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앞당긴 발표·'일정노출' 여당..출발 꼬인 부동산대책

김희준 기자 2017. 8.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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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이 투기과열의 확산을 막기 위한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출발부터 꼬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발언 이후 부동산 대책이 급하게 마련된데다 여당이 발표 일정을 노출하면서 규제정책의 실효성을 반감시켰다는 평가다.

문제는 투기과열지구 등 6년 만에 가장 강력한 규제가 거론되는 현 정부의 2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 전부터 당정의 엇박자 행보로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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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장관 휴가 중 대책 발표일
여당에선 규제발표 사전 노출.."실효성 반감"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하루 앞둔 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거래소 밀집지역에 부동산 가격이 게시되어 있다. 2일 발표될 부동산 대책엔 투기과열지구와 다주택자 투기규제책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6·19 대책에 보다 강력한 규제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24~28일) 서울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이 0.57% 상승해 연내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2017.8.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당정이 투기과열의 확산을 막기 위한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출발부터 꼬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발언 이후 부동산 대책이 급하게 마련된데다 여당이 발표 일정을 노출하면서 규제정책의 실효성을 반감시켰다는 평가다.

2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당정 협의를 거친 후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앞서 부동산업계와 전문가들은 6·19 대책에도 불구하고 투기수요의 근원지로 지목된 강남4구 등 수도권 재건축시장은 물론 분양시장의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추가 대책 발표가 임박했다고 내다봤다.

실제 부동산 114에 따르면 7월 마지막주(7월24~28일) 서울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은 0.57% 상승해 연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각에선 종전 최고치가 6·19부동산 대책 발표 전인 6월 첫째주(0.45%)였다는 점을 들어 정부 대책의 약발이 다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투기과열지구 등 6년 만에 가장 강력한 규제가 거론되는 현 정부의 2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 전부터 당정의 엇박자 행보로 논란이 되고 있다.

먼저 이번 부동산 대책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취임이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발표일정이 김 장관의 휴가기간인 2일로 설정됐다. 사실상 휴가일정을 짠 시점부터 최소 휴가를 간 지난달 31일까지도 김 장관이 부동산 대책의 발표 일정을 몰랐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2일 대책 발표에선 김 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선 최소한 부동산 대책의 일정이 사전 조율 없이 급조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한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제가 피자 한판씩 쏘겠다"는 발언이 청와대와 여당, 주무부처인 국토부를 긴급하게 움직이게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발표일자를 다음주 초로 잡고 있었으나 수도권 집값 급등과 같이 시장이 급변하면서 일정을 앞당긴 것"이라며 "휴가도 사실상 가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당의 엇박자 행보도 눈에 띈다. 부동산 대책 발표 전날인 1일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원장은 국회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실수요자 위한 공급 확대와 청약제도, 불법행위 차단 등 종합대책을 내일 아침 당정 협의를 거친 후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준비된 발표일자를 노출하면서 즉각적인 대책 도입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투기를 효율적으로 규제하려던 정부의 취지가 크게 반감된 것이다. 김태년 위원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조치와 과열지역의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혀 부동산 대책의 일부 내용을 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한 국회 관계자는 "금융실명제 등 과거 주요대책에선 발표 일자는 물론 추진내용을 극비리에 진행해 사전 시장의 동요를 최소화했다"며 "이번처럼 부동산 대책의 발표일자 등을 여당이 노출하는 것은 되레 정책효과를 줄이는 일"이라고 전했다.

급하게 마련된 대책 일정마저 노출되면서 전문가들도 그 효과를 반신반의하는 모양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이번 부동산 대책의 유력한 내용으로 거론되고 있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과거에도 시장을 잡지 못했다"며 "되레 이번 대책 이후 몇 달 동안 거래량은 줄어들고 거래절벽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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