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바오에 빠진 엄마,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본선 진출 21명, 갈고 닦은 실력 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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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갑자기 딴 사람이 되셨어요. 작년부터 중국어를 배우시더니, 집에 중국산 제품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어디에서 사온 물건인지 여쭤보니 엄마는 조심스럽게 '타오바오'를 외치셨습니다. 아~ 엄마가 중국어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바로 타오바오였어요."
실감나는 표정과 손짓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군산제일고등학교 1학년 송기훈 학생. 타오바오 쇼핑에 푹 빠진 어머니의 이야기와 어머니를 도와 타오바오에 온라인 상점을 열고 싶은 자신의 꿈을 재미있게 이야기했습니다.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로 말입니다.
한중우호협회와 주한중국대사관이 공동주최하는 금호아시아나배 제18회 전국고등학생 중국어 말하기 대회가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문호아트홀에서 열렸습니다. 예선을 통과한 스물한 명의 고등학생이 갈고 닦은 중국어 실력을 맘껏 뽐냈습니다. 중국어를 배우게 된 사연, 중국에 대한 풍습, 중국 문화에 대한 느낌 등 각자의 이야깃거리가 다양했습니다. 3분간 발을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신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이들을 보며 청중들은 웃음과 환호, 그리고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심사는 중화권 국가 체류 기간을 기준으로 최근 8년간 중화권 국가 유학 경험이 6개월 미만인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A조), 그리고 외국어고 중국어과나 화교학교 재학생, 또는 최근 8년간 중화권 국가 유학 경험이 6개월에서 3년 미만인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B조)으로 구분해 진행됐습니다.
대상을 받은 송기훈 군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중국어를 접했습니다. 우리말과 비슷한 듯 다른 중국어가 재미있게 느껴져 2년간 열심히 배웠다고 합니다. 기훈 군은 "친구들과 노느라 공부를 잠시 소홀히 하기도 했지만 어머니와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중국어를 계속 공부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며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대회에 참가하는 딸을 위해 목포에서 함께 올라온 조승미씨는 "요즘 아이들은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외국어를 즐기며 공부하는 것 같다"며 "중국어를 좋아하는 딸이 위챗으로 중국 현지 친구들과 소통하고 웨이보로 중국의 소식을 접하는 것을 보고 시대가 달라졌다는걸 실감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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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국 단국대 중문과 교수(심사위원장)가 전하는 중국어 공부법
1. 소리내어 책을 읽자.
아침에 일어나 익숙한 중국어 책을 큰 소리로 30분간 읽자. 일부러 어려운 책을 고를 필요가 없다. 잘 알고 있는 내용을 소리 내어 읽는 것 만으로 중국어에 대한 감을 찾게 된다. 하루종일 중국어가 잘 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2. 고전과 시를 외우자.
암기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도 많지만 중국어를 배울 때는 외우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의 고전과 시를 많이 외우고 있으면 그와 흡사한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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