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최신 기술로 살아보니 (6) O2O | 숙박·식당 예약부터 청소·세탁까지 '척척'

강승태,서은내 2016. 10. 3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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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Online to Offline)는 오프라인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문, 결제한 뒤 오프라인에서 제공받는 식이다. 교통·숙박·공연·레저 등 각종 예약부터 음식 배달, 세탁, 심지어 집 구하기까지…. O2O가 침투하지 않은 시장이 없을 정도다. 실제 O2O 서비스는 얼마나 유용할까. O2O만 활용해서 ‘주말에 밀린 집안일’과 ‘여행’하기에 도전했다.

▶주말 집안일 O2O로 해결

▷세탁·청소 편리하지만 비싸

따르릉. 토요일 오전 9시 20분. 알람시계가 주말의 단잠을 깨운다. 스마트폰을 켜보니 ‘세탁 매니저가 곧 집에 도착한다’는 메시지가 와 있다. 아참, 어제 세탁 대행 앱 ‘워시온’으로 세탁물 수거 예약을 해뒀지…. 부랴부랴 일어나 세탁할 옷가지를 정리한다. 예약한 시간 즈음해서 초인종이 울린다. 세탁 매니저다. 빨래할 옷을 살펴보더니 얼룩이 있는 부분과 다양한 옷 종류를 스마트폰에 입력했다. 여름용 정장 재킷(4000원)과 스커트(3000원), 니트(5000원), 카디건(5000원), 바지(3000원) 그리고 주머니 수선이 필요한 바지(8000원)까지 총 2만8000원이란 견적을 보여준다. 첫 이용 기념 할인쿠폰 4000원을 적용해 조금 깎는 데 성공했다. 세탁이 완료되는 기간은 3일. 화요일까지 되느냐고 물으니 수선도 있고 주말(일요일)이 껴서 수요일은 돼야 한단다. 앱으로 세탁 매니저 이름과 세탁 진행 과정을 보여주니 안심이 됐다. 단 다소 비싼 가격과 느린 배송은 아쉽다.

빨래를 했으니 다음은 집 청소. 세탁 앱처럼 하루 전에 미리 청소 앱을 찾아놨다. 처음에는 ‘홈마스터’ 앱으로 신청하려 했는데 아뿔싸, 이미 예약이 차서 일주일 뒤부터 가능하다나. 대신 ‘대리주부’ 앱을 이용했다. 이 앱에는 ‘로켓구인 서비스’가 있다. 음식이나 청소를 맡길 시간과 장소, 집 평수 등을 입력하면 조건에 맞는 가사도우미가 입찰하는 시스템이다.

누군가가 입찰했다는 메시지가 와서 보니 40대 여성이 4만9450원이면 하겠단다. 2시간 동안 40평 아파트 청소에 5만원이라니 좀 비싼 듯하다. 지원자에 대한 평가도 살펴봤다. 지금까지 총 43건 작업해 5점 만점에 4.3점을 받았다. 5점 만점을 받은 지원자도 많은데 이 정도면 그럭저럭이다. “친절하고 밝았지만…생각보다 청소는 별로였다”는 후기가 마음에 걸렸지만, 2시간 넘도록 다른 입찰자가 없어 그냥 채택했다. 결제를 하고 나니 곧바로 지원자에게 전화가 와서 약속을 잡았다.

토요일 오후 5시. 정해진 시간을 20분 넘겨 대리주부가 도착했다. 길을 헤맸다면서 늦은 시간만큼 청소를 더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가져온 청소 도구는 마른걸레 달랑 하나. 전문적인 청소 도구를 기대했기에 살짝 아쉬웠다. 드디어 청소 시작. 서랍장, 책상, 식탁 위 등의 먼지 청소, 정리 정돈부터 청소기로 바닥 청소, 대걸레질까지 해서 2시간 만에 집이 말끔해졌다. 다만 방 3개, 거실, 부엌 등의 바닥을 닦는 동안 걸레를 딱 한 번만 빨았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썩 높지는 않다. 대리주부가 “이제 전화번호를 알고 있으니 직접 연락줘도 된다”고 했다. 앱 이용 수수료(15%)만큼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다시 부를 일은 없을 것 같아 건성으로 대답했다.

빨래와 청소, 두 가지 큰일을 끝냈더니 배가 고프다. 밥을 차리기 귀찮아 배달 앱을 쓰기로 했다. 역시 주말엔 ‘1인 1닭’이 제맛이다.

집안일을 대신 해주는 O2O 서비스는 바쁜 직장인에게 꽤 유용할 듯하다. 하지만 어떤 앱을 쓰느냐에 따라 만족도는 달라질 수 있다. 이전 사용자들의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스타벅스 사이렌오더를 활용하면 보다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다. 사진은 용산역 스타벅스에서 사이렌오더를 활용하는 모습.

▶O2O로 떠난 전라도 여행

▷교통·숙박·관광 ‘OK’ 식사는 ‘아직’

모처럼 여행이다. 괜히 설렌다. 모바일 앱 ‘코레일톡’으로 KTX 기차표를 끊었다. 10월 8일 토요일 아침 5시 20분 서울 용산에서 출발해 8시 전남 순천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순천역에 내리자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하필 여행하는 날, ‘머피의 법칙’은 진리라고 되뇌였다. 순천에서 할 일은 두 가지다. 순천만습지 방문과 꼬막정식 먹기.

순천만습지로 가기 위해 카카오택시를 불렀다. 카카오택시 앱을 켜고 목적지를 입력하자, 2분 거리에 있는 택시가 바로 응답한다. 생각보다 빠른 반응에 놀랐다. 택시 기사는 “요즘 순천에서도 카카오택시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전했다. 단 가끔 손님이 출발지를 잘못 지정해 동네를 뺑뺑 도는 경우도 있다고. 대부분 관광객이다 보니 지리를 잘 몰라서 그렇단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순천만습지에 도착했다. 끝없이 펼쳐진 장대한 갈대밭에 가슴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습지를 한 바퀴 돌고 오니 11시 30분. 그러고 보니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다. 이제 맛집 찾기 앱을 활용할 시간. ‘식신’ ‘다이닝코드’ ‘카카오플레이스’ 등 근처 맛집을 찾아주는 앱이 많다. 그런데 순천만습지가 너무 외져서일까. 맛집 앱들이 보여주는 식당이 다 너무 멀리 있다. 반경 500m 안에 있는 식당이 많아야 10여개 남짓뿐. 이때 유용한 게 ‘네이버 예약’이다. 네이버 검색을 활용한 예약 O2O 서비스다. 가령 ‘순천 식당’이라고 검색하면 지역 식당을 보여준다. 이 중 ‘예약’이란 녹색 표시가 있는 식당이 네이버예약이 가능한 곳이다. 마침 200여m 떨어진 ‘순천만 갈대밭식당’에 ‘예약’ 표시가 있다. 꼬막정식은 1만8000원. 날짜, 시간, 인원과 이름, 연락처를 기입하니 예약 끝. 찾아가는 길도 지도로 자세히 안내해줘 무사히 식사를 마쳤다.

다음 목적지는 여수EXPO역. 식당에서 카카오택시를 이용해 순천역으로, 다시 코레일톡 예매를 통해 여수EXPO역으로 이동했다. 여수에서 가장 먼저 간 곳은 아쿠아플라넷이다. 위메프에서 18% 할인된 가격(1만8900원)에 구입해놓은 입장권을 쓰기 위해서다. 아쿠아플라넷 관람도 끝나고 나니 해가 뉘엿뉘엿하다. 이제 숙소를 잡을 차례. 숙박 앱은 정말 많다. 당일 숙박 할인 예약이 가능한 앱 ‘고코투어’를 쓰기로 했다. ‘이코노미호텔’의 더블룸을 8만8000원에 예약했다. 주말엔 보통 10만원이 넘는 곳이라는데 숙박 앱으로 할인받으니 제법 저렴하다.

숙박 문제를 해결하니 마음이 놓인다. 다시 네이버 예약으로 ‘용궁횟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음식은 역시 전라도.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잘 먹었다. 다음엔 전날 예매했던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여기가 그 유명한 여수 밤바다? 눈앞에 펼쳐지는 남해 풍경이 장관이다.

숙소로 돌아와 건강관리 앱으로 얼마나 걸었는지 봤다. 무려 3만5000보. 평소 걷던 양의 5배가 넘는다. 오늘 여행, 아니 운동 제대로 했구나. 샤워를 하고 나니 맥주 생각이 간절하다. 배달 앱으로 ‘치맥’을 시켜 먹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일요일 아침. 서울로 돌아가기 전에 여수에서 마지막 오찬을 즐기기로 했다. 메뉴는 게장정식. 네이버 예약으로 ‘명동게장’이란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여기서 걱정하던 일이 벌어졌다. 예약을 하고 갔는데 막상 도착하니 예약이 안 돼 있단다. 점심시간이라 빈자리도 없다. 종업원이 네이버 예약을 잘 모르는 듯했다. 할 수 없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20여분을 기다려 겨우 식사를 마쳤다. 이번 여행의 유일한 오점이다.

네이버 예약은 편리했지만 많이 활성화됐다고 보긴 어렵다.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식당 10곳 중 1곳 정도만 이용 가능하다. 심지어 예약을 받기로 한 식당 직원도 ‘그게 무엇이냐’고 되물으니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단 조만간 활성화가 되면 무서운 서비스가 될 것 같다. 네이버 검색의 강력한 플랫폼과 간편함이 알려지면 예약 시장을 통째로 삼켜버릴지도 모르겠다.

용산역에 도착한 건 일요일 오후 3시쯤. 커피 한 잔의 여유로 여행을 마무리해야지. 용산역에 내리자마자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앱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용산역 아이파크몰 스타벅스는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데, 사이렌오더로 예약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음료를 받을 수 있다. 매장에 도착하니 벌써 아메리카노가 준비돼 있다. 새치기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끝으로 ‘O2O 여행’이 끝났다. 이틀 동안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결제한 건 식사했을 때 3번뿐이다. 기차표, 카카오택시, 아쿠아플라넷, 호텔, 케이블카 모두 스마트폰 앱으로 예약·결제해서 지갑을 꺼낼 일이 아예 없었다. 단 네이버 예약은 결제 기능이 없어 지갑이 필요했다. O2O 여행은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쓰다 보니 배터리 소모가 많다. 하루 동안 충전을 네 번이나 해야 했다. 그래도 여행에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O2O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특히 숙박, 관람권 예매는 현장 구매보다 더 편하고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좋았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내린 결론. ‘우리는 O2O 시대에 살고 있구나….’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서은내 기자 thanku@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80호 (2016.10.26~1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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