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게임에 결석도..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19만여명
정종훈 2018. 6. 22. 11:02
결국 김군은 지각을 밥 먹듯 하다가 아예 학교에 안 가는 날이 많아졌다. 학교 벌점은 계속 늘어갔다. 김군의 부모는 그제야 문제를 파악하고 전문 기관에 SOS를 쳤다. 6개월 가까이 상담을 이어가고 '작심삼일'식으로 스마트폰 사용과 중단을 반복하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올해에야 문제를 겨우 해결했다.
김군처럼 인터넷ㆍ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이 20만명 가까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여학생 고위험군도 두드러졌다. 여성가족부는 22일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인터넷ㆍ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전국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 129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한 결과다.
인터넷 이용 고위험군은 대인 관계가 사이버 공간에서 대부분 이뤄지며, 하루 3~4시간 이상 인터넷에 접속한다. 학업에 곤란을 겪거나 우울함을 느끼기 쉽고 인터넷 금단 증상이 나타나는 식이다. 스마트폰 이용 고위험군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이나 기능에 집착하고 한순간도 스마트폰 없이 견디기 힘들다고 느낀다. 학업이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기 쉽다.
여학생의 중독 문제도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졌다. 초등학교 4학년 인터넷 위험군은 남학생(2만8281명)이 여학생(1만4957명)의 두 배에 가까웠다. 하지만 중1(남학생 2만6567명, 여학생 2만7994명)과 고1(남학생 1만8950명, 여학생 2만3672명)에선 여학생 위험군이 더 많았다. 스마트폰 중독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는 최근 모바일ㆍ온라인 게임 등을 즐기는 여학생이 늘어난 데다 인터넷ㆍ스마트폰을 활용한 1인 미디어, 유튜브 같은 영상 콘텐트 소비가 활발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인터넷ㆍ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유아ㆍ초등생에게 맞는 체험형 예방 교육을 확대하고 유치원ㆍ어린이집의 예방 교육을 강화한다. 또한 초등생 부모교육 등을 활성화해서 부모가 바람직한 이용 습관을 지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가부에선 여성 청소년 대상 기숙치유프로그램을 늘리게 된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과의존이 우려되는 청소년 특성을 고려한 전문적 상담과 치유 서비스로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 스마트폰 중독 예방하려면
「 -꼭 써야할 때가 아니면 스마트폰 보이지 않게
-식사ㆍ수업처럼 중요할 때는 무음ㆍ진동으로
-채팅ㆍ메신저 답장 '바로'가 아닌 '여유있게'
-꼭 필요한 앱만 다운로드ㆍ사용
-스마트폰 사용 조절 안 되면 전문가 상담
-정기적으로 스마트폰 사용량 확인해보기
도움말=전윤경 서울 영등포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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