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대책 이후.. 새 청약 전략 '두둥실'
지난 3일 정부가 서울 강남을 비롯해 수도권 일부 지역과 세종·부산시에서 아파트 분양권 거래를 금지하고, 청약 1순위 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의 '1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이번 대책으로 규제를 받게 된 시·군·구는 서울의 모든 구를 포함해 총 37곳이다. 이번 대책에 따라 서울 강남 4개 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과천시, 하남·고양·남양주·화성 동탄2신도시·세종시 공공택지에서 지난 3일 이후 분양공고를 낸 아파트 단지는 입주 때까지 분양권 거래가 전면 금지된다. 강남 4개 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과 성남시 민간택지 아파트는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1년 반으로 늘어난다. 예상보다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과열된 청약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고, 기존 주택 시장의 상황도 바뀔 수 있어 새로운 청약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택 시장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11·3대책 이후 필요한 새로운 청약 전략을 소개한다.
전략① 풍선 효과가 나타날 지역을 찾아라 부동산 리서치 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11·3대책에서 비켜나 있는 수도권 분양 예정 아파트 단지는 16개 단지, 1만8316가구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규제가 적용이 안 되는 이러한 지역으로 '풍선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경기 의왕, 시흥 등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과 개발 호재가 풍부한 평택, 용인, 화성(송산신도시) 등에 투자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매제한이 없는 부산시와 제주도의 분양 시장도 유망 투자 지역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전매제한 기간이 1년 반으로 강남보다 짧은 서울 강북권 재개발 단지도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규제가 있더라도 결국 저금리로 인해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수도권이면서 규제 지역의 인접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략② 미분양과 입주 물량 꼼꼼히 분석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에서 비켜난 지역에 투자하더라도 반드시 지역별 미분양 물량과 입주 예정 물량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기준 경기도에서 미분양이 제일 많은 지역은 용인시(4374가구)이다. 평택(4261가구), 안성(2023가구), 남양주(1391가구)도 미분양이 많다. 미분양뿐 아니라 입주 물량도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경기도의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12만3133가구이다. 이 중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에 2만2331가구가 입주하고, 김포한강신도시가 있는 김포에 1만1133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수원(1만832가구), 시흥(1만830가구), 평택(7706가구), 용인(6793가구) 등도 입주 물량이 많은 편이다. 이 때문에 이번 규제에 적용받지 않는다고 무턱대고 수도권에 투자했다가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공급이 많은 지역을 피하고, 역세권 위주의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자해야 손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③ 신규 분양 아파트 외 다세대 주택, 오피스텔에도 눈을 돌려라 이번 규제는 아파트 청약 시장의 과열 현상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신규 분양 아파트가 아닌 기존 아파트나 빌라, 오피스텔 등 상업용 부동산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형건설사 분양팀 관계자는 "이번 규제로 인기 지역의 신규 청약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질 것"이라며 "청약 시장에서 눈을 돌려 비교적 최근에 입주한 기존 아파트 매매 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미분양 물량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땅값이 꾸준히 오를 수 있는 지역의 빌라나 다세대 주택, 주거형 오피스텔은 규제의 직격탄을 피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가 유망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전략④ 자금 계획을 철저히 세워라 끝으로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예전보다 자금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37개 조정 지역에서는 중도금 대출보증 계약금도 분양가의 5%에서 10%로 인상됐고, 전매제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파트에 자금이 묶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중도금 집단대출을 해주면서 청약자의 소득심사를 할 가능성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미국발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고, 금융권이 대출을 더 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 계획 등 자금 계획을 면밀히 세워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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