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서 한국전쟁 정전 협정 65주년 기념

김혜원 2018. 7. 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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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한국전쟁 정전 협정 65주년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참전 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 행사가 열렸다.

미국 한국전참전용사협회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참전 유공자 100여명와 주미 대사관 국방무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 행사를 가졌다. 참전 유공자들은 유엔 참전 21개국을 대신해 이날 행사에서 백장미를 헌화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도 참전 용사들이 박효성 뉴욕 총영사, 찰스 랭걸 전 하원의원과 함께 기념식을 개최했다. 행사에 참석한 참전 용사들은 감격의 눈시울을 붉혔다. 뉴욕 한국전참전용사협회의 회장인 샐 스칼래토는 "우리가 귀국했을 땐 퍼레이드 따위가 전혀 없었다"며 "그냥 제대해서 직장으로 갔다"고 말했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의 외곽 에번데일의 제너럴일렉트릭(GE) 항공기 공장에서는 육해공 참전 용사 70여명이 모여 기념일을 보냈다. 이들은 미국 항공기가 북한으로 들어가 55상자에 담긴 미군 전몰 장병들의 유해를 회수한다는 드문 사실에 기뻐했다.

해군 참전 용사인 로버트 제이컵스는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반색했다. 참전 용사들은 유해의 신원이 확인돼 유족들이 장례를 치르고 훈장을 대신 받아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을 일단락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제이컵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미국의 적들과 대화하고 있다"면서 "엄청나게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남북한의 전쟁 상태는 많은 해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최소한 그들이 대화하고 있으면 종국에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뭉쳐서 통일된 코리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쟁에서 실종된 미군은 7700여명으로 기록돼 있으며 5300여명의 유해가 아직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군 전사자는 3만6000명 정도다. 제이컵스는 "북한 지형을 아는 까닭에 나는 전사자를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데려올 것이라는 데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불행히도 전쟁은 끔찍했고 그들은 죽어서 묻혔고 아무도 그들의 무덤에 표시를 남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캐나다도 수도 오타와, 온타리오 주 브램턴,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버나비 등 전역에서 '제5회 캐나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의 날'을 열었다. 캐나다는 연아 마틴(한국명 김연아)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의 주도로 한국전쟁 참전 용사의 날을 국가 기념일로 2013년 제정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평화 복원에 힘을 보태는 데 자기 목숨을 바친 이들을 잊으면 안된다"며 "그들의 용기를 기억해야 하고 우리 군대와 동맹들의 노력 덕분에 오늘날 한국이 번영하는 국가이자 캐나다의 친애하는 우방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사들은 한국전쟁 때 적군만큼이나 위험한 극단적이고 변덕스러운 날씨를 견뎌냈다"며 "그들은 장맛비가 참호를 진흙탕으로 무너뜨려 가슴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잠들었고, 겨울에는 식량이 얼음으로 변하고 총까지 막혀버리도록 하는 혹한 속에 동상과 저체온증과 맞섰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한국전쟁에 2만6791명을 파병했으나 캐나다 대중 가운데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병자 중 516명은 전사하고 1042명은 다쳤다. 정전 협정 이후에도 캐나다 병사 7000여명이 남아 유엔의 정전 업무에 참여했다.

호주에서도 한국전쟁이 '잊힌 전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제로 수도 캔버라 등지에서 정전 65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호주 퇴역군인협회 타리 지부 회장인 찰스 피서는 뉴사우스웨일스 주 타리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잊힌 전쟁으로 알려진 한국전쟁에서 궁극적인 희생을 한 이들을 기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는 한국전쟁에 1만8000여명을 파병했다. 전사자 350여명을 포함해 사상자는 1500명이었으며 포로는 30명, 실종자는 43명으로 기록돼 있다.

한국전쟁 때 유엔을 통해 전투 병력을 파견한 국가는 미국, 캐나다, 호주를 비롯해 그리스, 터키, 프랑스, 남아공,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뉴질랜드, 영국, 태국,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필리핀 등 16개국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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