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전철만 타고도 피서할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글:박장식, 편집:김준수]
타칭 '교통 오타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가 연재합니다.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 터지는 부분은 가차 없이 분노하는, 그런 칼럼도 써 내려갑니다.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피서철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의 부담, 준비의 부담 때문에 가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을 듯합니다. 그래서 이번 차례에는 대중교통으로 '여름 나는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멍 때리기 좋은' 장거리 대중교통 그 자체로 즐길만한 피서법부터 차례대로 소개합니다.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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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인, 신미양요 때 프랑스 군을 온몸으로 막아냈던 초지진의 모습. |
| ⓒ 박장식 |
생각해보니까 시내버스는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 운행 거리가 긴 노선은 동네마다 다 들렀다 가랴 하는 덕분에 2시간을 넘게 운행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또 지금은 사라졌으리라 믿었던 완행 시외버스와 '통일호'에 필적할 정도의 정차 수를 자랑하는 완행 고속버스까지, 다양한 도시에서 다양한 '장거리' 교통수단이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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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양과 광주를 잇는 농어촌 버스는 고속도로를 타기로 유명하다. |
| ⓒ 박장식 |
'한 번 가본 적 없는 동네', 적성까지 서울에서 두 시간 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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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주 적성은 시내버스로 접근하기에 꽤나 매력적인 여행지이다. 사진은 매표의 필요성이 낮아져 폐쇄된 적성공용버스터미널. |
| ⓒ 박장식 |
서울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읍내 분위기를 기대로 간직하고 있는 법원읍에서 잠시 내리면 우시장이 먼저 보인다. 현재도 장이 열리면 소를 사고파는 사람들로 북적일 정도. 그렇게 작은 마을에 복닥복닥 모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걸어서 20분, 택시로 기본요금 거리에는 개인 박물관 중 가장 뛰어난 소장품을 지니고 있는 두루뫼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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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성은 연천, 양주, 파주 세 도시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 주변에 한우농가가 많아 이렇게 한우마을이 발달했다. |
| ⓒ 박장식 |
적성에서 의정부로 가는 버스를 타고 조금만 가면 감악산 출렁다리가 나오고, 운계폭포가 나온다. 때 묻지 않은 피서지 감악산 계곡도 볼거리이다. 30번 버스 대신 다른 길로 나오고 싶다면 전곡 가는 95번 버스를 타고 나오면 된다. 전곡선사역사관을 보고 한탄강변에서 피서를 즐기다가, 하루 12번 있는 한국 최후의 통일호, '통근열차'를 타고 동두천으로 나오면 좋은 여행이 된다.
강화도로 2층 버스 타고 가요, 3000A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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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부터 2층 버스가 절찬리에 운행하고 있다. 그 중 3000A번은 관광 목적으로 이용하기에도 제격이다. |
| ⓒ 박장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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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0A번 2층 버스를 타면 서울의 지붕에 앉은 듯한 느낌이 든다. |
| ⓒ 박장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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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도의 포대 중 하나인 갑곶돈대의 모습. 옆의 다리는 이전에 강화와 서울을 이었던 구 강화대교이다. |
| ⓒ 박장식 |
조선시대 섬을 요새화했던 흔적인 초지진과 갑곶돈대 등이 남아있고, 실향민의 아픔이 담긴 교동도도 최근 개통된 교동대교와 함께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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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터미널의 모습 강화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다양한 버스를 이용하면 강화도의 역사와 마주하는 관광지로 향할 수 있다. |
| ⓒ 박장식 |
5번은 터미널에서 외포리, 화도, 장곶돈대, 전등사, 황산도. 초지진과 광성보를 거쳐 복귀하고, 6번은 반대로 운행한다. '민통선' 안의 섬인 교동도는 70번을 타면 교동대교에서 신분증 제출만으로 갈 수 있다.
울산에서 양산, 부산까지 '멍 때리며 가기'에는 12번이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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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양터미널에 12번 버스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12번 버스는 울산과 부산을 잇는 몇 안되는 완행버스다. |
| ⓒ 박장식 |
명륜역에서 12번을 탑승하면 부산대와 범어사역을 지나 30분 만에 양산시내에 도착한다. 최근 들어 신도시가 속속 건설되면서, 부산 구도심보다도 훨씬 발전된 듯한 모습을 전부 지나치기 전에 북정동에서 내려 조금 걸어가 보자. 양산의 역사를 담은 양산시립박물관과 사적 제93호로 지정된 신라시대의 무덤인 북정동 고분군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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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보사찰 중 불보사찰로 불리는 통도사의 전경. |
| ⓒ 박장식 |
언양에 도착하면 언양읍성을 둘러보아도 좋고, 영화루를 둘러보아도 좋다. 맛이 좋기로 유명한 언양불고기를 맛보아도 무리가 없다. 버스 여행을 더 하고 싶다면 언양터미널에서 1703번이나 1723번을 탑승하자. 시내버스로 부산에서 울산까지 여행할 수 있다. 태화강역 도착해서 버스를 갈아타고 대왕암공원에 갈 수도 있고, 일산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길 수도 있다.
화순에 가 본 적 없다고요? 처음 보는 곳까지 데려가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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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능주면을 지나는 운주사행 화순교통 버스. 화순교통의 대부분 노선이 장거리 운행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
| ⓒ 박장식 |
하지만 화순은 더욱 다양하다. 화순군의 농어촌버스의 대다수가 광주에서 출발해 화순을 거쳐 다양한 화순의 읍면지역으로 향하는데, 이 버스들의 대부분이 장거리 노선이라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광주에서 시내버스 한 번 갈아타고 순천을 가거나, 보성을 갈 수도 있을 정도이니 엄청난 운행 거리를 갖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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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불천탑의 신비를 간직한 화순 운주사의 겨울 모습. |
| ⓒ 박장식 |
주암행 버스는 광주에서 화순을 거쳐 순천 주암까지 간다. 중간에 사평을 들르는데 읍내에서 머지않은 곳에 폭포와 한적한 계곡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평에서 버스를 바꿔 타면 보성까지 갈 수도 있다. 순천 주암에서 시간을 맞춰 시내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면 얼떨결에 '순천 구경'까지 가능하니, 얼떨결의 여행이 되지도 않을까.
'완행시외버스' 타고 새로 보는 경유지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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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초시외버스터미널. 백담사, 부산 등 여러 방향으로의 완행버스가 오간다. |
| ⓒ 박장식 |
오후 1시 정각에 부산에서 출발하는 속초행 버스는 특이하다. 부산에서 포항까지는 고속도로를 타지만, 포항에서부터 나루끝, 흥해, 청하, 송라 등 처음 보는 지명을 거쳐 영덕과 울진을 지난다. 삼척, 동해 등 모든 정류장을 지나면 마지막에 도착하는 정류장은 속초 정류장. 9시간 40분이 걸려 밤 11시가 다 되어 도착한다. 다만 속초까지는 너무 시간이 길고, 직행노선이 있어 매표가 불가능해 양양까지만 탑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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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선, 평창 등 강원도 지역에는 완행버스가 꽤나 많다. |
| ⓒ 박장식 |
서울남부터미널에서 경강행 노선을 타면 3시간 50분간 천안, 광정, 공주, 하마루 등 11개의 경유지를 거쳐 경강으로 간다. 상주행 노선은 석소, 청주, 미원, 낙서 등 15개 경유지를 거쳐 4시간에 상주로 간다. 동서울터미널에서는 대강, 녹전, 마차, 별방, 증산, 예미 등으로 발권하면 오랜 시간 동안 운행하는 완행버스를 탈 수 있다. 이들 버스는 처음 보는 신기한 지명의 신기한 풍경을 바라보는 맛으로 여행하기에 좋다.
'근성'이 필요하지만 탈 만한 열차, 장거리 완행 무궁화호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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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이용하면 완행열차의 낭만이 가득한 여행이 가능하다. |
| ⓒ 박장식 |
대표적인 예로 부산역에서 김천역을 거쳐 강릉 정동진역으로 가는 #1691, #1692 열차와 부산 부전역에서 경주역을 거쳐 정동진역으로 가는 #1681, #1682 열차를 들 수 있다. #1691 열차는 경북선을 관통하는 야간열차이고, #1681 열차는 단선 선로만을 경유하기 때문에 오전 9시 10분에 출발해 해가 질 무렵인 오후 5시에 정동진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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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행열차는 이렇듯 처음 보는 논밭, 그리고 작은 도로에 이르기까지 하나 빠짐없이 눈 안에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 ⓒ 박장식 |
수도권에서는 '지하철'에 이러한 장거리 노선이 있다. 광운대역을 오전 8시 33분에 출발해 2시간 51분 만에 신창역에 도착하는 1호선 열차가 대표적인 예이고, 경의중앙선에는 하루 세 번 지평역과 문산역을 잇는 열차가 오간다. 양평 지평역에서 파주 문산역까지는 2시간 41분이라는 '어마무시한' 시간이 걸린다. 책 한 권 읽으며 가기 적당한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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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편에서는 '알쓸신잡'을 따라가는 대중교통 관광 루트를 소개합니다. 3편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알지 못하지만 방문할 가치가 큰 피서지 몇 곳을 대표적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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