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원전 건설 잠정 중단, 대통령의 고뇌..과도한 불안감 조성, 저의 의심"
문 대통령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368명 사망" 발언에 대해선 "청와대 연설팀 실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반대 주장이 나오자 28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나서 ‘저의(底意)’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전날 정부는 30% 가량 공사가 진척된 신고리원전 5ㆍ6호기의 건설을 약 3개월간 잠정 중단시키고 존폐 여부를 ‘시민배심원단’이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력수급 문제를 거론하며 “이 문제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오히려 다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리부터 ‘전력수급이 부족할 것이다, 전력수급에 대한 걱정을 하고서 (정책을) 내놓는 것이냐’고 자꾸 지적하는 것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원을 찾으려는 전 세계적인 노력, 한국 사회의 고뇌를 ‘공론의 장’에 올리지 않으려는 의사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당면한 전력수급 계획에 지장이 없을 뿐만 아니라 향후 수급 계획에도 위험하지 않으니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민배심원단이 결정하는 형식의 공론조사는) 관련된 사회적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공사 중단을 거듭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라고 표현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신고리 5ㆍ6호기에 대해선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며 “대통령의 고뇌, 혹은 우리 사회가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 갖고 있는 고뇌를 결국 잠정 중단이라는 어려운 결정으로 끌고 가게 됐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공사 중단 결정의 법적 근거와 관련한 여러 차례 질문에는 “국무조정실에서 설명할 것이다. 제가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신고리 5ㆍ6호기가 있는 울산 울주군 주민들은 “원자력안전법 등 관련법에 따르면 원전 건설 중단은 안전상의 문제나 절차상의 문제 등을 제외하고는 중단하거나 취소할 수 없다”며 절차상의 문제점을 주장하고 있다.
전력수급 문제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2031년까지의 8차 수급 계획은 올해 말까지 확정한다”며 “몇 달 이내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 방향이 과연 전력수급 계획에 어떻게 반영되는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뒤 “매우 전문적인 방식으로 전문가들이 전력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지 않는 방식으로 소상히 밝히고 국회에 보고하면서 투명한 과정을 통해 국민들과 함께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석탄이나 원자력에 비해 대안으로 떠오른 LNG의 발전원가가 비싸다는 우려에 대해선 “(LNG 가격의) 대부분이 LNG에 붙는 세금”이라며 “정부가 발전용 LNG에 붙는 세금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발전단가는 달라질수 있다”고 말했다. 발전용 석탄처럼 세금을 없애거나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지난 19일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기념행사에서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2016년 3월 현재 총 1368명이 사망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후쿠시마 원전 관련 사망자수’에서 ‘관련’ 자를 빼버렸다. (청와대) 연설팀의 실수”라고 인정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22일 주일 한국대사관 참사관에게 “(문 대통령의 연설이) 올바른 이해에 기초한 게 아니어서 매우 유감”이란 입장을 전해왔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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