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者들의 '부동산 사랑' 그중에 제일은 재건축
금융자산 10억 이상 24만2000명.. 5년 전보다 70% 늘어
"재건축 등 아파트 투자" 37%.. 빌딩·상가 투자보다 관심 많아
떠오를 富村은 반포·잠실·판교
"자기 자금으로 부동산 구입" 69%
"자식세대 자수성가 힘들 것" 85%
'재건축 아파트, 세금, 증여.'
한국 부자들의 머릿속에 든 3대 재테크 키워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일 펴낸 '2017 한국 부자(富者)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만 최소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의 부자는 2016년 현재 24만2000명에 달한다. 1년 전보다 14.8% 늘었고, 5년 전보다는 70% 증가했다. 대부분 부동산 투자로 시작해 재산을 불린 이들은 앞으로도 부동산 투자, 특히 재건축 아파트 투자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세금과 자녀다. 10명 중 8명 이상은 '자식 세대는 나처럼 자수성가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절세에도 적극적이며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은 경향도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아파트가 유망한 투자처"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정부가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부자들의 '부동산 사랑'은 당분간 식지 않을 것 같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4만명의 부자 중 4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심층 조사에 따르면, 53.1%가 부동산을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로 꼽아 국내 주식(34.7%), 예적금(14.2%) 등을 크게 앞섰다.
부동산 가운데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아파트(재건축 아파트 27.7%, 일반 아파트 9.2%)를 꼽은 사람이 37%였고, 빌딩 또는 상가가 26.2%로 뒤를 이었다. 불과 1년 전 조사 때 빌딩 33%, 아파트 13.8%였던 것에서 역전됐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은 부자들 사이에서도 엇갈린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27.2%, 나빠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28.2%로 팽팽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다 해도 부동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처분하겠다고 한 비율은 20%에 그쳤다.
◇"앞으로 뜰 부촌은 잠실, 판교, 해운대"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 숫자는 2011년 이후 연평균 10%씩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서정주 차장은 "글로벌 경제가 개선되고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국민 전체의 금융자산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부자 숫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부자 24만명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총 552조원이다. 1인당 평균으로는 22억8000만원이다. 국민의 0.47%에 해당하는 부자들이 우리나라 전체 금융자산 중 16.3%를 보유한 셈이다.
한국의 부자들 중 44%는 서울, 그중 3분의 1은 강남 3구에 거주하고 있다. 부자들은 현재의 대표적인 부촌(富村)으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용산구 한남동, 강남구 청담동, 강남구 대치동, 서초구 반포동 등을 꼽았다. 반면 향후 5년 내에 떠오를 '신흥 부촌'으로는 서울 반포와 잠실동,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부산 해운대구 우동·좌동을 지목했다.
◇본인은 자수성가, "자식들은 어려울 것"
한국의 부자들은 어떻게 부자가 됐을까. 조사 대상 400명의 부자 중에는 처음 부동산을 구입할 때 '스스로 모은 자금으로' 산 사람이 69%로, 상속 또는 증여받은 돈으로 산 사람(30%)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들 중에는 1970년대 후반~1990년대 후반 서울 강남에 있는 아파트를 평균 2억3000만원에 구입하면서 부동산을 보유하기 시작한 경우가 많았다. 보고서는 "한국 부자의 부동산에 대한 애착은 부동산을 통한 성공적 자산 축적 경험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부를 축적했지만, 자식 세대의 성공 가능성에는 회의적이다. '자녀 세대는 과거에 비해 부모의 도움 없이 자수성가하기 힘들어졌다'는 생각에 동의하는 비율이 84.8%로 1년 전에 비해 11.8%포인트 증가했고, "내 자녀들은 경제적으로 나만큼 잘살기 힘들 것이다"에 동의하는 사람도 57.6%에 달했다.
이에 따라 세금과 상속이 부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절반 이상은 현재의 세금 부과율이 과도하며, 재무적으로 큰 부담이라고 했다. 10명 중 9명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상담하거나 절세 상품 가입 등을 했다고 밝혔다. 또 상속 및 증여에 대해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응답은 지난해 42.5%에서 17.5%로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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