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마음을 움직이는 비폭력 대화
by 김소정
말싸움에서 이기는 데 급급해 원래의 메시지를 전하지 못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 청소년을 위해 현대인이 잃어버린 유대감과 소통의 감각을 되찾아 줄 마셜 B. 로젠버그 박사의 『비폭력 대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책은 비폭력 대화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한다. 우리는 ‘비폭력 대화’라고 명시하진 않았지만, 여태 살아오면서 그와 비슷한 훈련을 여러 번 받을 수 있었다. 중학교 때는 또래 상담반에서,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국어 수업시간과 여름방학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해 ‘비폭력 대화’를 접했다. 그러나 주변 또래에게 ‘비폭력 대화’에 대해 언급하면, 분명 나와 똑같은 활동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알지 못했다. 다들 비폭력 대화의 일부를 일시적으로 체험만 했을 뿐, 본격적으로 공부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비폭력 대화는 우리의 본성을 따르는 것이므로 아주 기본적인 대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본성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매우 낯설고 어려워 반복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쉽다.
그리고 비폭력 대화는 저자가 새롭게 발견해낸 대화기술 혹은 이론이 아니다. 원래부터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다. 경쟁에서 이기는데 익숙해진 사람들이 공격적인 언행을 행함으로써, 원래의 마음을 타인에게 제대로 전달하는데 실패해왔을 뿐이다. 언어는 사고에 영향을 미치고, 사고는 언어에 영향을 미친다. 개인이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가, 상대를 어떤 태도로 대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비폭력 대화’이다. 개인이 비폭력 대화를 사용하면, 그는 상대를 자신의 경쟁상대가 아닌 연민을 느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때 연민은, 상대를 ‘불충족된 욕구를 가진 나와 같은 인간’ 혹은 ‘누구나 다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함으로써, 유대감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사실을 잊고 상대를 설득하고 말싸움에서 이기는 데 급급해, 인간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잊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중요한 것이 바로 비폭력 대화다. 사람이 원래 지니고 있던 본성인 ‘연민’을 이끌어내는 비폭력 대화는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유대감과 소통의 감각을 되찾아 줄 것이다.
솔직히 이 책을 읽은 뒤 허망한 느낌이 들었다. ‘왜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런 대화를 시도하려고 조차 안했는가?’ 하고 말이다. 그만큼 비폭력 대화는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원리다. 그러나 막상 실생활에서는 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공격적인 언어를 쓰는 일상에 익숙하고, 자신의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타인을 연민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태도는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느낀 감동과 벅참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폭력 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상대가 나의 욕구를 알아봐주고 이해해주길 원했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의, 상처만 남기는 대화는 바라지 않았다. 내가 듣고 싶었던 말과 하고 싶었던 대화를 이 책을 통해 비로소 발견했다는 것은 다행이면서도 유감이었다.
객관적인 관찰도 주관적인 평가를 섞어 표현하면, 청자는 말을 비판으로 받아들여 저항감을 가질 수 있다. 관찰과 평가를 분명하게 분리해서 말함으로써, 상대를 안심시켜야 한다.
② 느낌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기
전 단계에서 관찰한 것에 대해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슬프다’, ‘속상하다’와 같이 자신의 약함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감정 서술은 상대방의 마음을 열 수 있다.
③ 자신의 느낌에 대해 책임지기
전 단계의 느낌이 내가 무엇을 원했기 때문에 발생했는지 표현한다. ‘나는 ~이 필요하기 때문에, ~을 느낀다’라고 말함으로써 나의 느낌 뒤에 숨어있는 욕구를 인식한다.
④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부탁하기
앞 단계를 통해 진정으로 원하는 걸 파악허고 다른 사람에게 구체적인 행동을 가리키는 언어로 부탁한다. 비폭력 대화는 공감에 바탕을 둔 유대관계를 형성해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상대가 그 말을 강요가 아닌 부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공감의 태도
비폭력 대화는 위의 4가지 모델을 사용해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과 타인의 말을 공감하며 듣는 것,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지 그 말 속에 숨겨진 그 사람의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을 찾아내 귀를 기울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무리 듣기 힘든 말이어도, 이것은 곧 타인의 삶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타인이 현재 겪는 괴로움을 나에게 털어놓았을 때는, 섣불리 행동에 나서지 말고 온전히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공감해야 한다. 혹은 조언과 위로를 원하는지 상대에게 미리 물어보는 것이 좋다.
글·사진=김소정(서울 무학여고 2) TONG청소년기자 왕십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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