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의 푸드애(愛)]한국오면 꼭 산다는 커피믹스..탄생·성장 비화(종합)
국민커피 '맥심 모카골드'
세계가 반한 한국형 커피믹스
동서식품 1976년 첫 개발…1989년 모카골드 출시
직접 타먹는 IMF 시절 급성장…한국 필수 쇼핑아이템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노란색 커피믹스인 '맥심 모카골드'. 1989년 출시 이래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1인당 커피소비 연간 500잔 이상, 세계에서도 유달리 커피를 좋아하는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탄생배경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커피믹스는 커피와 크리머, 설탕을 이상적으로 배합한 방습포장의 일회용 제품으로 커피전문기업 동서식품이 1976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 인스턴트 커피 생산의 노하우를 응용해 한 차원 발전시킨 일종의 파생상품이었다. 그런데 휴대가 간편하고 보관이 쉽고 언제 어디에서나 뜨거운 물만 있으면 손쉽게 타서 마실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누가 타도 맛있다는 점도 입맛을 끈 요인이다.

◆커피믹스 탄생, 그리고 성장= 동서식품은 커피믹스를 세계 최초 개발할 수 있었던 비결로 '프리마'를 꼽았다. 프리마는 1974년 동서식품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분말형 크리머로 가격이 저렴하고 보관이 용이해 기존 액상형 크리머의 단점을 개선한 제품이다. 야자유로부터 나온 고소한 향 역시 한국인들의 기호에 잘 맞았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프리마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모든 노하우를 커피믹스 개발에 고스란히 반영했다"고 회고했다.
커피믹스 시장이 급성장하는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1997년 불어닥친 외환위기다. 국제통화기금(IMF) 이전에는 커피를 타는 사람의 '손맛'에 따라 맛이 달랐으며, 사무실 등에서 커피를 부하 직원이 타서 주는 문화가 있었다. 그러나 구조조정으로 인해 직원이 줄자 커피를 직접 타서 마시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최적의 배합비가 맞춰져 일정한 맛을 내면서도 손쉽게 탈 수 있는 커피믹스가 주목을 받게 됐다. 우스갯소리로 IMF가 커피믹스를 키웠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이후 뜨거운 물이 나오는 냉온수기의 보급률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커피믹스는 명실상부한 사무실 탕비창고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커피믹스는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커피음료다. 관세청과 커피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의 규모는 11조74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국민 전체(한국 인구 5177만명)가 1년 동안 마신 커피를 잔수로 보면 약 265억잔에 달한다. 1인당 연간 512잔꼴로 커피를 마신 셈이다. 종류별로는 커피믹스가 130억5000만잔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원두커피 48억잔, 캔커피 등 각종 커피음료 40억5000만잔, 인스턴트 커피 31억잔, 인스턴트 원두커피 16억잔 등의 순이다.

◆끊임없는 제품 혁신…모카골드의 탄생= 커피믹스 중에서 동서식품의 브랜드가 계속 사랑을 받는 비결은 끊임없는 제품 혁신으로 꼽힌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여러 업체들의 등장으로 국내 커피 시장의 경쟁이 날로 격화됨에 따라 동서식품은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갖춘 커피 개발에 매진했다. 원두 로스팅의 강도, 커피추출 공정 등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연구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1989년 풍부한 향의 부드러운 커피 '맥심 모카골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맥심 모카골드'는 동서식품의 50년 커피 제조 노하우가 총망라된 제품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맥심 모카골드가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커피믹스 판매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던 비결은 바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맛'을 만드는 황금 비율에 있다"며 "콜롬비아, 온두라스, 페루 등의 아라비카 원두를 엄선해 오랜 기간 소비자 조사를 통해 도출한 최적의 비율로 블렌딩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맥심 모카골드는 국내를 넘어 해외 소비자 및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한국에서 꼭 맛봐야 하는 먹거리', '필수 쇼핑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종합쇼핑몰 '아마존'에서 동서식품의 커피믹스는 별 5개 만점, 만족도 기준 4.5점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제품 리뷰에서도 "나는 세계의 다양한 커피를 마셔봤지만 이 제품(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이 최고다" 등의 후기가 넘쳐난다.

◆소비자 편의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동서식품은 1996년 세계 최초로 커피, 프리마, 설탕을 명확하게 구분해 소비자가 각자의 기호에 맞게 설탕량을 조절 할 수 있도록 포장설비를 구축하는 등 소비자의 편의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낱개 포장을 가로로 쉽게 찢을 수 있도록 레이저로 포장지 위에 보이지 않는 커팅 선을 낸 '이지 컷(Easy-cut)'이다.
이지 컷 방식은 기존의 세로로 찢는 형태의 커피믹스와 달리 포장을 찢었을 때 내용물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방지하고, 적은 힘으로도 쉽게 개봉할 수 있게 해 소비자들이 느끼던 불편함을 말끔히 해소했다. 또한 커피믹스 끝부분은 '설탕조절 부분'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개인의 취향에 맞게 맛과 당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동서식품은 제품 상자뿐 아니라, 커피믹스 스틱 포장의 겉면에도 제품의 유통기한을 모두 표기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완제품의 외장 포장에만 유통기한을 표기해도 무방하지만 소비자들이 커피믹스 스틱만 따로 보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커피 한 잔의 경험, 맥심 모카골드 팝업카페= 맥심 모카골드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 개발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맥심 모카골드와 함께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2015년 제주도 '모카다방'을 시작으로 2016년 서울 성수동 '모카책방', 2017년 부산 청사포 해변 '모카사진관' 등을 매년 선보이며 식품업계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은 체험형 마케팅을 선도해왔다.
올해 7월 전북 전주에 선보인 모카골드의 네 번째 팝업 카페인 ‘모카우체국’은 두달 여간의 운영기간 동안 하루 평균 1700여명, 총 방문객 10만5000명을 기록하며 전주 한옥마을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방문자 누구나 무료로 맥심 모카골드를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고즈넉한 한옥마을의 전경을 배경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전주 시민과 관광객들의 자연스러운 발걸음을 유도했다.
또한 건물 곳곳에는 모카우체국을 상징하는 노란색 우체통을 비롯해 우편창구, 우편함 등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소품들을 배치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모카씰 만들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영상편지 보내기 등 우체국을 테마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고객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제공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맥심 커피믹스는 앞으로도 오랜 전통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커피 한 잔의 여유와 행복'을 전할 수 있도록 활발한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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