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하지마비 몽골 소년에 희망 선사한 강남세브란스병원

송병기 2017. 10.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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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교직원들 급여 기부 '1% 나눔기금'으로 수술비 지원
척추후만증을 앓고 있던 몽골 발진냠군과 수술을 집도한 김경현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척추후만증으로 근력 약화와 하지마비가 진행되던 12살 몽골 소년에게 강남세브란스 의료진들이 희망을 선사해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17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척추질환으로 하지마비가 온 몽골 발진냠(12·남)군이 최근 이 병원에서 수술과 재활치료를 받았다.
발진냠은 선천적인 척추후만증을 앓고 있었으며, 성장기에 접어들며 증상이 심해졌다. 지난해부터는 급격히 근력이 약해지고 마비가 진행됐다. 아이의 마비가 심각한 수준이었고, 치료를 위해 등을 열어야하는 큰 수술을 해야 했지만 몽골 현지에서는 집도가 불가능했다. 또한 미혼모 어머니가 일찍 세상을 떠나 우리 돈 13만원 정도의 연금으로 근근이 생활하는 조부모가 아이를 키우고 있어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몽골국립의과학대 소아청소년과 최원규 교수(전 몽골 연세친선병원장)가 발진냠군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뒤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최원규 교수는 몽골에서 다양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며,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4년 의교부가 제정한 이태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 교수의 요청에 병원 측은 흔쾌히 발진냠군의 초청을 수락했고, 병원 직원들의 급여로 조성된 ‘1% 나눔 기금’으로 1900만원 상당의 치료지원을 결정했다.
지난달 10일 한국을 찾은 발진냠군은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하체를 움직이지 못해 할아버지 품에 안겨 와야 할 정도였다. 주치의인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김경현 교수는 “아이가 흉추 1번부터 5번까지가 발달하지 못해 척추가 당겨지면서 마비가 왔다. 1년 전까지는 걸을 수 있었다고 하나 입원 당시에는 강직과 마비가 심해 다리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문제가 된 흉추 1~5번을 전부 제거하고 흉추 6~8번, 경추 5~8번에 나사를 삽입했다. 나사못 고정술 및 후방 절골술은 수술 전 마비 진행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나 마비 상태가 워낙 심각했기 때문에 모니터링도 불가능했다. 손상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진행해야 했기에 의료진들은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집도됐고, 다음날부터 발진냠은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강직이 아직 남아 있으나 지지대를 잡고 걸을 수 있는 상태까지 발전했다. 발진냠군은 수술 후 다시 발을 움직을 수 있게 됐으며, 지난 12일 몽골로 돌아갔다.
수술을 담당한 김경현 교수는 “전혀 걷지 못하던 왜소한 아이가 걷는 모습을 보고 감사했다. 앞으로의 재활과 관리가 중요한 만큼 더 열심히 운동해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김근수 병원장이 몽골 발진냠 군에게 축구공을 선물했다.(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한국을 찾았던 발진냠군은 “이제 스스로 걸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좋다”며 “좋아요”라고 한국말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그는 “제복이 멋있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웃었다.
한편, 이번 초청 치료를 도운 강남세브란스병원의 ‘1% 나눔기금’은 의료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병원 교직원들이 매월 자신의 급여 1%를 기부해 조성했다. 지난 2010년부터 모금활동을 시작했고, 2012년부터 3억원 상당의 후원 및 치료를 통해 20여명의 어려운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사한 바 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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