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부동산시장은 ①]하방압력 확대..지역별 양극화 심화

진희정 기자,오경묵 기자 2016. 12. 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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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탄핵정국 등으로 불안감↑.."급랭가능성은 크지 않다"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오경묵 기자 = 2017년 부동산시장은 그 어느때보다 많은 변수들로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권교체 과정에서의 불확실성 증대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 일부지역에서의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부작용 등 하방 압력이 복합적이어서다.여기에 저성장 기조도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망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기관마다 전망치가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 초반에서 후반대로 예상하고 있다. 즉, 소비자들이 주택을 살만한 능력이 줄어들고 있어 지난 2년간의 호황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내년도 부동산시장의 영향을 끼칠 변수를 살펴본다.[편집자주]

현재의 금융여건도 시장의 하방압력을 키우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 등으로 금융규제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인상 압력으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한층 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탈출과 가계부채 해결, 양극화 해소 등 국정과제가 산재해 있다"며 "이러한 외부 변수가 부동산시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다보니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 News1

◇대내외 변수 많고 불확실성 높아…소강상태 관망세 확산 탄핵정국 등 국내 상황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내년 시장개방 압력이 커지면서 악재가 더 늘어난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의 경기 하강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다.

조명래 단국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시장의 자생력에 비해 수요가 많이 있었다"면서 "공급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았던 정책들로 공급물량과 입주물량이 겹쳐지면서 전반적으로 하향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저하저'를 전망한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지방산업의 구조조정과 금리인상, 여기에 공급압박까지 가해지면서 시장에 오를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상고하저'를 예상한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17년 하반기 이후 준공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택소유주가 임차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수분양자는 기존 주택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신규주택시장과 재고주택시장 모두에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지적 과열 양상이 수그러들고 소강기를 거쳐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시장 전체가 본격적인 하락국면으로 진입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아파트값 하락요인과 상승요인이 공존하는 가운데 2016년과 같은 국지적 과열양상은 수그러질 것"이라며 "다만 위축된 투자심리는 리스크에 대한 적응기를 거치며 저금리 기조하에 유동자금이 다시 부동산에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지역적으로는 공급물량과 개발호재, 규제 여부 등에 따라 차별화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함 센터장은 "수도권은 강남4구 및 과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 회비를 위해 사업속도를 내면서 가격이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가격상승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고 공급물량 부담이 가중된 대구, 경북 등은 아파트값 약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News1

◇2017년 입주대란說…전국 현상이 아닌 일부지역에 국한 부동산114에 따르면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7년 37만가구, 2018년 39만가구로 2년 동안 총 76만 가구에 달한다.

입주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2년 18만가구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물량이다. 주택공급량이 크게 늘어나면 집주인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전셋값 하락→급매물 증가→아파트값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른바 입주대란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주물량이 많은 것에는 공감하면서도 역전세난과 입주대란은 일부지역에 국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입주물량이 급증하거나 쏠림이 있는 곳은 단기적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소폭 조정을 거쳐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며 "다만 해당지역의 전세와 재고주택의 일시적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은 예년하고 비교해 약간 늘긴 했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고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은 영향이 있다"고 조심스레 예상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시장의 영향을 우려했다. 시장 금리 변화를 반영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취급액 기준)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김태섭 주산연 연구위원은 "기존에도 예상했던 것이지만 통상측면부터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도미노 현상처럼 번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여건이 복잡한 가운데 차주의 부담여부가 이슈화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금리인상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차주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가계부채의 총량이 크고 주택시장의 가격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린다면 일정부분 시장의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권 변수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심교언 건대 교수는 "혼란에 빠졌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나타나 상품별,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함영진 센터장은 "정치적 이슈가 국내 국정동력 약화를 야기하고 있는데다 경제와 구조조정 등 콘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서 정치적 이슈가 경제전반의 성장률을 갉아먹는다면 자산상품 중 하나인 부동산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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