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디자인에 흡족..'아동화' 신는 어른들

손현진 기자 2018. 7.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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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손현진 기자]
가격이나 사이즈, 디자인 등의 이점에 따라 아동용 신발을 구매해 신는 성인 소비자들이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아동화 사이즈 폭을 확대한 플레이키즈 프로. ⓒ한세드림

가격이나 사이즈, 디자인 등의 이점에 따라 아동용 신발을 구매해 신는 성인 소비자들이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아동 패션의 흐름도 성인의 취향에 부합하게 진화하고 있어 이같은 수요가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동용으로 출시된 신발을 구매하려는 성인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동화를 이용하는 이유로 흔히 꼽히는 것은 '사이즈'다. 체구가 작은 성인 중에서 발 크기가 225mm 이하인 경우, 발에 딱 맞는 기성화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성인 기성화의 최소 사이즈는 여성용 230mm, 남성용 250mm 선이다. 반면 아동용 신발은 최대 220mm까지 출시되는 경우가 많아 225mm 이하 사이즈를 찾는 성인 소비자들은 아동화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한 20대 여성 소비자는 "200mm 아동화는 발에 딱 맞게 들어가는데 성인 운동화에서는 사이즈를 찾기 힘들다"며 "최소 사이즈를 사서 깔창을 깔고 신더라도 헐떡여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런 고충을 고려해 금강제화는 특대·특소 신발 전문매장인 '빅앤스몰(Big&Small)'로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빅앤스몰 카테고리는 남성용 230~240mm와 280~310mm, 여성용 210~220mm와 250~260mm 제품을 갖추고 있다. 현재 전국 금강제화 직영점이나 백화점, 아울렛 등에서 총 20개 오프라인 매장이 운영 중이다.

최근 출시되는 아동화는 사이즈 폭을 늘리고 디자인 측면에서도 성인 패션과 비슷하게 변하고 있어 이같은 수요에 한층 더 맞아떨어지고 있다. 키즈 스포츠 멀티스토어 '플레이키즈 프로'는 성장이 빠른 아동을 위해 최대 250mm의 신발을 출시하고 있다.

키즈 브랜드들은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데 따라 폭넓은 사이즈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교육부가 발표한 ‘2017년 전국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생 평균 키는 남학생 151.9cm, 여학생이 152.3cm로 10년 전인 2008년에 비해 각각 1.6cm, 1.3cm 커졌다.

의류 카테고리도 마찬가지다. 미국 진캐주얼 '리바이스 키즈'는 4~16세까지 폭넓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가장 큰 사이즈인 XL 상의는 165cm, 16호 하의는 175cm의 신장을 가진 아이들도 착용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성인과 아이의 '시밀러룩'을 선보인 NBA. ⓒNBA

은수빈 한세드림 마케팅팀 팀장은 “과거에 비해 평균 키가 커지고, 비만율이 높아지는 등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져 앞으로도 다양한 체형에 맞춘 제품 사이즈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존에 아동 패션 시장을 주름잡았던 공주·로봇 캐릭터 상품 대신 성인용을 크기만 줄인 듯한 디자인도 인기를 얻고 있다. 심플한 로고만 박힌 스포츠 브랜드 제품은 물론, 캐주얼 브랜드도 '유럽풍'이나 '스트릿 감성'을 내세우고 있어 성인 제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일부 브랜드는 남성화·여성화를 그대로 축소한 모양의 아동용 신발을 출시하면서 부모와 자녀의 '커플 슈즈'를 제안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슈즈 멀티숍 ABC마트는 지난 4월 키즈 전용매장 'ABC키즈마트'를 오픈하고, 키즈&맘 콘셉트로 아이와 엄마가 함께 신을 수 있는 커플 슈즈를 선보였다.

아동화는 성인화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도 부합하고 있다. 이탈리아 명품 스니커즈 브랜드 '골든구스'는 키즈 제품을 34사이즈(225~230mm)까지 내고 있어 일부 성인들도 착용할 수 있는데, 가격을 보면 성인용은 한 켤레에 60만원 후반에서 80만원대까지 호가하는 것과 달리 키즈용은 20~30만원대에 불과해 최대 2~3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 다른 여성 소비자는 "발도 작고 체구도 작은 편인데 성인과 똑같은 디자인의 키즈 제품이 있으면 무조건 그걸 산다"며 "특히 외국 브랜드는 아동용도 충분히 성인이 입을 수 있어서 자주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같은 수요가 유아동 패션시장의 성장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아동 패션시장 규모는 지난해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2015년에 13.5%, 2016년 12.2% 고성장을 기록하는 등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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