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놓다가 귀농한 새댁 "돈과 시간 둘 다 훨씬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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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농사 선배시잖아요. 맨 땅에 헤딩하는, 다른 귀농·귀촌자들에 비하면 힘이 덜 들어 한결 수월했죠.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알면 알수록 더 어려운 게 농사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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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글:이돈삼, 편집:이주영]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무화과 밭에 선 '영암새댁' 조나래씨. 강원도 홍천에서 나고 자란 조씨는 목포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영암에서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다. 현재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다. |
ⓒ 이돈삼 |
'영암새댁' 조나래(30·전남 영암군 삼호읍)씨의 말이다. '영암새댁'은 조씨가 운영하는 농업회사의 이름이다. 그는 남편(김희훈·30)과 함께 영암에서 3년째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다. 최근엔 무화과 가공을 위한 공장도 지었다.
"일의 양은 많죠. 직장 생활하는 것보다 머리도 아프고요. 하지만 경제적으로 더 낫고,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도 많아요. 삶의 질은 훨씬 낫다고 봐야죠.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스케일도 달라지고요."
조씨의 말이다. 그는 "남들과 똑같이 농사를 지으려고 했다면 결코 귀농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 출하기를 맞은 '영암새댁'의 무화과.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던 과일로 알려져 있다. 당도가 높고 과육이 부드러워 여성들이 특히 좋아한다. |
ⓒ 이돈삼 |
▲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다는 무화과. 피부 미용에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 영암은 전국 무화과의 3분의 2를 생산하고 있는 주산지다. |
ⓒ 이돈삼 |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을 했어요. 목포가 이렇게 먼 데인 줄 몰랐죠. 알았더라면 아마 안 왔을 것 같아요. 희훈 씨를 만난 것도 소개팅에 대타로 나갔다가 만났고요."
조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병원에 취업을 했다. 6년 동안 소아과, 중환자실, 신경외과병동, 수술실에서 일을 했다. 짧은 기간 병동의 책임간호사까지 맡았다. 무화과를 처음 먹어본 것도 그때였다. 별다른 맛을 느끼지 못했다. '이런 걸 왜 먹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금요? 정말 맛있어요. 달달하고, 향도 독특하고요. 앉은 자리에서 여러 개 먹어요. 해마다 수십 상자는 먹습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하잖아요. 무화과도 맛을 아는 사람들이 주문해요. 안 먹어 봤으면 말을 말아야죠."
조씨의 무화과 예찬이다.
▲ 조나래씨의 남편 김희훈 씨가 무화과의 가지를 손질하고 있다. 조씨 부부가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는 전남 영암은 김씨의 고향 마을이다. |
ⓒ 이돈삼 |
▲ 김희훈씨와 조나래씨 부부. 대학에 다닐 때 소개팅으로 처음 만나 함께 살며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다. 조씨는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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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농사 선배시잖아요. 맨 땅에 헤딩하는, 다른 귀농·귀촌자들에 비하면 힘이 덜 들어 한결 수월했죠.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알면 알수록 더 어려운 게 농사인 것 같아요."
조씨 부부는 귀농 초기, 농사의 영역을 두 가지로 나눴다. 농사경험이 있는 남편이 재배와 생산을 담당하고, 조씨는 유통과 마케팅을 맡기로 했다. 처음 1년 동안 시쳇말로 피 터지게 싸웠다. 지금도 의견 충돌은 있지만,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 김희훈씨와 조나래씨가 재배하고 있는 무화과 밭. 무더운 여름 햇볕에 무화과가 달달하게 익어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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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암새댁'의 무화과나무에 달린 무화과. 부러 매달아놓은 것처럼 무화과가 대롱대롱 달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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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더라고요. 앞으로 이웃 농가에서 생산한 무화과의 가공·유통까지 할 계획입니다. 농업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 그들이 귀농·귀촌해서 일할 수 있도록 길라잡이도 해주고 싶고요."
조씨 부부가 그리는 '영암새댁'의 앞날이다.
▲ 김희훈씨와 조나래씨의 무화과 밭. 출하기를 앞두고 무화과가 여름 햇볕에 하나씩 영글어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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