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김병준 "최순실사태, 무능한 정당이 근본 원인..野도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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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사진)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30일 “지금 권력은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메커니즘(구조)의 문제”라면서 “야당도 책임지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준 교수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방법은 이 책임을 국회로 넘기는 것”이라면서 “야당이 비판만 하는데 지금 야당을 포함해 누가 집권하든 99%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질타했다.
학자 출신인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출발해 정부 수립 후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정책특별보좌관 등을 지내면서 정책을 운영했다. 그러나 그는 함께 노무현 정부를 이끌었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행보를 비판해왔고 최근 국민의 당 비상대책위원장 물망에 올랐다.
김 교수는 최순실 사태의 근본은 결국 정당이 무능해 당이 아닌 개인이 집권하게 된 상태에서 비롯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청와대 정책실의 참모들은 정부부처 출신 공무원인데 만약 정당이 유능해서 정책 역량이 있다면 당연히 당이 청와대 참모를 장악하면서 부처를 견제한다”면서 “정당이 무능하니까 청와대에 권력을 갖고 장난치는 자나 비서실 심부름꾼이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직 장관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 사람들이 젊고 유능하고 소통도 잘하는데 왜 일을 못할까. 실세라는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부동산이나 들썩였지 아무것도 한 게 없다”며 “현재 구조는 이순신 장군을 모셔다 놓아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당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든 야든 할 것 없이 누가 누구에게 침을 뱉는가. 야당이 오히려 더하다”면서 “지금 대선 후보군 중 대통령보다 잘할 후보가 보이나. 수권 능력 없고 정책 역량 없기는 야당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같은 이유로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거국중립내각의 현실 가능성을 낮게 봤다. 김 교수는 “수권 능력이 없는 야당이 침몰하는 배에 참여하면 무엇하러 참여하겠는가”라면서 “그러니 뒤에 앉아 비판이나 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 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대연정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어차피 ‘다음 정권을 잡을 텐데’라는 생각에서 침몰하는 배를 끌어올릴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제안하는 현실적인 대안은 결국 야당을 포함해 국회가 추천하는 책임총리를 세우고 남은 임기 동안 이원집정부제를 실험하면서 국정의 우선순위를 세우는 일이다. 그는 “이 바쁜 시간에 대통령 하야를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의 피로감만 더하는 것”이라면서 “리더십을 확보하고 일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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