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의존 성장기조 변화 예고".."11·3 대책 띄우려는 발언일 뿐"
[경향신문] ㆍ임종룡 “부동산 투기는 용납 못해”…해석 분분
경제부총리에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제 철학은 결코 성장을 위해 (부동산) 투기를 허용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발언의 진정성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금융당국에선 부처 간 입장 조율을 고려해 그동안 강하게 주장하지 않았을 뿐 투기를 막겠다는 의지는 원래 강력했기 때문에 소신 발언을 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금융규제 강화에 부정적이었고 ‘빚내서 집 사라’며 투기세력을 부추기는 정책을 펴온 경제팀의 일원이었다는 점에서 이제 와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생뚱맞다는 비판도 나온다.
임 위원장은 지난 2일 경제부총리 내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초이노믹스’로 상징되는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로 이어지는 정책 조정은 당시 여건상 선택 가능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후 가계부채 급등 등의 여러 리스크 요인이 생겼다”면서 “부동산 투기는 용납할 수 없는 경제적 폐해이며 성장을 위해 투기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에 의해 가계부채 총량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실 금융위에서는 8·25 가계부채 대책 때도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등의 더 강력한 대책이 포함되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을 두고 그가 향후 ‘건설 의존형 경제성장’ 기조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 발언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정부 부동산 정책에 비판적인 인사들은 그의 발언을 높이 평가하지 않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 최승섭 부장은 “11·3 부동산 대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발언 정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임 내정자는 그동안 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DTI·LTV 규제를 다시 강화할 수 없다고 말해 왔는데 투기를 잡는 데 가장 효과가 명확한 정책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올해 8·25 가계부채 대책의 경우 임 내정자가 마음만 굳게 먹었다면 DTI·LTV를 묶을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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