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내 조카가 알고보니 수학 영재라면? '어메이징 메리'
★★★
[매거진M] ‘어메이징 메리’의 원제는 ‘Gifted(재능이 있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는 7살 수학 영재 메리(맥케나 그레이스)의 이야기다. 조용한 마을에서 삼촌 프랭크(크리스 에반스), 외눈박이 고양이 프레드와 함께 사는 메리는 학교에 들어가면서 천재성이 알려지게 된다.
그리고 수학계 저명인사인 외할머니 에블린(린제이 던칸)이 찾아온다. 메리를 세계적인 수학자로 만들고 싶어하는 에블린과 메리의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이를 반대하는 프랭크. 둘의 대립은 결국 양육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 번지게 된다.
결말을 충분히 예상할 만큼 전형적이라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행복’을 이야기하는 영화답게 천진난만하고, 메리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한없이 사랑스럽고, 삼촌 프랭크와 메리가 쌓아가는 교감은 뭉클하게 다가온다.
메리를 아끼는 이웃 아줌마 로베르타(옥타비아 스펜서)와 담임 선생님 보니(제니 슬레이트)의 애정어린 시선도 극을 풍성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메리의 행복과 양육의 자격을 놓고 벌이는 법정 신이 다소 극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지만 영화는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끝까지 유지하며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든든한 매력으로 삼촌 프랭크를 연기하며 극의 중심을 잡아준 크리스 에반스, 딸과 손녀에 대한 복잡한 감정 연기를 묵직하게 그린 린제이 던칸, 존재감으로 극에 힘을 보탠 옥타비아 스펜서 등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크다. 억지 없는 잔잔한 감성으로 큰 감동을 전달하는 마크 웹 감독의 연출도 모자람이 없다.
TIP 영화에 등장하는 나비어-스톡스 방정식은 실제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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