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최대 과열지역 왜 빠졌나?

이호준 기자 2016. 11. 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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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와이드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부동산 시장 가봅니다.

정부가 11·3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대책의 특징은 청약 과열지역을 골라 맞춤형 규제를 택했다는 점입니다.

그 대상으로 총 37개 지자체가 지정됐는데요.

그런데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제주와 분양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부산은 공교롭게도 규제에서 빠지게 됐습니다.

자연히 그 이유가 궁금해지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이호준 기자, 그러게요 부산과 제주가 부동산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들인데, 11.3 부동산 대책에서 빠졌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제주도는 청약제도 조정지역에서 빠졌고 부산지역은 일부가 포함됐지만, 핵심 규제인 전매제한 기간 연장 대상에선 제외됐습니다.

강남4구와 과천은 전매자체가 금지되고, 경기도 일부 지역과 세종시는 최소 1년 이상 전매제한 기간이 늘어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규제가 덜하기 때문에 현재도 제주와 부산에선 아파트 계약 이후에 곧바로 프리미엄을 받고 팔 수 있습니다.

<앵커>
청약과열 지역 부동산을 잡겠다고 정부가 칼을 빼들었는데 정작 분양열기가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곳 중 하나인 제주도와 부산은 빠졌다….

일단 제주도와 부산이 청약열기가 뜨가운 곳인건 맞죠?

<기자>
네, 올해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 1위에서 5위까지 살펴보면, 모두 부산과 제주입니다.

1위에서 4위까지는 부산, 5위는 제주였습니다.

1위는 부산 명륜자이로 523.6대 1이었고, 346가구 모집에 18만명 이상이 청약했습니다.

평균적으로 견본주택에 5만명 정도 다녀간다고 보면, 견본주택 방문객의 3배가 청약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위에서 4위까지 모두 300대 1의 경쟁률이 넘었습니다.

5위는 제주도에서 나왔는데, 제주 한화꿈에그린이었습니다.

2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과열이 심하다보니, 당첨자 발표과정에서 명단을 조작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앵커>
그러니깐요.

이렇게 이상 과열 양상을 나타내는 청약시장을 잡겠다고 이번 대책이 나왔는데, 정작 탈법이 벌어질 정도로 뜨거운 이 두 곳이 제외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국토교통부는 법 개정 사항이라 이번에 빠졌다는 입장입니다.

주택법상 전매제한은 수도권 이외 지역은 적용할 수 없게끔 되어있고, 이를 바꾸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데 기간이 꽤 걸릴 가능성이 높아, 이번엔  빠졌다는 것입니다.

국토부는 제주도의 경우 특별자치도이고, 국제자유도시 개발이 추진 중인 점을 고려해 제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부산의 경우 전매제한 기간 규제는 없지만 1순위 자격과 재당첨 금지 조항은 적용된다면서 투기 억제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정부의 설명은 그렇지만 원래 청약 열기가 있던 곳인데다가 지금 주요 도시 청약에 제약이 생기면서 지금 투기자본이 다 이 두 도시로 몰리지 않을까 우려가 되거든요?

어떻습니까?

<기자>
당장 제주도와 부산지역에 투기 열풍이 집중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도 집값은 지금도 높은 상황입니다.

제주도 제주시의 일부 지역의 경우 전용면적 84제곱미터 아파트 값이 서울 강북, 마포구 수준으로 상승해 있습니다.

그동안 여건상 택지개발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지금도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가 많습니다.

이러다보니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신규 아파트 당첨이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바대로 당첨과정에서 막대한 프리미엄, 탈법이 발생하는 게 다반사입니다.

<앵커>
이 기자,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니까 지방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같은 게 있지 않을까요?

<기자>
부동산과 관련해서 제주도의 권한은 없는 상황입니다.

'특별자치도'라고 하지만 전매제한 등 부동산 규제와 관련한 권한은 전부 중앙정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택법 추후 개정은 공허한 소리"라면서 "앞으로 택지개발을 하면 제주도가 투기장이 될 가능성이 크고, 과열 소식이 들리면 이미 늦을 가능성이 있다" 면서 이번 정부대책에 제주도가 포함됐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럼 부산지역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부산지역도 투기 세력들이 몰리면서 상당한 청약 과열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부산의 아파트 분양가격이 인천을 추월하고 주택가격 상승률이 석달 연속 전국 1위인 상황에서, 규제 제외로 집값이 더욱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산과 제주도 등 전국 최고 가격 상승과 최고 청약경쟁률 지역을 규제에서 제외했다"면서 "이번 정부 규제에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소한 주택법 개정 발표를 통해 이들 지역에 대한 대책이 있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었습니다.

<앵커>
가뜩이나 이번 대책으로 규제지역 외로 투자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우려가 되고 있는데 청약 수요가 많은 부산과 제주를 규제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두 곳 지역은 앞으로 이상 과열현상이 더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말로 들립니다.

정부의 판단이 착오가 아니길 바라며 당분간은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보입니다.

이호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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