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추적]행주산성 장어집에서 2명 숨진 칼부림 비극 왜?
추석 앞두고 서로에게 흉기 휘둘러 둘 다 숨져
사건 발단은 쓰레기 분리수거 맡는 문제
일 마치고 중국 동포 종업원끼리 술 마시다
한 명이 흉기 휘두르자, 흉기 빼앗아 반격
경찰, 시신 부검 의뢰하고 목격자 조사 중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 등을 놓고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다 술김에 주먹다짐으로 번진 뒤 다시 쌍방 칼부림 사건으로 번졌다.
21일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쯤 고양시 덕양구의 한 장어 음식점에서 종업원 류모(51)씨가 동료 종업원 노모(58)씨와 술을 마시고 싸우다가 노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 조사결과 류씨는 4개월 전부터, 노씨는 3개월 전부터 이 음식점에서 일을 해온 중국동포다. 이들은 서빙과 숯불 피우기 등의 일을 해 왔다. 이 음식점에는 종업원 10명 가운데 5명이 중국 동포였다.
그런데 잠시 후 칼부림 사건이 터졌다. 류씨가 갑자기 주방으로 들어가 흉기를 가져 나온 뒤 노씨의 방으로 들어가 노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에 노씨가 그자리에서 흉기를 빼앗아 다시 류씨에게 휘두르며 반격을 가했다. 칼부림 사건 당시 중국 동포 종업원 한 명이 이를 목격했지만 미처 말릴 틈도 없이 순식간에 참극이 빚어졌다. 사건 당시 음식점에는 손님은 없는 상태였다.
박승태 고양경찰서 형사과장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두 사람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며 “목격자 등을 상대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사람은 술을 마시는 도중에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로 다투다가 감정이 격해지면서 싸움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 결과 1개월 고참인 류씨가 나이가 많은 후임 종업원인 노씨에게 “숯불 피우는 일 외에 쓰레기 분리수거 일도 하라”로 하자 노씨가 “내가 왜 분리수거 일까지 해야 하느냐”며 반발하며 다툼이 시작됐다고 한다. 이들은 평소에는 특별한 갈등이 없었다고 한다.
경찰은 피의자 두 사람이 쌍방 폭력으로 모두 숨진 상태여서 이 사건을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고양=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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