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와 10m 떨어진 곳에 고층 아파트 안돼"

이민선 2017. 5. 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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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설사가 초등학교와 불과 10여m 거리에 18층 높이 고층 아파트를 지으려 해 학부모, 인근 아파트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신축부지가 공공기관인 축산물 품질평가원이 민간 건설사에 판 땅이라 학부모 등의 반발이 더 거세다.

학부모 등은 안전사고와 미세먼지, 소음 발생 등의 우려가 있다며 아파트 신축 공사를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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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이 민간에 판 땅.. "차라리 도서관을 지을 것이지"

[오마이뉴스이민선 기자]

 아파트 신축 예정지 인근 아파트에 붙은 펼침막
ⓒ 이민선
 오른쪽 축산물평가원이 아파트 신축 예정지다. 18층 281세대. 초등학교와 10여 미터정도 거리다.
ⓒ 이민선
한 건설사가 초등학교와 불과 10여m 거리에 18층 높이 고층 아파트를 지으려 해 학부모, 인근 아파트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신축부지가 공공기관인 축산물 품질평가원이 민간 건설사에 판 땅이라 학부모 등의 반발이 더 거세다.

학부모 등은 안전사고와 미세먼지, 소음 발생 등의 우려가 있다며 아파트 신축 공사를 반대하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가 걱정스럽다는 게 이 학교 학부모회장 주장이다. 그는 4일 오전 기자와 통화에서 "지금도 미세먼지 때문에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못 한다. 공사가 시작되면 더 심할 텐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8층이나 되는 고층 아파트라 공사장에 아무리 높은 차단벽을 세워도 소음과 분진을 막지는 못한다. 쉴 새 없이 드나드는 대형 화물차 때문에 안전문제도 심각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2년씩이나 이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학교 부근은 미세먼지로 심각했다. 파란 기색을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하늘은 뿌옇기만 했다. 파란색은, 먼발치로 보이는 산자락이 전부지만 그나마도 시원스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방이 아파트로 막혀있어서다. 그래도 학교는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공공기관 땅을) 어째서 민간에 팔아서..."

 당동초등학교 옆 아파트에 붙은 펼침막
ⓒ 이민선
 오른쪽 녹색 휀스가 아파트 신축 부지다. 13층 48세대.
ⓒ 이민선
학교 측도 학부모와 같은 입장이다. 송명순 당동초등학교 교장은 4일 오후 기자와 한인터뷰에서 "학부모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 신축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어 송 교장은 "(공공기관 땅이었으니) 차라리 도서관이나 시민 편의시설을 짓는다면 좋을 텐데, 어째서 민간에 팔아서"라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학부모와 주민들은 현재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일주일 만에 700여 명이 반대 서명에 참여 했다. 또한 군포시 누리집 게시판(군포시에 바란다)이 '당동 초등학교 부근 아파트 공사 허가내주지 말라!'는 등의 제목의 글로 도배될 정도로 많은 민원을 넣었다. 민원 중에는 "공공기관이 교육청, 군포시와 협의도 없이(의무는 아니지만) 민간에 땅을 매각했다"는 원망 섞인 내용도 있다. 

하지만 군포시는 '법에 어긋나지 않으면 규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오후 군포시 관계자는 기자에게 "승인 안 할 방법이 없다"라고 밝혔다.

당동 초등학교 부근 아파트 신축 공사 예정지는 총 두 곳이다. 모두 공공기관인 축산물 품질평가원이 민간 건설사에 판 땅이다. 건설사 계획대로라면, 한 곳은 오는 7월부터 시작해 2019년 6월까지 공사를 진행한다. 18층 아파트 3동으로 총 281세대가 입주하게 된다. 나머지 한 곳에는 13층 48세대 규모 아파트 한 동이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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