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발한 <셜록>의 관록, 실망했던 팬 다시 불러모으다

하성태 2017. 1. 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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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의 사이드뷰] 시즌4 완결을 고대하게 만드는 2회의 매력

[오마이뉴스 글:하성태, 편집:곽우신]

*주의! 이 기사에는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셜록> 시즌4 2회 '병상의 탐정'(The Lying Detective)은 1화 '여섯 개의 대처상(The Six Thatchers)'의 아쉬움을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 BBC
눈치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게 정상이다. 단 한 컷, 그러니까 맨 첫 장면의 발사된 총구와 맨 마지막 장면의 발사된 총구를 같은 한 컷으로 구성하는 치밀함, 그리고 반전. <셜록> 시즌4 2회 '병상의 탐정'(The Lying Detective)이 보여준 치밀함과 완급을 조절하는 전개는 역시 '셜록'이란 감탄사를 내뱉게 하는 관록을 연출했다.

1회의 혹평과 엇갈린 전개는 잊어도 좋다(관련 기사: "셜록 안 본 뇌 삽니다" <셜록> 시즌4에 무슨 일이?). 아니, 1회의 지지부진한 전개와 셜록(베네딕트 컴버배치 분)과 존(마틴 프리먼 분)의 감정을 배려 혹은 강조하는 듯한 구성도 여전했다. 그런데 2회는 다소 억지스러웠던 메리(아만다 에빙턴 분)의 퇴장을 자양분 삼아 둘의 망가진 감정과 관계를 전개의 동력으로 삼는 치밀함과 시즌의 허리에 해당하는 2회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각했다.

거기에 셜록이 싸워 마땅한 거대한 '빌런'을 시작부터 등장시켰고, 적절한 복선을 활용했으며, 주·조연들과의 관계에 기초한 무릎을 치게 할 만한 반전이 탑재돼 있었다. 여전히 <셜록>은 <셜록>이었다.

적어도 제작자 스티븐 모팻, 마크 게티스 두 사람이 팬들에게 테러를 당하는 일은 아직까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병상의 탐정'은 확실히 한 회만 떼어 놓고 보면 훌륭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에피소드가 맞았다.

1회에 실망한 팬들도 다시 불러 세울 '병상의 탐정'의 기지

 <셜록> 시즌4 2회 '병상의 탐정'(The Lying Detective)은 본래 <셜록>이 지니고 있던 장점들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 두 주인공 보다 더 빛나는 캐릭터가 등장한 것은 덤.
ⓒ BBC
예상된 순서였다. 아내를 잃은 존은 상담사를 찾는 등 심리적 재활을 꾀하고 있었고, 반면 셜록은 (마)약에 '쩔어' 일까지 등한시하며 천지 분간을 못 하는 상태. 당연히 둘의 관계는 몇 개월간 연락도 하지 않고 소원해져 있었다. 그러는 사이 대중들에게 사업가이자 자선가로 알려진 컬버튼 스미스(토비 존스 분)의 딸 페이스가 찾아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비밀을 털어놓는다.

나락에 떨어진 셜록, 냉담한 존, 소원해진 관계. 무언가 다시 재출발하기 딱 안성맞춤인 상황이지 않은가. 여기에 기괴한 술수를 쓰는 악당의 존재를 알아차린 셜록이 나서게 되고, 자연스레 존을 끌어들이고, 자의 반 타의 반 존이 사건 해결에 가담하는 구조야말로 <셜록> 팬들이 꽤 익숙해할 만한 드라마의 전형적인 패턴인 셈이다.

1회 '여섯 개의 대처 상(The Six Thatchers)'에서 메리를 축으로 둘의 관계를 뒤흔들어 놨던 제작진은 이렇게 바닥을 친 둘의 관계와 감정을 회복시키는 쪽으로 나아가며 팬들을 다시 유혹했다. 시즌을 마무리해야 하는 3회 직전, 좀 더 강력하고 개인사까지 얽혀진 악당의 존재를 반전으로 깔아 놓는 것까지 깔끔히 완수하며.

팬들이라면 환호할 만한 장면 구성도 잊지 않았다. 셜록이 페이스의 과거사와 사건 개요를 역으로 설명하는 장면에서 <셜록> 특유의 컴퓨터 그래픽 효과를 이용, 명탐정의 추리 과정을 시각화하는 형식이 그러하다. 지속해서 끼어드는 컬버튼의 암시 효과 장면이나 약 기운인지 실제인지 비스듬히 깔아 놓은 셜록의 심리 상태, 시차를 이용해 적절하게 꼬아 놓은 이야기 구조의 배치 역시 전통적인 <셜록>의 장기라 할 수 있다.

2회는 이러한 장기 위에 메리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존이 메리의 환영을 보고 대화를 하는 설정까지 더하면서 사건과 심리, 감정과 관계를 멋들어지게 배분하는 각본과 연출을 자랑했다. 1회를 보고 실망해서 시리즈를 접었던 시청자라면 후회하지 않을 수 없고는 못 배기게 하는 연출력이라고나 할까. 

전무후무한 악당의 등장, 3회를 기대하라   

 <셜록> 시즌4 2회 '병상의 탐정'(The Lying Detective)은 새로운 악당의 출현을 예고했다. 시즌4의 마지막, 3회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 BBC
어쩌면 팬들을 실망하게 한 1회가 그렇게나 메리에게 집착했던 이유도 설명된다. 결국, 둘의 관계를 더 돈독히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 위에 메리라는 캐릭터를 희생시킨 건 유감이지만, 그 바탕 위에서 2회가 그 목표를 120% 달성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듯싶다.

그만큼 2회는 시즌4의 허리의 역할을 다 했다고 할 수 있다. 기괴한 악당, 셜록과 존의 관계 회복, 흥미로운 사건 해결 과정, 그리고 시리즈 사상 최초로 등장하는 예측불허 악당의 출현까지. 시리즈가 회를 거듭할수록 가족이란 테마를 끌어들인 것 역시 (누구는 억지스럽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2회에 등장한 악당의 존재만 놓고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인과관계를 자랑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시리즈를 마감할 3회 '마지막 문제(The Final Problem)'의 방영만을 남겨두고 있다. 원작에선 셜록과 모리아티의 최후의 대결을 벌이는 바로 그 에피소드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극장 동시 상영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다.

그때까지, 자막판과 더빙판을 동시에 마련하지 않은 KBS에 대한 저주(?)는 잠시 내려놓기로 하자. 팬들의 원성에 부랴부랴 KBS2로 자막판 재방송을 편성하지 않았나. 그보다 시즌4가 또 어떤 거대한 반전과 '떡밥'으로 마지막까지 팬들을 사로잡을지, 팬들이 기대해 마지않은 모리아티는 다시 등장할지, 그리하여 과연 이번 시즌으로 <셜록>이 대단원의 막을 내릴 것인지와 같은 시리즈의 존폐가 걸린 이슈들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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