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네이버 프렌즈' 간단한 명령은 척척.."귀여우니 봐줄게"
카카오와 네이버가 선보인 인공지능(AI) 스피커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0월 네이버가 자회사 라인과 함께 내놓은 ‘프렌즈’는 23시간 만에 1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카카오가 내놓은 ‘카카오미니’ 역시 10월 예약 판매에서 3000대가 완판됐다. 11월 7일 정식 판매에서도 준비된 수량 1만5000대가 9분 만에 모두 동났다. ‘카카오미니와 프렌즈가 뭐길래 이렇게 관심을 받을까’ 하는 호기심에 두 스피커를 직접 사용해봤다.

▷날씨·뉴스 듣기는 안성맞춤
‘귀엽다.’
카카오미니와 프렌즈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SKT ‘누구’나 KT ‘기가지니’ 등 먼저 시장에 나온 AI 스피커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가전제품과 별반 다르지 않다. 반면 카카오미니와 프렌즈는 캐릭터를 활용한 디자인 덕에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겠다. 특히 카카오프렌즈나 라인프렌즈 ‘덕후(마니아)’라면 충분히 ‘심쿵(심장이 ‘쿵’ 할 만큼 설레다)’할 만하다.
외관을 살펴보고 나서 스피커 전원을 켜니 전용 앱을 설치하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카카오미니는 ‘헤이카카오’ 앱을, 프렌즈는 ‘네이버 클로바’ 앱을 설치해야 이용할 수 있다. 앱스토어에서 둘을 내려받고 스피커와 연결했다.
준비를 마쳤으니 이젠 말을 걸 차례. 무슨 말을 해볼까. 어색할 땐 날씨 얘기가 최고다. “오늘 날씨 어때” 하니 두 제품 모두 “현재 맑고 기온은 4도입니다. 오전에는 맑고 오후엔 구름이 약간 있겠습니다” “최저기온은 어제보다 9도 낮은 3도이고 최고기온은 1도 낮은 16도로 낮에는 포근할 것 같아요”라며 일기예보를 들려준다. 다음으로 “오늘 뉴스”라고 하니 주요 뉴스를 들려준다.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며 듣기에 안성맞춤일 듯.
이런저런 기능을 쓰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시끄러운 곳에서도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까. TV 전원을 켜고 볼륨을 높였다. 소음이 있는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날씨와 뉴스 등을 물어보자 이번에도 척척 알아듣고 기능을 수행한다.
다음으론 노래를 틀어달라고 해봤다. 카카오미니는 아이유가 부른 ‘밤편지’를, 프렌즈는 하이라이트가 부른 ‘Calling You’를 들려준다. “노래 제목 뭐야”라고 하자 대답도 정확하게 한다. 노래가 마음에 들어 “이 노래 제목 카톡으로 보내줘”라고 말한 뒤 카카오톡을 확인해봤다. ‘아이유 밤편지’라고 써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이 노래 제목’이란 내용의 카톡이 와 있다. 아직 말을 곧이곧대로 알아듣는 것만 가능한 것 같다. 프렌즈도 별반 다를 바 없다. 게다가 프렌즈는 라인과 연동이 되지도 않는다. 대신 메모를 남기면 클로바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래 제목 메모해줘”라고 하니 역시나 말 그대로 ‘노래 제목’이란 내용으로 메모를 남겨놨다.
노래를 직접 불러달라는 요청도 해봤다. 그러자 프렌즈는 정말로 노래를 불러준다. 음~ 가창력이 썩 뛰어나진 않지만 깜찍한 맛은 있다. 카카오미니는 자신이 없는지 “친구에게 부탁했어요”라며 아이돌그룹 ‘EXID’ 멤버 정화가 부른 노래를 들려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번엔 “랩해봐”라고 하니 프렌즈가 “못할 줄 알았지”라며 랩을 뱉어낸다. ‘쇼미더머니’에 나갈 정도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들어줄 만한 수준은 되는 듯. 가사도 은근히 심오하다. “인간을 모방해 태어난 나는 불완전한 존재. 사람을 이해하는 건 영원한 숙제”란다. 라임이 곁들여진 가사를 듣다 보니 없던 래퍼 본능이 생기는 것 같아 “랩 배틀하자”고 말하니 엉뚱하게도 플렌티라는 가수가 부른 노래 ‘래프(Laugh)’를 틀어준다. 큰 목소리로 또박또박 발음하며 다시 랩 대결을 요청해봤지만 매번 노래만 틀어댄다. 돌발적인 요구사항에 대처하는 것에도 아직 서툰가 보다. 카카오미니는 이번에도 친구에게 부탁했다며 또 EXID 멤버 LE가 랩하는 걸 들려줬다. 왜 이렇게 EXID를 좋아하는 건지. 대결을 하자는 말엔 아예 답조차 없다.
다음으론 일상적인 대화를 시도해봤다. 마감날이라 스트레스가 쌓여 “짜증나”라고 하자 카카오미니는 “내일은 좋은 일이 있을 거예요”라고, 프렌즈는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던데 당신이 아플까봐 걱정돼요”라며 위로해줬다. 잠시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 같았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스트레스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해”라고 이어진 질문에 둘 다 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술이 나 “바보”라고 장난을 쳐봤다. 카카오미니는 “동공지진”이라며 재치 있게 받아친다. 프렌즈는 “듣고 싶지 않아요”라며 시크하게 반응한다. “멍청이”라고 또 한 번 장난을 치니 이번에도 카카오미니는 “흑흑” 하며 귀여운 면모를 보여준다. 프렌즈는 “그런 말은 듣고 싶지 않았는데, 더 노력할게요”란다. 역시나 시크하다. 그런데 나도 ‘프렌즈 너의 그런 말은 듣고 싶지 않단다.’
▶정보 제공·대화 능력은 비슷
▷프렌즈는 외국어에 강해
정보 제공이나 일상 대화에선 카카오미니와 프렌즈 능력치가 얼추 비슷하지만 다른 기능에선 각자 역량이 확연하게 차이 난다.
프렌즈는 외국어에 능통하다. 영어 대화도 할 수 있다. “영어 대화 시작”이라 말하면 ‘모니카’라는 인공지능이 나타나 영어로 말을 건다. 다만 한국어 대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말귀를 못 알아들을 때가 종종 있다. 구어체에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모니카가 하는 질문에 “Yes” 대신 “Yeah”라고 대답하면 잘 못 알아듣는다.
번역도 할 줄 안다. “연필이 영어로 뭐야”라고 물어보니 곧바로 “pencil”이라 답한다. 다만 완벽한 건 아니다. 구사할 수 있는 외국어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세 가지뿐이고 한국어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기능만 있다. 외국어를 한국어로 바꾸는 건 아직 못한다. 물론 외국어에 완전히 소질이 없어 보이는 카카오미니보다는 낫다. 카카오미니는 한국어 단어를 영어로 옮겨달라고 하면 “잘 못 들었어요”라며 시치미를 뗀다.
대신 카카오미니는 카카오톡과 연동된다는 장점이 있다. “나건웅 기자에게 어디냐고 카톡 보내줘”라고 말하면 실제로 카카오톡으로 메시지가 전달되는 식이다. 그러나 아직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어주는 기능은 없다.

▷활용도 낮아 아쉬워
카카오미니와 프렌즈 모두 단순한 명령어는 인식률이 높다. 열 번 중 아홉 번은 정확하게 이해하고 기능을 수행한다.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말해도 알아들으니 신기하다는 생각도 든다. 날씨나 뉴스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쓸 만하다. 직접 검색을 하지 않아도 일기예보와 뉴스를 들려주니 ‘귀차니스트’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을 것 같다.
다만 아직 스피커를 이용해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란 점은 아쉽다. 두 제품 모두 간단한 정보 검색, 노래 감상 등을 제외하고는 딱히 쓸 만한 기능이 없다. 다행히 양 사 모두 지속적으로 기능을 추가해나갈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음식 주문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향후에도 쇼핑과 예약 등을 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하려고 한다. 라인 메신저와의 연동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도 “택시 호출, 길 안내 등 다양한 명령어를 덧붙일 계획”이라 했다.
일상 대화도 아직은 부족하다. 복잡한 내용은 잘 알아듣지 못하고 한두 마디 주고받으면 대화가 끊긴다. 호기심에 달려들었다가 금세 지루해진다. 대화 내용과 관계없는 엉뚱한 말을 할 때도 있다. 복잡한 말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정말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을 텐데, 언제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는지.
두 제품 모두 무선인터넷에 연결하고 스마트폰과 연동해야만 쓸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다. 카카오미니는 어댑터에도 연결해야 한다. 프렌즈는 배터리가 내장돼 최대 5시간까지 어댑터를 연결하지 않고도 쓸 수 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33호 (2017.11.15~11.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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