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스쿨' 지옥훈련 18개월 .. 백조로 변한 다섯 꼬마
치열한 경쟁 뚫고 뽑힌 소년들
하루 6시간씩 주 6일 구슬땀
영국 제작사가 훈련 영상 매주 점검
공연 땐 부상 대비, 예비로 2명 대기
![‘빌리 스쿨’에서 발레를 배우고 있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아역 배우들. 영국 탄광촌의 소년이 런던의 로열발레단에 입단하는 기적 같은 성장기를 2시간 40분 동안 무대 위에서 보여줄 아이들이다. [우상조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710/09/joongang/20171009010118578chxr.jpg)
#전 세계 19개국 동일한 시스템=2005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그동안 19개 나라에서 공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 초연했다. ‘빌리 스쿨’은 ‘빌리 엘리어트’가 무대에 오른 모든 나라에서 동일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오리지널 제작사인 영국의 ‘워킹 타이틀’이 각 나라 제작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할 때 필수 조건으로 내건 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 세계의 ‘빌리 스쿨’을 통해 94명의 빌리가 양성돼 무대에 섰다.
이번 한국의 ‘빌리 스쿨’은 지난해 5월 1차 오디션을 통해 6명의 빌리 후보를 선발하면서 문을 열었다. 200여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개성과 반짝거림, 열정을 품은 아이”(사이먼 폴라드 영국 협력연출)를 찾아 뽑은 후보들이었다. 이들은 매일 오후 3~9시 서울 양재동 연습실(8월 7일부터는 서울 약수동 호연재 뮤지컬하우스와 남산창작센터 연습실을 오가며 연습)에서 발레·탭댄스·현대무용·아크로바틱·스트릿댄스·보컬·필라테스 등 일곱 과목의 수업을 받았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 발레리노 신현지, 뮤지컬 ‘시카고’ 음악감독 오민영, 뮤지컬 ‘캣츠’ 안무가 노지현, 탭댄서 이정권 등 공연계 손꼽히는 전문가 12명이 트레이너가 돼 아이들을 가르쳤고, 매주 훈련 과정을 담은 영상을 영국 제작사 스태프들에게 보내 점검을 받았다.
![‘빌리 스쿨’ 탭댄스 수업 장면. [사진 신시컴퍼니]](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710/09/joongang/20171009010118849hxag.jpg)
이런 빠른 발전을 위해 훈련 과정은 고될 수밖에 없다. 가르치는 사람이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무대에 올라야하니까 마냥 감싸줄 순 없다”(이정권 탭 트레이너)고 털어놓을 정도다. 아이들도 “옛날엔 (수업이) 어려워서 지옥 같았는데 요즘엔 체력 때문에 힘들다”(현서), “턴 도는 게 무섭다”(우진)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 됐던 동작이 될 때의 성취감이 진짜 장난 아니다”(현준), “하면 할수록 자꾸만 욕심이 생긴다”(지환)는 열정이 아이들의 기량을 쑥쑥 자라게 했다.
#부상도 걱정, 변성기도 걱정=어린 배우들이라 제작진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부상이다. 핸드스프링(손 짚고 앞돌기), 손 안 짚고 옆돌기, 공중돌기 등을 단단한 무대 바닥 위, 눈부신 조명 아래에서 해내야해 부상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실제 공연을 할 때 매번 세 명의 빌리 역 배우가 공연장에 가야 한다. 한 명은 그 날 출연 배우, 나머지 두 명은 예비 배우다. 예비 배우 중 한 명은 1막이 끝난 뒤 귀가하고, 나머지 한 명은 공연이 끝나는 시간까지 기다리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
부상만큼이나 제작진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건 아이들의 사춘기다. 현재 중학교 1학년인 우진이나 초등 6학년인 현준이는 언제 사춘기가 시작될지 모를 나이다. 갑자기 목소리가 변하고 키가 훌쩍 자라 열한살 소년 빌리 역에 어색해져 버리면 중간에 하차해야 할 수도 있다. 지난 1월 최종 오디션을 통해 네 명의 빌리를 뽑은 뒤 7월 재오디션까지 해 에릭을 추가 캐스팅한 것도 그런 우려에서다. 제작사 신시컴퍼니 정소애 기획실장은 “내년 5월까지 장기공연을 해야하는 만큼 그 사이 아이들의 신체조건이 바뀌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한다”며 “모두 중도 하차 없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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