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집값의 90%..대전 '갭투자'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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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만 해도 2억9천500만원에 전세 계약을 한 곳도 있어요. 지금은 그나마 전셋값이 많이 내린 겁니다."
최근 대전시 중구 선화동의 한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하려던 김모(44)씨는 부동산 중개인의 이런 말을 듣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34평형)의 경우 전세금이 2억6천만원으로 매매가(2억9천500만원)의 8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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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올해 초만 해도 2억9천500만원에 전세 계약을 한 곳도 있어요. 지금은 그나마 전셋값이 많이 내린 겁니다."
최근 대전시 중구 선화동의 한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하려던 김모(44)씨는 부동산 중개인의 이런 말을 듣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34평형)의 경우 전세금이 2억6천만원으로 매매가(2억9천500만원)의 88%에 달한다.
김씨가 현재 거주하는 서구 둔산동 S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전셋값이 2억4천500만원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90%에 이른다.
부동산 거래 사이트에는 실구입 자금 2천500만원으로 전세를 끼고 매입할 수 있다는 광고 문구가 게시돼 있다.
이들은 대전지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KB국민은행 집계, 6월 기준)인 75.7%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별다른 개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이처럼 대전지역 역세권이나 학군이 좋은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급등한 이유는 일명 '갭투자'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갭투자는 투자 목적으로 매매가 대비 전셋값이 비싼 지역의 주택을 전세를 끼고 소액으로 투자해 매입한 뒤 집값이 뛰면 곧바로 집을 팔고 시세 차익을 얻는 단기 투자를 말한다.
특히 대전은 세종시에 대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로 갭투자가 성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11·3 부동산 안정대책'의 하나로 인근 세종시가 청약 규제 조정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저금리로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이 대전지역 주택 시장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갭투자 물건들은 전세 만기가 되면 다시 전세로 나오기 때문에 공급 물량이 많아지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실제 지난 4월 세종시에 사상 최대 규모인 7천여 가구가 입주한 이후 대전지역 전세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전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4월 둘째 주 0.03% 떨어진 뒤 5주째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0.01%로 다소 올랐지만, 자치구별로 보면 세종시와 인접한 유성구의 전세가가 0.07%나 떨어졌으며, 서구도 0.0%로 보합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집값이 떨어지다 보면 집주인이 세입자의 전세자금을 빼주지 못하는 '깡통 전세'나 전셋값이 매맷값을 추월하는 '깡통 매물'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대전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갭투자 수요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현재는 세종시 등에 물량이 많다 보니 전셋값이 떨어지는 추세이지만 세종시에 국회 분원이 설치되고 중앙부처의 추가 이전이 가시화되면 장기적으로는 대전지역 부동산 가격도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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