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비·워라밸.. 기업이 주목하는 학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

세계 주요 패션업계가 이듬해 유행할 스타일을 패션쇼를 통해 주도하듯, 사람들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을 넘어 아예 ‘셋팅 ’해버리는 사람이 있다. 미래 소비 트렌드에 대한 그의 말은 곧 현실이 된다. 기업에서는 매년 10월 말 출간되는 그의 책을 분석해 이듬해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한다. 대중에겐 밀리언셀러『아프니까 청춘이다』(2010)로 더 유명한 김난도(55ㆍ사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가심비’‘가성비’‘워라밸’‘소확행’등 수많은 단어를 처음 만들어내거나, 또는 대중에 본격적으로 퍼뜨려 유행어로 변신시켰다. 지난 22일 서울대 생활과학대학에 있는 연구실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 트렌드 세터가 된 트렌드 분석

가심비·워라밸·소확행 등 수많은 유행어 만들어

-『트렌드코리아』는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출간하게 됐나.
“2004년 서울대에 트렌드분석센터를 세웠다. 연구하다 보니 트렌드 키워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황금돼지의 해였던 2007년 10개의 키워드를 모아 앞 문자를 따서 ‘golden pigs’라는 제목으로 자료를 만들어 신문에 실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 여기서 힘을 얻어 2009년부터 ‘트렌드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매년 10월 말에 이듬해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는 단행본을 펴내게 됐다.

━ 200명 트렌드 헌터와 석·박사 연구원들 힘 모아
-트렌드 분석은 어떻게 하나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구분하려고 한다. 수많은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 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욕망을 꿰뚫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요즘은 옷이 잘 안 팔리고, 대신 여행은 많이 간다. 이런 결론을 얻기 위해 기본적으로 신문을 샅샅이 읽고, 신용카드 회사의 카드 사용명세와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 등과 같은 빅데이터 분석, 통계청 발표 통계 등도 이용한다. 필요할 경우 설문조사도 한다.”

-학부 전공은 법학, 석ㆍ박사 전공은 행정학인데 어떻게 소비자학과 교수가 됐나. “제 모토가 ‘인생은 계획이 아니라 계기다 ’이다. 돌이켜보면 인생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더라. 새로운 계기가 생기면, 그쪽으로 또 진화하는 것이다. 박사 전공이 조직행태인데, 서울대에서 소비자학과를 만들 때 소비자 행태를 전공한 교수를 찾다 보니 나한테까지 기회가 왔다. 처음 교수가 됐을 때 소비자 행태를 연구하느라 박사학생 시절 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
☞ 김난도 =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 소비자학전공 교수. 서울대 법대 학부를 졸업했지만, 대학원에서 행정학으로 석사학위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행정대학원에서 조직행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 서울대 생활과학대 소비자학과에 교수로 임용되면서 행태연구의 대상을 소비자로 바꿨다. 매년 말 나오는 『트렌드 코리아』외에도『아프니까 청춘이다』『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썼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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