점 떨어졌다.

어려웠던 수능으로 정시전형에서 자신의 경쟁력이 낮을 거라 판단한 수험생들은 관심을 논술 전형으로 돌렸다. 하지만 논술 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하는 것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 만큼 어렵다.

17일 오전 7시 파주에서 첫차를 타고 건국대에 왔다는 김모(18)양은 “수험장에 들어가면 손부터 떨 것 같다”며 “합격만 된다면 학교 앞에서 5000번 절할 것”이라며 간절한 심정을 전했다.

이날 건국대학교에는 수능이 끝난 해방감을 만끽하지도 못한 2만213명의 수험생이 몰렸다. 건국대에서 논술우수자 전형을 통해 선발하는 인원은 465명이다. 논술 고사장에 온 1만9748명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경기 수원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실시된 2018학년도 대입 논술고사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뉴시스

연세대학교 논술 전형에 응시한 최모(19)군은 “모의고사 점수가 잘 나와서 정시로 승부해도 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가채점 후 전략이 바뀌었다”며 “점수가 논술 최저등급 기준을 겨우 맞출 정도로 나와 논술을 열심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논술 전형 경쟁률도 건국대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연세대는 논술 전형으로 643명을 모집하는데, 지원자는 3만6683명이었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심리학과는 6명 모집에 836명이 몰렸다. 수만 명의 학생들은 낙방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다른 서울 주요 대학들의 논술 전형도 사정은 비슷하다. 770명을 뽑는 경희대학교에는 4만4600여 명이 지원했고, 성균관대학교 역시 900명 모집에 4만7000여 명이 지원했다. 10명을 선발하는 인하대 의예과 논술 전형에는 3814명이 지원해 경쟁률 381대 1을 기록했다. 올해 전체 대학 논술 평균 경쟁률은 39.25대이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2019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 어머니가 아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대학별 논술고사가 간절함을 미끼로 학생들에게 ‘희망 고문’을 하고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번의 논술 고사에 모두 불합격하고 정시로 대학입학에 성공한 김모(24)씨는 18일 “논술 전형 준비를 위해 열심히 학원에 다녔지만 결국 한 곳도 합격하지 못했다”며 “몇만 장에 달하는 논술 답안지를 채점자가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충남 서령고 최진규 교사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수업만으로 논술 대비가 쉽지 않다”며 “사교육 유발 효과가 가장 큰 전형”이라고 했다.

박태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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