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 中 안마기 '브레오' 한국서 대박..세계 최초 눈 마사지기로 한국시장 역공

박수호 2018. 3. 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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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소비자 요청에 얼굴형 맞춤 추가..마스크팩 묶음 판매로 매출 극대화

지난 명절, 해외여행을 떠났다 아시아나항공으로 귀국하던 김종은 씨는 바쁜 일정 탓에 부모님 드릴 선물을 마련하지 못해 고민하던 중 기내 면세점에서 눈에 띄는 제품을 발견했다. 생소한 눈 안마기인데 디자인도 괜찮았다. 평소 자주 눈이 피로하다던 말씀을 기억했던 터라 구매를 주저하지 않았다. 중국 헬스케어 브랜드 ‘브레오(Breo)’였다. 부모님 반응은 좋았다. 김 씨는 “디자인이 워낙 좋아 중국 브랜드라고 생각지 못했다”면서 “써보니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아 잘 샀다 싶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국내 안마기 시장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300만원대 의자형 전신안마기 시장이 하나, 손·발·목 등 특수 부위를 대상으로 하는 소형 안마기 시장이 또 하나다. 시장 규모는 업계 추산 2조원대다. 전신안마기 시장에서 바디프랜드가 연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면, 국내 소형 안마기 시장에서는 단연 브레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4년 11월 한국에서 첫선을 보인 브레오는 지난해 말까지 3년간 약 44만대가 팔려나갔다. 중국산이다 보니 ‘저가’라는 오해는 금물. 두피 마시지 제품인 ‘Scalp’ 라인이 10만원대다. 그 이상 가격대 주요 제품 누적 판매량만 약 30만대, 매출액으로는 약 600억원어치가 넘는다. 평균 객단가가 20만원이 훌쩍 넘는다는 말이다.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브레오가 단순 ‘대륙의 실수’가 아니라 진짜 저력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브레오 어떤 회사

▷선전서 창업, 세계 70개국 진출

브레오는 2000년 7월 중국 선전에서 마쉐쮠 대표가 창업한 회사다. 소형 안마기 하청업체로 시작, 2011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브레오라는 브랜드를 세상에 내놨다. 휴대용 눈 마사지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곳도 여기다. 이후 목· 머리·발 등의 부위별 제품을 생산해 전신 라인업 체계를 갖췄다. 지금은 선전에 연간 250만대 이상 생산 능력을 보유한 2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내 약 200개 매장, 전 세계 약 70개국에도 진출해 있다. 연 매출액 1100억원 수준으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브레오가 단시간 내 소형 안마기 시장에서 자리 잡게 된 배경에는 기술력이 있다. 358건의 특허(디자인 특허 99건, 실용신안 특허 162건, 발명 특허 51건, 국제출원 특허 61건 등)가 이를 방증한다.

▶한국 시장서 왜 떴나

▷스몰럭셔리·1인 가구 등 복합 작용

브레오 브랜드를 한국에 들여온 장승웅 텐마인즈 대표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작은 사치(스몰럭셔리) 현상도 있어 프리미엄 소형 안마기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를 해보던 중 기존 2만~3만원대 중국 저가 제품과는 차별화된 ‘브레오’가 경쟁력 있어 들여왔다”고 소개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초창기부터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하더니 지난해 말 기준 브레오 중국 본사 기준 수출 금액의 60%를 한국에서 소화하고 있다. 현지화에 성공한 덕분이다. 눈 마사지기가 대표적이다. 초기 중국에서 발매한 제품은 단순히 눈을 압박하는 기능이 전부였다.

장 대표는 “한국 소비자는 여기에 더해 얼굴 형태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기를 원했고 마사지를 받는 동안 대자연의 소리 효과, 유연하고 직관적인 LED 컨트롤뷰, 앱 연동 시스템 등 좀 더 다양한 기능을 요구한다”고 본사를 설득해 히트상품으로 만들었다. 텐마인즈 관계자는 “중국 브레오에 없는 허리 마사지기, 애완동물 안마기도 텐마인즈의 제안으로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도의 반격?

▷중국 본사서 마케팅, 유통 배워가

브레오는 한국 시장 성공을 바탕으로 한 번 더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것은 중국 본사가 아니라 한국 총판 텐마인즈다. 텐마인즈는 기존 브레오 안마기에 화장품과 뷰티 제품을 묶은 패키지 상품 전개 전략을 추가했다. 눈 마사지기, 손 마사지기에 안티에이징 전문 뷰티 브랜드 ‘아쿠아쿠(AQUAQU)’ 마사지팩을 함께 제공한다든지 패치 제품 ‘니들아쿠아(NEEDLE AQUA)’ 판매를 병행하는 식이다. 더불어 세계 최초로 렌털 서비스도 내놓는다. 브레오의 눈·목·어깨·무릎 등 몸 전체를 망라하는 제품을 월 5만~7만원만 내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장승웅 대표는 “중국 본사가 오히려 한국의 프리미엄 전략, 다양한 마케팅, 유통 진출 방법 등을 배우고 세계 시장에 접목시키는 데 참고하고 있다. “한중 기업 간 ‘윈윈’ 사례”라고 자랑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8호 (2018.03.07~2018.03.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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