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창자이면서 배짱, 분노, 자존심, '배알'

2017. 4. 1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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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알'.

배알은 "저놈의 배알을 빼서 들여다볼 수도 없고"처럼 남의 '속마음'을 낮잡는 말이며, "겁 많은 주제에 배알을 부리네"같이 '배짱'을 낮춰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배알은 성미나 자존심, 자기만의 생각이 자리한 어떤 추상적인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요.

"그런 소리를 듣고도 웃다니 넌 배알이 없구나"처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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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알’. 창자입니다. ‘밸’이라고도 하지요. 배알은 한글 반포 10여년 후 간행된 ‘월인석보’에도 나오는 걸로 보아 오래전부터 쓰여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듣기 어렵지만 북한에서는 지금도 생선 내장을 밸이라고 하는 것을 탈북인들의 말에서 듣게 됩니다.

배알은 “저놈의 배알을 빼서 들여다볼 수도 없고…”처럼 남의 ‘속마음’을 낮잡는 말이며, “겁 많은 주제에 배알을 부리네”같이 ‘배짱’을 낮춰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배알은 성미나 자존심, 자기만의 생각이 자리한 어떤 추상적인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요. “그런 소리를 듣고도 웃다니 넌 배알이 없구나”처럼 말합니다. 배알은 또 마음에 마땅찮은 것이 있어 노엽거나 분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쓰입니다. “그 녀석은 친구들의 놀림에 배알이 났는지 씩씩거렸다”처럼 말합니다.

‘배알이 뒤틀리다’ ‘배알이 꼴리다’라고 하지요. 비위에 거슬려서 매우 아니꼽고 심사가 편치 않다는 뜻입니다.

창자를 이르던 옛말이 있는데, ‘애’입니다. ‘한산섬 달 밝은 밤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一聲) 호가(胡 竹+加)는 남의 애를 끊나니.’ ‘호가’는 풀피리입니다. ‘일성 호가’는 군영의 어느 병사가 부는 ‘풀피리 소리’이겠지요. 나라 걱정에 잠 못 드는 충무공의 애끊는 고뇌가 눈에 보입니다.

글=서완식 어문팀장,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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