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돌풍' 일으켰던 국민의당 '텃밭' 호남서 첫 투표함 연다
[오마이뉴스 글:유성애, 사진:남소연, 편집:김예지]
▲ 광주 방문한 국민의당 대선주자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왼쪽부터), 안철수 의원, 손학규 전 대표가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선후보 선출 광주·전남·제주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 남소연 |
지난 총선 때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재기할 수 있을까.
25일 국민의당이 광주·전남·제주 권역에서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 현장투표를 시작했다. 국민의당은 소속 현역 의원 중 호남 지역 의원이 가장 많고, 당원의 절반인 약 55%가 호남 지역 당원이어서 호남 표심이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과는 달리 국민의당은 현장투표 종료 후 당일 오후 7~8시께 개표 결과를 즉시 공개한다. 첫 투표 결과가 향후 다른 지역 경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호남은 주요 지역으로 꼽힌다.
박주선·손학규·안철수 세 후보(연설 순)가 합동연설을 펼친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거점투표소의 분위기는 오전부터 뜨거웠다. 등록 PC 80대와 투표소 27곳 등이 마련된 김대중센터에는 궂은 날씨에도 지지자들이 2500명 규모 연설회장을 대부분 메웠다. 공보실에 따르면 총 3500여 명이 합동연설회에 다녀갔다.
참석자들은 지지 후보 연설 차례가 되자 일어서서 손을 흔들며 함성과 함께 후보 이름을 연호하는 등 뜨겁게 반응했다. 안철수 후보 배우자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연설회장에 미리 도착해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안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박지원 당대표는 연설회 인사말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니 세월호가 떠오르고, 차기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대선은 국민의당 후보와 문재인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장병완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호남은 지난 총선 때 창당 2개월밖에 안 된 국민의당을 제3원내정당으로 만들었다. 오는 5월 9일 대선에서도 국민의당을 선택해 주리라 믿는다"라며 "호남의 정신과 여망을 실천해 낼 대통령 후보를 호남 주민 여러분의 손으로 직접 선출해 달라"고 부탁했다.
안철수 '미래', 손학규 '패권타파', 박주선 '호남' 강조
후보자들은 이날 합동연설회를 통해 각기 호남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연설을 통해 안철수 후보는 '미래'를, 손학규 후보는 '패권타파'를, 박주선 후보는 '호남' 키워드를 강조했다. 다음은 후보자별로 연설 요지를 정리한 것이다(지지율 순).
▲ 지지 호소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선후보 선출 광주·전남·제주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목청높여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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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이제 와서 호남 인재차별과 예산차별을 인정했다. 총선 때 표를 얻기 위해 했던 정계은퇴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선거 때만 호남 지지 얻으려는 사람 뽑아선 안 된다. 한번 속으면 실수이지만 두 번 속으면 바보다. 패권주의에 반대해온 호남과 제주의 통합정신이 국민을 위한 연대를 이끌 거다. 기필코 대선 승리로 보답하겠다."
▲ 지지 호소하는 손학규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대표가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선후보 선출 광주·전남·제주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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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세월호가 올라왔다. 이 나라의 비리와 부정부패가, 부끄러움의 상징이 떠올랐다. 세월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나라는 나라도 아니라고, 오로지 계파와 정파를 위한 정치, 패권을 일삼는 패권정치는 정치도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저 손학규가 국민 모두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새로운 나라, 7공화국을 열어가겠다."
▲ 지지 호소하는 박주선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선후보 선출 광주·전남·제주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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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권 2인자, 문재인 후보는 호남 탄압의 책임자다. 그가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의 표창장을 자랑스럽게 들어 보이며 호남 표를 달라고 한다. 호남을 들러리로 세워 또다시 이용만 해먹으려는 문 후보를 저는 단호히 반대한다. 호남의 역사는 호남 스스로 써야 한다.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은 호남의 유일한 대선후보, 저 박주선 뿐이다."
완전국민경선 참석 투표자 "제대로 된 사람, 내 손으로 뽑고 싶다"
▲ 악수하는 안철수-손학규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의원(왼쪽)과 손학규 전 대표가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선후보 선출 광주·전남·제주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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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투표장에는 유모차를 끌고 온 남성과 20~30대 여성 등 다양한 연령과 계층이 모습을 나타냈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왔다는 최아무개(24세, 광주 광산구 수완동)씨는 "박 대통령이 내려왔으니 이번에는 제대로 된 사람을 내 손으로 뽑고 싶어 투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선관위원장의 말처럼 "그동안 어느 당도 시도하지 않은 완전국민경선 방식을 채택"한 탓에, 중복 투표·대리 투표 등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이날 오전 한 투표소에서 1인이 두 번 투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소명서를 받기도 했다. 투표장 전산서버 및 메인시스템 오류로 인해 투표 시작이 10여 분간 지연된 곳도 있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선관위 측은 투표자 주민번호 등록(중복투표 방지), 투표자와 신분증 사진 육안 대조(대리투표 방지) 및 추후 문제 발생 시 점검을 위해 등록 당시 영상을 촬영 중이다. 중앙당은 투·개표와 안내 등 선거 관리를 위해 김대중센터 한 곳에만 200여 명을 배치했다.
▲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 현장투표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국 순회경선이 시작된 25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마련된 현장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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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날(2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다자구도)에 따르면, 호남 지역에서 안철수 후보는 17%, 손학규 후보는 5% 지지율을 보였다. 박주선 후보는 집계되지 않았다(3월 21일~3월 23일, 전국 만 19세 이상 1007명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 공보실에 따르면 오후 6시 30분 기준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은 총 6만 2389명이다. 광주·전남·제주 권역 현장 투표 결과는 현장 개표를 통해 이날 오후 8시께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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