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후보가 박정희 생가 방명록에 원래 쓰려던 사자성어는?
김정석 2017. 4. 7. 09:42
멸사봉공 한자 실수 앞서 구미서도 실수
방명록에 삼수변 적다 망설인 홍 후보
페이지 넘겨 대란대치(大亂大治) 적어
사람들은 홍 후보가 과연 무엇을 적으려고 했을지 궁금해 했다. 삼수변으로 시작되는 다양한 한자가 언급됐지만 종잡을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 6일 홍 후보가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방명록에 쓴 글자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가 방명록에 남긴 글은 '멸사봉공(滅死奉公)'이었다. 삼수변으로 시작하는 글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사로울 사(私)를 죽을 사(死)로 잘못 적었다. 결국 홍 후보는 참배를 마친 뒤 '멸사봉공(滅私奉公)'으로 다시 작성했다.
홍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멸사봉공'을 쓰려고 했던 것일까. 멸사봉공이란 말은 광주 5·18민주화운동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더욱 연관이 깊다. 박 전 대통령이 '진충보국 멸사봉공(盡忠保國 滅私奉公)'이란 말을 생전에 이미 썼기 때문이다. 이는 '충성을 다해 나라에 보답하고 나를 죽여서 국가를 받들겠다'는 뜻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젊은 시절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하고 3년간 교사로 재직하다 신경군관학교를 입학하기 위해 일왕에게 '진충보국 멸사봉공'이라고 적은 혈서를 보냈다. 이는 그의 대표적 친일행위로 꼽힌다.
방명록에 삼수변 적다 망설인 홍 후보
페이지 넘겨 대란대치(大亂大治) 적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지난 4일 박정희 대통령 생가 방명록에 쓰려던 진짜 글귀는 무엇이었을까.
지난 4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은 홍 후보. 그는 생가를 둘러본 뒤 방명록을 썼다. 지지자들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그는 물 수(水) 자의 한자 부수(部首)인 삼수변(三水邊)을 적었다. 그러다 잠깐 붓을 멈춘 홍 후보는 잠시 동안 망설였다. 이윽고 뭔가 생각난 듯한 그는 방명록 페이지를 넘겼다. 그리고 큰 대(大)자로 시작되는 글을 다시 써내려갔다. 새로운 페이지에 적은 글은 '大亂大治(대란대치)'였다. '나라가 어지러울 때는 크게 다스려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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